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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오은영의 화해. 코리아닷컴. 2019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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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코리아닷컴. 예스 24

 

이 책을 읽다가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른 게 각인(imprint) 효과란 거였습니다. 알에서 막 깨어난 오리가 제일먼저 보게 된 생명체를 어미로 인식한다는 각인은 어린시절 TV를 통해 한번 본 영상인데도 얼마나 신기했는지 잊혀지지가 않더라구요. 사람을 엄마로 알고 쫄쫄쫄 사람뒤를 쫒아다니는 오리새끼들이라니...

 

오은영 박사의 이 책은 일관되게 어린시절의 상처와 그로 인한 트러블에 천착합니다. 최근 그녀의 인기가 수직상승하면서 그녀와 상담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지요.

커다란 눈망울로 모든 걸 감싸 안아줄것 같은 인자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은 화면을 통해 제3자의 시선으로 모니터 밖에서 마주봐도 아팠던 과거의 모든 것을 털어놓고 싶어집니다. 인기있는 맛집과 유명한 셀럽들은 뭔가 특이한 점이 있게 마련이죠. 오은영 박사가 유명세를 타는 것도 또한 마찬가지일겁니다.

 

 

그녀가 쓴 <오은영 화해>는 읽는 것만으로도 꽤나 많은 위로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가 과연 있기나 할까요? 그런고로, 우리들 모두는 어린 시절 크고 작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겪습니다. 그 트라우마의 심한 정도와 빈도, 상처를 이겨낼만한 개인적인 특성, 주변환경등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상처를 이겨내고 훌륭히 성장하는 경우도 있을것이고 그렇지못하고 고통속에 힘겨워할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는 절대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위로의 말이 끊임없이 세뇌하듯 전해집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상처는 최소한으로 주어야하고 혹시 그런일이 있었더라도 아이들에게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라고 어른들을 채근하지요. 물론 꼰대가 되어버린 기성세대들에겐 먹히지 않을 충고일지도 모릅니다.

 

 

최근 그녀가 출연했던 프로그램들 중 일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을 본 것이 있는데, 셀럽들의 아픈 과거가 들춰지는 순간들을 보며 깜짝 놀란 적이 있었죠. 저렇게 은밀한 개인사를 방송을 통해 대중들에게 까발리다니하며 말이죠. 대부분 아버지의 폭력과 연결되는 것이 많더라구요. 오리가 각인을 하면 사람을 엄마로 잘못 인식을 하듯, 어린시절의 고통스런 트라우마가 한번 각인이 되면 아마 평생을 괴롭히는 잘못된 고정관념이 생긴다는 겁니다.

미국 심리학자의 주장에 의하면, 어린시절엔 부모들에게 의지해야 살아갈수 있기때문에 아이들은 부모들이 항상 옳은 존재이고 그런 부모로부터 벌을 받는 건 자신이 못났거나 잘못을 했기 때문이라고 인식한다고 합니다. 트라우마를 많이 받으며 자라다보면, 그런식으로 잘못 형성된 자아상과 낮은 자존감의 창문으로 인생을 살아가게 되고 결국 원치 않는 삶의 모습으로 귀결된다는 거죠.

 

 

성인이 되면 더이상 어두웠던 부모의 굴레에서 머물지말고, 과감하게 독립하여 새로운 창문을 만들어 그 창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라고 충고합니다. 그녀의 충고는 과도하지 않으면서, 그 어떤 조언보다도 따뜻합니다. 특히나, 부모를 욕하면서 겪게될 죄책감에 대해 단호하게 그런 감정을 갖을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어린 시절 부모가 제 역할을 하지못해 생긴 트라우마에 대해서는 무조건 부모의 잘못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식들이 유감을 표한다고 해도 절대 잘못된 게 아니라고 말이죠. 전통적인 유교사회였던 과거에는 감히 입밖으로 내뱉기 힘든 말입니다. 시쳇말로 뭇매를 맞을지도 모르구요. 하지만, 시대는 확실히 변했더군요. 오은영 박사의 이런 솔직한 충고들은 아마도 어린시절 크고 작은 트라우마로 현실세계에서 이런저런 맘고생을 하고 있을 많은 이들에게 사이다같은 힐링과 위안을 안겨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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