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여행

식사에 대한 생각. 비 윌슨/김하현

반응형

 

필수적인 물을 제외하고, 생존을 위해 인간들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는 자연 속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www.youtube.com/watch?v=hZTKoZ82rD8

 

디스커버리 서바이벌’이란 유튜브 채널을 보면 에드 스태포드를 포함해 여러 오지생존가들의 험난한 경험들을 볼 수 있는데, 단백질 섭취를 위해 벌레를 맛있게 잡아먹는 그들의 생존방식은 현대문명에 길들여진 일반인들의 비위를 자극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공을 거쳐 깔끔하게 변형된 최종 산물만을 접하기 때문이다.

 

태양에너지와 물 만으로 에너지원을 생성해 낼 수 있는 식물, 그것을 영양원으로 삼는 초식동물과 이들 초식동물을 포식하며 살아가는 육식동물 그리고 이 모두를 제압하고 지구상의 제왕이 된 인간.

그 위에서 날고 기는 미생물들. 어찌 보면 미생물은 참 영리한 기생 생명체이다.

 

크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상위포식자가 되는 바다세계 뿐 아니라, 지상의 많은 생명체들은 결국 포식자 체계대로 타 생명체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살아간다.

 

<소확행>이라며 온통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먹방을 하는 것이 유행이다.

아무리 예쁘고 화려하게 포장한다고 해도, 인간의 먹거리 활동 또한 에너지원의 흡수라는 생명유지활동에 다름 아니다.

@jonathanborba/unsplash

 

맛은 있으나 영양 면에서는 부족한 온갖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 싸구려 스낵 등은 비교적 칼로리가 높아 비만을 유발하고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는 당류와 지방, 소금 등으로 고혈압과 당뇨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 대도시를 가더라도 이런 패스트푸드 음식점은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정크푸드’라 불리는 이 음식이 어떻게 세계를 재패할 수 있었을까?

아이러니한 일이다.

 

패스트푸드 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의 종류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과연 건강하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일까 의심스러운 것들이 한 둘이 아니다.

 

각종 고기류들은 지구인들 모두가 먹을 수 있도록 대량 사육시설에서 각종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주사를 맞고 스트레스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다.

게다가 지구촌 구석에서 다른 구석으로 이동하기 위해 갖은 약품처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농수산물 또한 비슷한 실정이다.

이미 한계를 넘은 듯 보이는 지구오염도를 감안하면 아무리 친환경제품이라 해도 백프로 신뢰하기는 힘들 것이다.

 

@infinitexplorer/unsplash

 

음식작가이자 역사가인 비 윌슨 박사는 영국 케임브리지 세인트존스 칼리지에서 역사학분야 연구원으로 재직했고 다양한 매체에 음식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포크를 생각하다>, <식습관의 인문학>과 같은 전작에서도 우리가 음식과 좀 더 행복한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향으로 제안을 해 왔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확실히 지구촌에서 식량 부족을 호소하는 나라는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상황만 봐도, 과식과 비만이 문제이지 예전의 ‘보릿고개’가 문제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아침은 설탕을 입힌 시리얼로 간단히 때우거나 건너뛰고 점심은 인스턴트 양념이 범벅된 메뉴로 해결하고 저녁마저 건강식과는 거리가 먼 음식을 섭취하다보면, 하루 종일 과도한 열량을 취하면서도 막상 필요한 양의 단백질과 영양소를 흡수하지 못해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많다고 한다.

 

말 그대로 ‘풍요 속의 빈곤’인 셈이다.

 

이 책은 우리의 식사가 왜 이렇게 망가졌는지에 대해 조목조목 파헤쳐 나간다.

현재와 같은 음식문화가 자리 잡게 된 사회경제적 조건들과 식품산업체의 욕망들을 조명하며, 음식을 아끼던 옛날 사람들과 달리 시간을 아껴야 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살펴본다.

@emilyfletke/unsplash

 

책 마지막 부분에서는 현명하고 건강한 식사를 위한 제안을 하고 있는데,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다.

 

단백질과 채소를 먼저 먹고 탄수화물은 가장 나중에 먹는 것, 다양하게 먹되 적절한 비율로 먹을 것, 간식을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를 할 것, 음료보다는 물을 마실 것, 가급적이면 집에서 직접 요리해서 먹을 것 등이다.

 

이러한 개인의 노력들도 중요하지만, 사회시스템 또한 식습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같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식사에 대한 생각을 깊이 있게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