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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나쁜 습관은 없다. 정재홍. 판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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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판미동. 예스24> 2019년 9월 출간 ​

 

뇌피셜

신조어 중 하나로 뇌()와 오피셜(Official, 공식입장)의 합성어. 자기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 사실이나 검증된 것 마냥 말하는 행위를 뜻한다. 주로 인터넷 상에서 객관적인 근거가 없이 생각만을 근거로 한 추측이나 주장을 이르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내 지인중에도 뇌피셜 쪄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의 특성이라면 자기암시랄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절대진리라는 믿음이라도 있는 건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절대 물러섬이 없다. 게다가 대화방식도 상대방의 염장을 지르듯이 상대방의 말은 튕겨내고 꼭 자신의 말만이 옳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한다. 이런 사소한 얘기를 두고 옳네 그르네 에너지 소비할 거 뭐 있냐는 생각에 그냥 둬 두는 경우가 많지만, 대화를 하다보면 벽에 부딪히는 답답함은 어쩔 수 없다...

또 다른 특성이라면 상대방의 얘기를 잘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 하려한다는 점이다. 무슨 주제이든 연관성이 있는 없든 유사한 예를 들어 자신이 경험했거나 들었던 것중 최상, 최악의 극한 예를 골라 말을 한다. 몇 번씩 반복하여 같은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상대방이 말하는 걸 듣는 연습이 전혀 안 되어 있다...

<출처 : unsplash.com/@iamdarosaa>

 

멘탈갑

정신이 튼튼하여 큰 고난을 겪고도 잘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 반대말로 유리멘탈, 두부멘탈, 쿠크다스멘탈이 있다. 원래는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를 두고 하는 말이었지만, 서서히 변질되어 요즘 사용하는 뇌피셜과 유사한 뉘앙스를 갖는 때도 있다. 쓰임새에 따라 다르게 번역될 수 있다.


같은 일을 해도 쉽게 포기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불가능하다 싶은 일도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기어이 성공시키는 사람이 있다. 전자가 평범하다면, 후자는 확실히 뭔가 비범한 구석이 있다. 후자들 중에 자신만의 독특한 뇌피셜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뇌피셜이건 멘탈갑이건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건, 우리가 의식하든 못 하든 뇌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마치 연극배우가 무대에서 다른 인물을 연기하듯, 우리 뇌는 우리라는 존재를 연기하게 하는 것 처럼 보인다. 연기하는 순간에는 스스로의 모습을 전혀 인지하지 못할 만큼 완벽하게 자기 역할에 몰두하게끔 만든다...

책을 읽을 때나, 관련된 지식을 공부할 때 혹은 타인의 삶을 간접 경험하게 되는 드라마나 영화 등을 볼 때 나는 가끔 뇌 속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에 대해 지각할 때가 있다.

아무런 생각없이 시간을 보내며 지낼때는 생각하고 행동하는 나라는 존재의 이중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어쩌면 내 두개골 속에 자리한 뇌 안의 무수히 많은 신경접합체들의 구성들이 나라는 존재의 성격을 규정하고 그에 따른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 태도를 만들어가는 마치 연극이나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듯 그런 액션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문득 "나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떠 오른다.

어쩌면 나는 내 뇌가 차곡차곡 만들어 쟁여 놓은 습관의 집합체가 아닐까?

한번 두번 하다보면, 내게 만족을 주는 행위들은 어느 샌가 습관으로 자리잡고 고통스럽거나 재미없는 것들은 회피하게 된다.

어떤 것들은 과도하게 싫어하여, 알러지 반응이 나오기까지 한다.

<출처 : unsplash.com/@manancfc23>

 

뇌의 습관화에 관한 연구결과들은 어느정도 합의를 이룬 것 같다.

우리가 하는 행동 들 중에서 습관으로 만들어져 있지 않는 것들은 별로 없다.

뒤집고 바닥을 기어다니던 때부터 해오던 무수히 많은 반복을 통해 우리 몸 안에 체화된 그 모든 동작들은 모두 습관에서 나온다.

평소하는 행동들 거의 모든 것들이 습관이라고 얘기하면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도 있을 듯 하다.

