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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불안증폭사회.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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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위즈덤하우스. 예스 24>. 2011년

심리학자가 들여다 본 한국사회 구성원들의 현재의 모습과 미래에 대한 전망이다. 출간 된지 꽤 지난 책이어서, 필자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확인해 보는 것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1997년 한국은 IMF사태라는 초유의 국가 위기를 맞이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IMF 체제에서 벗어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수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직장인들이 갈 곳을 잃고 힘들어 하던 그 시절.... 자살자들도 속출했었다.

IMF 빚을 갚기 위해 온 국민들이 장롱 깊숙히 묻어두었던 금붙이를 꺼내들고 줄을 서서 '금모으기 운동'을 했던 기억이 새록 새록 난다. 음모설에 의하면, 양털 깎기처럼 국제적인 금융세력들이 한국을 한번 털어먹고 나간 것이라고도 했다.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는 법... 한국 IMF 사태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출처 : 네이버 영화>

2018년에는 영화<국가부도의 날>이 개봉되면서, IMF 외환위기 당시에 대한 관심이 바짝 높아지기도 했었다. 과거 한국정부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정경유착과 이와 연관된 부정대출들이 취약한 경제환경을 만든데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어려워지자 한국경제도 어려워질것이 우려된 해외자금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도미노처럼 한국경제도 무너진 것으로 보는 것이 설득력을 얻는 분석이다.

일본에 의한 식민지배에 이어, 한국은 IMF 라는 또 한번의 경제 식민지 상태가 되어 강제적인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2000년 12월 4일에 고 김대중 대통령은 IMF 체제 종식을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이 기간을 거치면서 소득격차, 빈부격차 등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실업문제가 심각해 졌으며 비정규직이 확대됐다는 인식이 많다.

우리나라에 유입된 신자유주의 체제의 난폭성이 IMF 체재시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심해졌고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과당 경쟁이 도입되어서는 곤란한 공공재 영역에 신 자유주의식 경쟁이 파고들어 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교육 부분은 대통령이 나서서 공교육 정상화를 외칠 지경이고, 유별난 한국인의 교육열비뚤어진 학력서열화로 인한 무한 경쟁의 폐해가 전 사회적으로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니 빠른 시일 내에 꼭 바로잡아야 할 과제이지만 근본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땜질식 처방만을 반복하고 있다.

                                                         <출처 : unsplash.com/@cristofer>

지금의 한국 사회는 마치 좁은 탈출구 밖에 없는 화재 현장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서로 빠져 나가려 난리법석을 피우다 결국은 모두가 희생되는 그런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태로 치닫고 있는 지도 모른다. 모두가 각개전투로 죽어라 몸부림치면 화재현장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생각들인 것 같다.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은 이구동성이다. 서로를 배려하는 공동체의 회복과 공동체 정신의 일반화가 답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각개 격파되어 개인화된 채 ‘돌격 앞으로’를 외쳐 오던 구성원들의 사회분위기를 스스로 바꿀만한 역량이 있는가이다.

지지난 대선 때 불었던 안철수 현상이 아마도 우리사회가 공동체를 회복하기 열망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선의의 경쟁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음은 자명하다. 또한, 능력 있고 더 많이 노력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결실을 거두어 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현재의 신자유주의는 승자독식이 가히 정도를 심하게 넘어섰다.

                                                           <출처 : unsplash.com/@ripato>

더 이상 개천에 용 날수 없는 환경임을 잘 알고 있는 젊은이들은 결혼, 출산을 포기하며 항거하고 있고 무기력에 빠져 계급 배반적인 투표를 하고 있다. 언뜻 생각해봐도 좋은 일자리 창출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노령화시대에 필요한 직업군만 해도 꽤 많으며, 후세들의 질 좋은 교육을 위해서도 지금보다는 훨씬 많은 ‘공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한 줌도 안 되는 지배계층에게

왜 수 많은 사람들이 질질 끌려가는 걸까?

저자는 한국사회의 특수한 상황인 레드컴플렉스IMF 충격 때문이라 진단한다.

 

​성폭행 당한 여성이 그 충격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듯, 역사적으로 심한 상처를 입은 국민들아직 그 상처가 다 아물지 못한 탓에 겁먹고 있는 상태라는 것 이다.

하지만, 경제논리로써 끊임없이 경쟁만을 주입해 오며 자본가들의 이해관계만 보호해주는 지배계층들은 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만이 치열한 국제경쟁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라 주장한다. 역사가 승자의 관점에서 쓰여지듯, 경제논리도 자본가의 관점에서만 주구장창 강요된다.

개인이 아닌 사회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책이라고 한다. 읽다보니 여러 번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왜 그럴까?’ 하고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 그럴싸한 답을 주기도 한다. 여러모로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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