본문 바로가기

책 여행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수현 글/그림. 클레이하우스

반응형

 

출처 : 클레이 하우스. 예스 24

 

출간 5주년을 기념해서 개정증보판으로 출간했네요. '전국 서점 26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고,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책으로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k-에세이의 대표작'이라는 광고가 현란하기 그지 없습니다.

힘들고 지친 젊은이들에게 청춘이라 아프다는 헛소리를 지껄이지 않고 따스한 위로의 말과 포근한 포옹을 해주는 것 같은 에세이집입니다.

 

한국은 좋은 점도 많지만 잘못된 점도 많죠. 그중 잘못된 점을 꼽으라면 전 제일먼저 교육을 꼽습니다. 과도한 학벌위주의 사회화와 군사주의/전체주의의 그늘에서 신음중인 한국사회는 서로가 그 폐해를 인지하면서도, 혹자는 그런 시스템으로부터 이익을 보기때문에 혹자는 패배의식에 젖어 못본 척함으로써 대학을 서열화시키고 전국의 학생들을 줄세워 놓고 있죠.

 

 

말만 직업에 귀천이 없다 떠들뿐 3D 업종은 거들떠 보지도 않으며, 인간평등을 주창하지만 현실에서는 돈을 중심으로 계급을 매겨 온갖 갑질들이 용인되곤 합니다. 돈이 최고이고, 돈이면 거의 모든 일이 된다는 뿌리깊은 인식이 전 국민들에게 심어지게 된 건 언제부터일까요...

 

영국과 프랑스의 '중산층'의 정의와 한국사회의 '중산층'의 정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아시나요?(이 책 초반부에 나옵니다...). 중산층의 정의가 한국사회는 모든게 숫자로 결정되어집니다. 몇 평짜리 집에서 사는지, 몰고다니는 차량은 몇 cc인지, 은행잔고는 얼마인지 등등... 반면 프랑스의 정의에서는 숫자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예술을 즐길 심미안이 있는지, 공동체에 봉사할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지, 인생을 풍요롭게 해줄 취미는 있는지, 연주할 줄 아는 악기는 있는지 등등...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보면서, 문화와 사회분위기 차이이고 어떤 것이 더 낫다고 말할수 없다고 자위해보지만 마음 한 구석에 부끄러움이 올라옵니다. 우리사회는 왜 이다지도 출혈경쟁으로 치닫고 그나마 유지되어 오던 공동체가 무너져 버린걸까요? 유명 사회학자는 6.25전쟁의 상흔과 이어지는 고난의 세월속에 굳어진 민족DNA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그 힘으로 현 위치까지 꾸역꾸역 올라왔다는 걸 부인할수 없지요.

이젠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먹고 입고 노는 것에서 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계에서도 선도적인 입장이지요. 하지만, 자살율 세계1위/출산율 세계최저라는 불명예는 잘살지만 뭔가 빠진것 같은 졸부라는 인상을 지울수 없습니다.

 

우린 무엇을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걸까요?

 

 

동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참 속 깊게 고민하며 들여다 봤고, 참 속시원하게 비판하고 충고하며, 참 따스하게 위로해 준다는 느낌이 들었던 책입니다. 사실 세대간의 간격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벌어지는 걸 체감합니다. 살아온 시대배경이 너무도 다르고, 또한 현대의 디지털세상은 그 변화속도가 더욱 더 빨라질테니 앞으로도 그 간격은 계속 벌어지겠죠. 사실 우리시대 정서로 젊은이들에게 훈수를 두게되면 바로 꼰대소리 듣기 딱 좋습니다. 그래서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이 나왔겠지요...

 

저도 그랬지만, 아마 수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깊은 위로와 감동을 받았을거 같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