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늘상 폭력을 휘두르는 가장, 가난한 집안에 자폐아를 키우며 제대로 딸을 지키지 못했던 엄마. 자살시도로 얼룩진 불행했던 유년기 시절...
어찌됐든 이 모든 악재들을 뚫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잘 나가는 로펌에서 활약 중인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억울하게 누명을 쓴 치매걸린 엄마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변호사의 좌충우돌 과정을 주 내용으로 한다.
칼에 찔려 죽은 사람보다 혀에 찔려 죽은 사람이 더 많아요. 검사면 검사답게 혀 제대로 놀리세요~!
영화의 극적 재미를 위해 부패한 공권력을 전면에 내세워 힘없는 개인들의 무력감을 극대화시킨다.
차기 도지사를 노리는 시장... 선거자금 마련을 위한 카지노 사업자와의 검은 유착...
어떤 연유인지 서로 돕고 뒤를 봐 주는 사법권력과 민간행정관료간의 또 다른 커넥션...
(부장검사가 시장을 찾아와서 편의를 봐 준 상황을 보고하는 듯한 모습은 왠지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카지노 사업과 연루된 악의 축을 이루는 세력들... 그에 기생해서 자그마한 편익을 주워먹고 사는 마을 주민5인방. 역시나, 이 영화에서도 모든 사단의 원인은 돈이다.
치매에 걸려 오락가락하는 변호사의 엄마...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는 고령의 엄마는 오직 관심이 자폐아인 아들의 안전밖에는 없다. 엄마는 과거 남편이 살인사건 공모와 연루된 것을 알고 있는 듯 하다...
채석장을 둘러싼 어두운 과거(살인사건)를 지닌 사람들... 우정이라는 허울로 서로를 감시하며 살아왔던 세월...
그 6명의 사람들이 변호사의 아빠를 둘러싸고 한 시절 좋게 보내다가, 금광 사기를 당해 힘이 빠지고 약해지자 배신을 해 변호사 아빠를 왕따시켜 버린다. 그 결과로 늘상 폭력을 일삼는 불량 아빠가 되 버린것...
늘상 중환자 코스프레를 하며 법정에 등장하는 악인들의 모습.
법정에서마저 뻔뻔하게 위증하는 모습.
영화 속에서 비꼬는 자본가, 권력자들의 모습은 실소를 자아낸다.
일관성 있는 명확한 증거를 좀 가져오세요~!!
거짓도 일관되면 진실되구요, 진실도 한 끗만 어긋나면 거짓이 되는 거예요!
- 비리 검사의 직원들에게의 일갈
영화는 종반으로 가면서 예상했던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급선회한다.
가슴 아픈 반전이...
엄마는 전 남편이 살해 당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닫고, 그 살인자가 현 남편임을 알았으며 현남편과 그 공모자들을 한꺼번에 독살하려고 작정했다는 것. 게다가, 현 남편이 전 남편의 딸이었던 변호사를 어린 시절 성폭행했다는 암시까지...
영화의 결말은 여러가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력을 지닌 증거여야 하지만 모두 정황적인 증거만 있을 뿐... 피고인 무죄~!
엄마의 무죄를 법정선고 받고 재판정을 나서는 변호인의 표정은 어둡기 그지 없다.
담당검사가 변호인에게 다가와 묻는다. "정말 엄마가 결백하다고 생각하나요?"
변호인은 답한다. "어머니는 이미 충분한 댓가를 치뤘어요..."
딸이기 이전에, 법조인이었던 변호사가 판사가 되어 스스로 어머니의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고 단죄하는 결말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다.
딸을 지킬수 없는 힘 없는 엄마의 모정을 뒤 늦게 깨달은 변호사... 사건의 진실을 덮는 결정...
그 결정이 내려지기까지의 정황은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옳고 그름에는 논란의 여지 또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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