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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뉴스를 보는 눈. 구본권. 풀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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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풀빛. 예스24>. 2019년 10월 출간

 

가짜 뉴스를 선별하는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책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다양한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며,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에 접근하여 메시지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 용어이다.

얼마전, 정부 고위 교육공무원이 기자들 앞에서 "민중은 개 돼지"라고 말했던 일로 파면되고 취소 소송끝에 승소했다는 기사가 떴다.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공무원직을 수행하는 자가 국민을 개 돼지로 여기며 일을 해왔고, 고위직까지 올랐으니 뭐 더 할 말이 있겠는가?

법리상으로는 파면취소 소송에서 승소했을지 몰라도, 국민들의 정서와는 정 반대의 판단이다. 모든 재판에 이런 기준이 공정성 있게 적용된다는 보장도 없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전혀 거부감 없이 들리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니까...하긴 재판하는 사람도 밥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데 정치적, 사회적 주변환경에 휘둘리지 않게 보호막이 쳐져 있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정말 국민들은 개 돼지처럼 무지한 걸까?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던 미국은 소련이란 거대악을 상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전세계에 휘둘렀었다.

뿔난 빨간 도깨비같았던 공산주의라는 절대악에 대항하여 민주 진영의 국가들은 똘똘 뭉쳤고 작은 희생쯤은 감수하기도 했다.

공산주의라는 절대악은 완벽한 시나리오였지만, 어느 순간 균열이 오면서 시나리오는 와장창 깨뜨려졌다.

공산주의가 스스로의 결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멸해 버린것이었다.

순식간에 절대악을 상실해 버린 미국은 제2의 소련을 찾아 헤매었다.

<출처 : Unsplash.com/@tjimp>

 

거대한 경제규모의 군사패권주의는 전쟁이 없이는 지탱할 수 없는 것이었다.

크고 작은 앞뒤가 맞지 않는 무리한 전쟁끝에 미국은 국제적으로 세계경찰로써의 정당성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스스로도 자국의 이익과 생존에만 관심이 있음을 드러내 놓고 표방한다.

메카시즘의 광풍이 미국을 휩쓸었듯 여론몰이의 폐해는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가리지 않는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 일컫어지는 언론은 견제할 공식적인 기구가 없기에 스스로 자정능력을 갖춰야만 한다.

하지만, 그게 가능한 일일까?

세상은 변하고 있다. 끊임없이...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언을 할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대중들에게 전해지는 정보의 양은 끊임없이 증가할 것이라는 거다.

그렇게 전달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들의 진위 여부를 어떻게 판별할 수 있을까?

우리 실생활의 대화에서 거론되는 이야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거의 70~80%가 어디선가 듣거나 본 간접경험의 정보들이고 아주 적은 부분만이 직접 경험에서 나온다.

게다가, 직접 경험한 것들도 주관적인 판단과 불완전한 감각등으로 오류가 끼여든 정보일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한마디로 진실과는 거리가 먼...사실일거라고 착각 내지 확신하고 있는 시쳇말로 뇌피셜들로 대화내용들이 채워져 있는 셈이다.

그래서 목소리 크고, 더 그럴싸하게 말할 줄 아는 언변능력을 가진 사람의 말이 마치 진실인양 호도되는 수가 종종 있다.

 

<출처 : unsplash.com/@antenna>

 

이 책의 저자 <구본권>은 오랫동안 취재 보도를 해온 현직 신문(한겨례)기자이다.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에서 언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에는 한국인터넷 전문가 협회 인터넷 에코어워드 언론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http://blog.daum.net/koobk103 구본권 블로그

<뉴스를 보는 눈>에는 프랑스 언론의 얘기가 나온다.

당시 프랑스 최대 일간지인 "모니퇴르"지가 엘바섬을 탈출한 나폴레옹이 파리로 접근해 옴에 따라 처음에 "괴물" "폭군"등으로 보도하다가 점차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으로 변경해 보도하다가 나폴레옹이 파리왕궁에 입성하자 마침내 "황제폐하 만세"라고 외쳤던 2주간의 보도행태를 예시로 들면서, 과연 언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과연 펜이 칼보다 강할까?

흔히 세상사람들은 언론을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부추긴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거의 바닥수준이다.

기자들을 기레기라 비하한다.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만 할 것 같다.

30년 전만 해도, 일반인들은 공중파 뉴스와 신문을 제외하면 뜬 소문외에 정보를 접할 길이 없었다.

신문들은 자기 입맛에 맞게 여론을 이끌어갈 힘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이유에서건 스스로 공정성이란 사회가치를 저버린다면 말이다... 실제로 모 모 신문들은 그래왔었다.

주지하다시피, 언론사들의 주 수입원은 대기업과 기타 회사들의 광고수임료로부터 나온다.

독자들의 구독료는 수입의 일부분일 뿐이다.

새로운 구독자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마이너스 지출까지도 감수한다.

<출처 : unsplash.com/@chesterfordhouse>

 

이는 주객이 전도된 기형적인 현상으로,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이 망가지게 된 결정적인 문제였다.

자본주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돈을 연료로 해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어찌어찌하여 구독료가 아닌 광고수입료에 신문의 경영이 크게 의존하는 시스템으로 변질되면서, 이미 신문은 공정한 언론으로의 자격을 상실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다양한 SNS 의 발달과 인터넷 사용의 편이성 증가로 인해, 정보들은 공중파나 신문사의 일방향 주입식으로부터 양방간의 소통이 가능한 체제로 이양이 끝난 상태이다.

더 이상 꼬리가 몸통을 쥐고 흔드는 신문들의 기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눈 밝은 이들은 미디어 리터러시가 가능해, SNS 를 통해 부지런히 그런 정보들을 퍼트린다.

하지만, 이런 정보들을 덮는 가짜뉴스들도 덩달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눈이 밝지 않은 사람들은 어느 것이 진짜인지 아리송하다.

절대악이 사라진 시대...

저마다 자신의 입장만이 옳다고 악을 쓰는 세상.

50보 100보 차인데 뭘 그리 따져 묻는냐며 두리뭉수리 퉁치려는 양비론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거짓 기사를 의도적으로 뿌려대는 악성뉴스까지...

혼란한 시대를 살아야 하는 우리들은 참으로 어떻게 정보들을 받아들여야 할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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