습관이란 단어가 갖는 뉘앙스와 고정관념들이 평상시 자연스레 습관에서 나오는 행동들을 우리가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마저 가리고 독특한 습관들만을 염두에 두게 만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살다보면 불행히도 엄청난 시련을 겪는 경우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난관을 이겨내는 사람도 있지만, 그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 모든 결과들은 시련을 겪고 난 후 결국 뇌 안에 어떤 습관이 자리잡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단 한차례의 성폭력의 악몽으로부터 평생을 고통속에 지내는 여성도 있고, 단 한번의 대형 교통사고로 불구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강인한 의지로 이겨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도, 뇌에 각인된 그날의 상처는 결코 지울수 없는 흉터로 남게 된다.

이런 정신적인 흉터는 물론 우리가 진화해 오는 과정에서 우리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이었기에 탈락되지 않고 후대에 전해져 오는 DNA 정보일 것이다.

우리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큰 이벤트였다면, 그와 조금이라도 비슷한 것이라면 바로 스트레스반응을 통해 도망을 가던지 격하게 맞서 싸우던지 결정을 하도록 진화해온 생명체들이니까 말이다.

 

<출처 : unsplash.com/@derstudi> ​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리의 뇌는 3층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한다.

가장 기본적인 숨쉬고 심장을 뛰게 하는 기본적인 생체활동을 관장하는 뇌부분과 그로부터 오직 살기 위한 반사작용들로 이루어진 파충류의 뇌가 그 하나요, 온갖 감정과 정서작용들을 주관하는 포유류의 뇌가 두번째요, 마지막으로 가장 나중에 진화되어 만들어진 신피질 부위로 인간들의 주 작용인 이성과 합리적인 판단들과 연관성을 갖는 부위로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가 아무리 최신식 고층 빌딩이 올라서서 도시의 윤곽선을 바꾼다 해도, 기존의 구 시내를 싹 밀어버리고 새로 판을 짤 수는 없듯이, 우리의 뇌도 기존의 파충류의 뇌와 포유류의 뇌를 리셋시켜 인간의 뇌만 남게 할 수 는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성적으로나 합리적인 판단으로는 절대 일어나기 힘든 일들이 파충류나 포유류 뇌 부분의 지령 혹은 습관화된 명령에 의해 자주 일어나곤 한다.

감정이 격해져, 차분히 이성적인 상태라면 절대 발생하지 않았을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리더그룹의 인사가 입에 담기 힘든 동물적 본능을 참지 못해 추태를 부려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출처 : unsplash.com/@dnevozhai>

 

따지고 들수록, 우리란 존재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뇌에 쌓아온 습관의 결집체란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쁜 습관은 없다>란 책은, 우리 뇌에 아로 새겨진 수많은 습관들을 곱 씹게 해준다.

우리 뇌가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내는 각종 거짓말(생각, 감정, 정서, 충동, 욕망 등)은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가 겪게 될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만드는 습관이라고 정의 한다. 또한, 우리 뇌가 생성해 내는 이런 생각들을 "내면대화' 라는 단어로 규정짓고, 내면대화를 유심히 관찰하는 것을 마음챙김(mindfullness )이라고 정의한다.

나쁜 습관은 한 마디로 '배움 아닌 배움이고, 삶의 슬픈 흔적'이라고 여긴다. 부정적인 내면대화상처받고 창피당하지 않도록 자신을 보호하는 생각과 감정이라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쁜 습관을 일시에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

사과는 절대 떠올리지 말고 과일 한 종류만 생각해보라고 요구하면, 100사람이면 100 사람 모두 사과를 무의식적으로 떨쳐 낼 수 없다고 한다.

그런 고로 나쁜 습관을 의식하며 나쁜 습관을 없애기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어쩌잔 얘기인가?

다른 좋은 습관으로 서서히 나쁜 습관을 덮어나가라는 얘기이다.

아무리 좋은 습관으로 나쁜 습관을 덮었다 해도, 신 도시 빌딩 숲의 화려함이 구도시의 존재를 없앨수는 없듯이 나쁜 습관도 구석에 찌그러졌을 망정 항상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 지적한다.

다만 의식하지 말고, 좋은 습관에 집중하면서 살아가자는 얘기이다....

더 이상의 긴 얘기는 책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듯하여 이만 줄이려고 한다.

무비 트레일러가 영화의 전부 인 개봉작을 보러가서, 얼마나 실망하였던가...

그리 복잡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서, 일독하는데 그리 긴 시간과 큰 노력을 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이듯우리 뇌가 작동하는 방식의 일부를 배우게 됨으로써 책을 읽기 전과는 많은 것들이 달리 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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