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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드라마 리뷰] 미쓰리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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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bc.  http://www.imbc.com/broad/tv/drama/sheknowseverything/ . 아래 사진출처 모두 동일함.

 

MBC 수목 드라마로 편성되었지만, 4부작으로 제작된 길지 않은 단막극 형태입니다.

'미쓰리는 알고있다'는 제목 자체가 주는 느낌이 예전 헐리웃 공포물 제목이 연상되며 개인적으로는 극의 퀄리티와 상관없이 별로였었는데, 드라마의 내용은 상당히 짜임새있고 흥미진진합니다.

MBC 에서 극본 공모를 해서 당선된 작품인데, 여러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당선되어서인지 상당한 수준의 구성력을 지니고 있었던 듯 합니다. 다만, 얼마나 잘 스크린에 옮겼는가의 연출상의 문제인데...

자살을 가장한 젊은 여성의 추락사...

등장하는 거의 모든 주연급 조연들 4명이 모두 용의자로 살인범일 가능성이 보이고, 하나같이 저마다 복잡한 속사정을 지니고 있죠.

대부분의 추리소설들이 그렇지만, 이 극본 또한 얼마나 개연성 있게 잘 짜여져 있느냐가 중요할 텐데요...

이 소설을 쓰신 분도 아마 머리 꽤나 아파가며 스토리를 구성하셨을 듯 하네요.

4부작으로 만들어졌음에도, 이 드라마의 등장 인물들이 지닌 복잡한 캐릭터들은 비교적 극중에 잘 녹아들어 있는 편입니다. 그 인물들의 행동배경에 대한 궁금증들도 비교적 친절하게 설명해 주구요.

<라디오스타>에 출연하여, 월 메이드 드라마가 나왔으면 좋겠다던 조한선 배우의 바램처럼 개인적으로는 볼만한 작품이었다고 여겨집니다.

등장 인물들 10여명을 이리 저리 복잡하게 연결지어 놓습니다.

창작자에게는 그런 과정들이 재미있었을 수도 혹은 골치 아픈 일이었을 수도 있겠죠. 아마도, 이런 일을 즐기면서 하는 사람이니까 이런 극본을 쓰는 거겠죠? ^^

아파트 재건축 예정단지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재건축과정에서의 전면적인 문제점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이 드라마는 인간의 욕망과 본능에 대해 집요하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듯 합니다.

드라마 안에서 다루고 있는 사회문제 또한 적지 않습니다. 아쉽지만, 그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말이죠...

미혼모, 치매 노인, 브로커, 공무원들의 비리, 가족 이기주의, 그리고 권력자의 사건 은폐시도...

그리고 어찌보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집단이 사회정의보다는 개인적인 이익 혹은 편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의의 피해자들과 그 피해자들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주 줄거리일수도 있겠네요.

사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힘있고 재력이 쎈 권력자들에 의한 횡포는 늘 인간사를 얼룩지게 만들어 왔죠.

역사는 승리한 자의 편에 서서 기술한다지만, 주변 세상을 온통 핏빛으로 물들이고 끊임없이 살육을 일삼던 전쟁광들이 역사의 어느 한 편에서는 영웅으로 기록되어 있고 지금까지도 선입견으로 고정되어 변할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어떤 연예인은 똑같은 사유로 군대를 빠져도 별다른 이슈거리도 안 되어 활동을 계속하는 반면, 모 연예인은 뭇매를 맞고 연예계 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하는 것 처럼...

어찌보면 일관성 있는 잣대가 모두에게 고루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이 드라마의 주된 흐름 또한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둡니다.

드라마 속에서, 절대 선이 아님에도 그래도 가족을 지켜보겠다고 발버둥치고 몸부림 치는 건 사회구성원 들 모두가 비슷합니다. 가지고 있는 권력의 크기에 따라 그 영향력이 다를 뿐이죠.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인 셈이죠.

성경에는 불륜을 저지른 여인을 사람들이 예수께 끌고와서 예수를 시험하는 일에 대해 적혀있죠.

당시 풍습에는 간음한 여인을 마을 사람들이 돌로 쳐서 심판하는 무시무시한 제도가 있었는데요...

흥분한 군중들을 둘러보신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죠.

"너희들 중에 죄 없는자가 이 여인을 먼저 돌로 쳐라~!"

그러자 군중들은 어느 샌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신들의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그러고는 하나 둘씩 흟어져 돌아가죠.

복잡다단한 이 세상... 마음에 꺼리낌하나 없이 청렴결백하게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나도 모르게 혹은 일부러라도 다른 이의 마음에 상채기를 내고 아픔을 주는 일이 단 한번도 없었던 사람이 있을까요?

요즘 인터넷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정보들이 넘쳐납니다.

그 상당수가 Ctl+c, Ctl+V 를 통해 마치 세균이 번식하듯 복제되어 퍼져있는 것들이긴 하지만요...

누군가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우리는 너무나 단편적이고 적은 양의 정보를 가지고 너무 많은 판단을 한다고요...

간음을 한 여인을 처음으로 발견한 누군가는 열불을 내며 그 여인을 끌어냈을것이지만, 이후 몰려든 군중들은 솔직히 자신들이 직접 본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면서도 군중심리에 휘말려 덩달아 흥분해서 들썩거렸을 테죠...

만약 악의를 가지고 없는 간음현장을 만들어내기라도 했다면, 그야말로 억울한 희생자를 내기 딱 좋겠지요. 안타깝게도 요즘 한국사회에서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한 듯 합니다.

절대 부인하지 못할 증거를 들이밀어도, 그 증거마저 조작된 것이라고 뻗대면 사실 진실은 애매해집니다.

게다가, 요즘 사람들은 예수님이 "죄 없는 자 먼저 돌로 쳐라~!"라고 말씀하셔도 거리낌 없이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일거라는 생각이 드는 건 오만한 편견일까요?

인터넷 댓글에 달려있는 저 무수한 증오와 미움들은 저의 이런 추측을 꽤나 개연성 있다고 긍정해 주는 것 같습니다.

어느 시대, 어느 공간이건 갈등이 없는 사회는 없었습니다.

주먹의 힘으로 세상을 지배하던 시대가 마감되고,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모두 평등하다고 믿는 시대라면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여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공동체를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세상은 갑질하는 재미로 사는 일부 권력지향적인 사람들이 원하지 않죠.

그래서 끊임없이 세상을 지배하는 경제권력, 정치권력, 언론권력, 교육권력 등 각종 부분의 일부 권력자들은 뭔가를 공작하고 기획하고 꾸미는 데 여념이 없다는 음모설이 나돕니다.

실제로 몇 몇 시대에는 그런 인간들이 호의호식하며 떵떵거리고 세상을 지배하며 살았구요...

그런 세상에서는 힘없고 약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권력자들의 눈치를 보며 연명했고, 권력자들에 들러붙어 자그마한 권력을 쥐고 탐하던 파렴치한 인간들만 득세하곤 했었죠.

그런 인간들은 세상의 흐름에도 잘 편승하고 기가막히게 변모하며 잘 살아남더군요.

짧지만 임팩트 있는 드라마였습니다.

원작이 워낙 좋았던 거 같구요. 원작소설의 분위기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드라마의 전체적인 색은 회색빛의 주제임에도 그렇게까진 어둡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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