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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드라마 리뷰] tvN 싸이코지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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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program.tving.com/tvn/tvnpsycho . 이하 아래 대부분의 사진출처는 동일합니다.

 

아이들이 즐겨 보는 드라마는 역시 재미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드라마를 보는데 어느샌가 아이들이 제 방으로 가 버렸다면 망작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드라마이지요.

 

대학생인 아들녀석이 제법 흥미를 느끼는 걸 보니 이 드라마도 성공할 듯 싶군요.

 

제 개인적인 시각에서는 스토리라인 자체는 참 고통스러운 내용인 듯 느껴집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말이죠.

 

각인 (imprint)이란 말 들어보신 적 있죠? 여러가지 뜻이 있긴 합니다만...

 

출처 : 네이버 이미지

 

태어난 새끼오리가 처음 본 것이 어미오리가 아니고 사람이었다면, 위 사진처럼 사람을 어미로 알고 쫄쫄쫄 뒤를 쫓아다니는 진 풍경을 연출한다고 합니다...

 

각인이란, 막 태어난 오리새끼들이 처음 본 것을 어미로 인식하여 따라다닌다는 것과 같은 현상을 말하기도 하죠... 본능 속에 새겨진 유전정보들이 그렇게 하라고 시키는 거죠. 야생의 삶 속에서는 설마 사람이 부화시킬 일까지는 준비하지 못했을테니까, 참 웃픈 일이 되어버린 거죠...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어린시절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고통받고 있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배경이 정신병원이니 그럴 만도 하지요.

게다가, 자폐를 앓고 있는 인물도 있지요.

 

남주 문강태(정신병동 보호사)와 여주 고문영(동화작가)

 

두 남녀 주인공은 어린 시절부터 얽혀 있는 과거사를 가진 채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납니다. 남주의 형은 자폐를 앓고 있고, 부모님들은 일찍 돌아가셨죠.

최근 회차에서는 엄마가 살해당했고, 그 현장을 자폐를 앓는 형이 목격한 것으로 전개됩니다.

 

제가 아는 지인 중에도 아이가 자폐인 집안이 있는데, 그 분들도 자신들이 세상을 떠난 뒤 자폐아의 미래를 걱정하며 늘 시름에 빠져있었죠. 드라마 속 남주 형보다도 훨씬 심한 자폐여서 말도 거의 없고, 옆에서 지켜보면 정말 걱정이 많이 되더군요.

 

문강태. 자폐스펙트럼 (ASD)

 

두 주인공의 사이코틱한 러브 라인에 주변 인물들의 삼각관계까지... 전형적인 러브스토리의 클리셰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 드라마가 갖는 독특한 매력은 언급했듯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아직은 여주인 고문영 동화작가가 왜 사이코가 되었는지에 대해 정확한 묘사는 하지 않았지만, 계모(?) 혹은 친모(이 경우라면 좀 그렇긴 하네요...)의 정신적 학대에 의한 성격파탄과 이로 인한 불우한 어린시절 들이 자주 화면을 탑니다.

남주 또한 자폐인 형의 그늘에 가려 늘 자신은 희생해야만 하고 형을 보호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때문에 자아를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에 시달리는 인물로 그려지죠.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 몰입해서 보면, 정말 가슴아픕니다...

 

 

 

남주와 여주의 트라우마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입니다.

남주는 착한 양 코스프레이고, 반대로 여주는 악인 코스프레이죠.

두 주인공의 겉 모습은 세상 사람들 눈에 비친 모습일 뿐이고, 실제 속내는 밖으로 비친 모습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 속마음을 서로가 알아채고 어린 시절부터 쭈욱 서로에게 끌려왔던 거죠.

 

첫 회에서 성인이 되어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는 남주와 여주가 벌이는 에피소드들은 두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선명하게 부각시키면서 극에 대한 흥미를 화끈하게 이끌어냈었죠.

이어지는 회차에서도 톡톡 튀는 여주의 사이코틱하면서도 사이다 같은 행동들은 우리 주변에 은근히 배어있는 사람들의 못된 심리를 적나라하게 지적하곤 했었죠.

 

치렁 치렁하게 길러진 여주의 머리카락은 동화 속 공주같은 느낌을 자아냈고, 여주는 지금껏 보아온 모습 중(현실남매를 연기할 때는 정말 웃겼었죠...^^)에서도 가장 예쁜 모습으로 화면에 선 보입니다.

 

회차를 거듭할 수록 양파껍질을 하나씩 벗기듯 조심스레 출연진들의 비밀스런 과거들이 드러납니다.

여주의 이름이 고문영인데, 고문'이란 단어가 먼저 연상되네요.

 

 

 

인간은 참 오랜 동안 보호자를 필요로 하는 포유동물이죠. 동물중에서도 아마 가장 긴 시간일지도...

 

그 중에서 본인도 기억 못하는 어린시절에 겪은 각종 일들이 어마어마한 트라우마가 되어 평생을 좌지우지하는 경우도 있죠.

 

탤런트 김혜자 님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책을 내셨죠.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하시면서, 느낀 점들을 책으로 엮어내신 것인데 저는 늘 이 말을 아이들에게 적용하며 연상하곤 했었죠.

흔히 훈육이라고 하죠.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면서요...

 

육체적, 정신적인 학대와 훈육의 경계는 애매합니다. 어디까지가 훈육일까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까지도 부모의 자녀체벌은 훈육의 일환으로 용인받는 분위기였죠.

"내 새끼, 내가 가르치겠다는데..."라고 말하면 그만이었던 시절도 있었구요.

 

하지만, 요즘은 아동학대라는 개념도 많이 퍼져있고 사회적으로 가정폭력에 대해서도 많이 관심들을 두고 있는 편입니다.

그렇긴해도, 사회적으로 분명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고 과도기적인 시기여서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도 적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자녀들의 수가 하나 아니면 둘인 집들이 많아서 대부분 애지중지하면서 애들을 키우겠지만요...

 

@kj2018/unsplash

 

 

불우한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여주, 남주의 성장기를 관심있게 지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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