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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최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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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샘터. 예스24>. 2016년 12월

 

읽는 내내 가시방석 위에 앉은 듯 마음이 불편했다.

하나 뿐인 지구를 파괴하며 얻은 생활 속의 편리함들, 이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이기심때문일 것이다.

내가 누리는 편안함의 반대급부로 지구상의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고통받아 왔다는 사실을 무심코 외면해 온 불감증, 여기에 예리한 항생제 주사바늘을 찔러대기 때문이기도 했다.

쓰레기 수거를 하지 않는 주말 밤, 외출에서 돌아오며 마주했던 아파트 쓰레기장의 모습이 문득 떠 올랐다. 쓰레기 분리 수거가 무색하게 넘쳐서 뒤범벅 되어 있는 온갖 쓰레기들비위 상하는 음식물 쓰레기 냄세.

' 마술처럼 내일은 어디론가 사라지겠지'하며 애써 마음에 담아 두지 않았던 무관심.

조물주의 손에서 떠날때는 모든것이 선하지만,

인간의 손으로 넘어오면 모든것이 악해진다.

- 루소, <에밀> 중에서

 

끊임없이 자연을 수탈해온 인간들.

자본주의가 정착한 70년대 이후, 이윤만을 좇아서 자연파괴행위조차 서슴치 않는 경제권력자들의 탐욕과 이를 적절히 제재해야 할 정치력의 부재는 시나브로 지구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는 듯 하다.

내 어린시절, 부채만으로 더위를 달래던 여름철이면 땀띠로 온 몸 구석진 곳이 모두 도배가 되고 얼음장수에게서 산 얼음 한 조각에 미숫가루를 시원하게 타 먹는게 낙이었던 때였다.

그 시절 밤 하늘엔 은하수가 아름답게 떠 있었다.

<출처 : unsplash.com/@germanejaws>

수시로 떨어지는 별똥별을 좇아 소원을 비는 일은 색다른 유희였다.

깊은 밤 하늘을 가로지르고 있는 신비로운 모습의 은하수를 쳐다보고 있으면, 순식간에 우주공간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착각이 들었고 그럴때마다 깊이를 알수 없는경외감에 떨기도 했다.

언젠가 탔었던 관광용 잠수함 속에서 바라 본 심해의 그 끝을 알수 없는 애머럴드 빛깔.

그 때 느꼈던 두려움과도 유사한 느낌이었다.

광활한 우주속에서 먼지와 다름없는 우리들이 아웅다웅 살아가는 현실은 광활한 자연을 생각하면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밤하늘은 지상의 화려한 불빛때문에 시들어 버렸고, 우리의 땅과 바다는 쓰고 버린 토사물로 더럽혀지며 몸살을 앓고 있다 .

과학기술의 발전은 결국엔 인류에게 종말을 초래하는 재앙인 걸까?

많은 생활용품들의 개발은 우리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오긴 했으나, 사람들을 예전보다 건강하게 만들지는 못한 것 같다.

개발을 빙자한 자연파괴 행위들은 심각한 수준으로 환경을 오염시킨지 오래이고, 강대국들은 이미 지구를 초토화시기고도 남을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끊임없는 정복의 역사가 증명하듯, 자제할 줄 모르는 인간들의 탐욕을 고려해보면 지구의 종말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은 우려 마저 든다.

불의 발견은 인류사에 있어서 획기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환경과 자연에 순응하는 삶에서 그 반대로 방향을

틀게 만들었으니까.

인간들이 자연에 가하는 2차적인 변화들은 돌이킬 수 없는 환경파괴 문제를 초래했고, 이는 어미의 살을 파 먹고 사는 염낭거미와 진배없이 지구의 속살을 뜯어먹는 자해행위였다.

 

<출처 : unsplash.com/@dwoohouse>

우리나라가 2016년 11월 국제기후변화 대응행동 분석 기관들로부터 기후변화 4대 악당국가로 지정되는 수모를 받았다.

이는 국격을 떨어뜨리며, 국제사회에서 외교와 경제분야에서 불이익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일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다양성 감소, 식량문제, 물부족문제, 불평등과 빈곤 등 갖가지 사회문제와 갈등을 일으키는데 한국이 선두에 서 있다니 몹시도 부끄러운 일이다.

알게 모르게 별 다른 생각없이 동참했던 개인들도 문제이지만, 어떠한 감언이설로 포장한다해도 경제논리에 따라 이윤만을 추구하는 천민자본주의 또한 중대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것이다.

정치인의 목표는 권력을 잡는것이고 기업인의 목표는 이윤을 추구하는것이라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들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엉터리프레임이다.

짊어져야 할 책임과 의무는 어디가고, 권리만을 당당하게 주장하게 되었을까?

금융위기때마다 민낯을 드러냈던 돈과 돈을 좇는 자들의 추악함과 심각한 수준의 도덕적 해이.

벗거벗은 임금님에게 아무도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는 우화처럼, 터무니 없이 말도 안되는 상황임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던 시절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진 요즘에도 군부독재시절의 개발논리가 망령처럼 떠 돌고 어불성설의 희한한 논리가 진리인것처럼 포장되어 유포되고 있는 현실은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하다.

함량미달의 정치인은 투표로써 솎아내고, 환경파괴 기업들은 불매운동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거미줄처럼 얽혀있을 탐욕스런 공생 관계들이 살아남기 위해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테지만.

주관적인 견해이지만, 이미 제재할 수 있는 한도를 벗어나 버린 다국적 기업들이 제법 있는 듯 하다.

못된 인간들은 국경도 없다.

미래의 먹거리를 거머 쥔 식량관련 기업, 의약품 생산 기업과 환경오염 관련 기업들.

이윤창출을 위해 벌이는 그들의 전쟁으로 지구는 시나브로 사위어 간다.

 

                                         <출처 : unsplash.com/@worldsbetweenlines,antoinegiret>

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대항해 소시민들이 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연대하여 세력을 확장하여 범 국가적인 권력에 압력을 가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으나 참 지난한 일이라 여겨진다. 탐욕스런 일부세력들의 뒤치닥거리를 왜 애꿎은 이들이 고생고생 해가며 해야 하는 걸까? 일제치하가 끝나고 나서도 친일세력들이 다시 득세하였던 아픈 역사를 가진 터라, 괜한 기시감이 들기도 한다.

깨어나는 시민들이 늘어날 수록, 좀 더 지구를 살리는 방향으로 개선되어 나가는 건 분명하다.

쓸데 없이 낭비되어 버려지는 물, 꼭 써야하는 상황도 아닌 데 쓰여지는 일회용품들, 편리하다는 이유로 남용하는 플라스틱 제품들, 조금만 신경써도 줄일 수 있는 전력 낭비 등을 고려해 보면, 우리 실생활에서 개인적으로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은 아주 많다.

1회 용품 사용에 대한 국가적인 제재가 이미 시행되고 있고, 미세먼지 감소를 위한 각종 대책도 고민중이다.

끊임없이 들이마시는 공기의 오염수준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된 요즘, 환경오염 문제에 있어서 거의 벼랑 끝까지 밀려나 있음을 모두 체감하고 있을 터이다.

당장의 현실을 개선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미래에 우리 후손들이 좀 더 나은 환경속에서 살아 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실천해 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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