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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리뷰] 사라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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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라진 시간> 촬영 현장. 출처 : 네이버 영화. 이하 사진들 모두 출처는 동일합니다.

 

코로나시국으로 영화업계에는 최악의 시간들이 덮쳐 있습니다.

잠깐 숨 고르는 시간을 지나, 다시 코로나 확산의 공포가 스멀거리는 요즘은 기존의 영화관 상영보다는 언택트 방법에 의한 영화보급만이 숨 트일 공간으로 보입니다.

 

믿고 보는 배우 조진웅과 배우 겸 감독 정진영...

 

감독 정진영은 서울대학교 출신의 재원으로 연예계에서는 상당히 중량감 있는 배우이기도 하죠.

첫 연출작품으로 선보인 <사라진 시간>은 관람객이나 네티즌으로부터는 크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듯 하구요, 오히려 기자나 평론가들로부터의 평가가 더 좋은 편이네요.

 

 

 

저부터도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이거 뭐지?" 싶은 느낌과 함께 열심히 맞추어 나가던 3,000 피스짜리 퍼즐이 너 다섯개의 이빨이 빠져 있는 듯한 허탈함이 덥쳐 오더군요.

2시간 동안 해답을 찾아 헤메였는데, 이도 저도 아닌 '답 없음' 같은 대답을 들은 기분?^^...

 

제 이해력이 딸리는 건지, 아님 연출력이 문제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덕분에 제 2시간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조진웅의 연기 아니었으면 끝까지 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구요...

 

 

각본 또한 정진영 씨가 직접 썼으니, 무슨 의도였는지 (혹은 복선이 어떤 거였는지) 감독 스스로는 잘 알 터인데, 영화 속에 부드럽게 녹여내지 못한 듯 해서 아쉽네요.

 

 

영화의 시작은 무난합니다.

너무 처지지도 그렇다고 빠르지도 않게 전개되던 영화는, 어느 순간 갑작스런 충격 하나를 던져 넣습니다.

시골 마을로 내려온 교사(배수빈)의 아내가 밤마다 신내림을 받아 다양한 사람의 영혼이 들어온다는 것...

시골 마을 사람들은 교사의 아내를 한마디로 광녀(미친 *)으로 보게되죠.

 

 

교사 아내의 공격적인 행동을 보았던 시골 마을 사람들은 밤에는 스스로 감옥에 갇히는 조건으로 이들 부부를 시골마을에 받아들이기로 하죠.

그러던 어느날 교사는 아내와 함께 같이 갇히기를 원하고 하필 그날 열쇠를 가지고 있던 마을 사람은 바람피러 타지로 가버리고 갇힌 집에서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해 두 부부는 질식사 하고 맙니다.

 

누전으로 불이 나는 장면이 하도 집 밖에서 유리창을 통해 현란하게 처리되어 무슨 환타지 영화로 전개 되는 줄 알았답니다.^^

 

 

단순 화재만이 아님을 눈치 챈 지역사회 경찰관 조진웅은 이 사건을 집요하게 파고 들려하지만, 교사 부부의 사망에 일말이 공동책임이 있던 마을 사람들은 그들만의 카르텔로 똘똘 뭉쳐 이를 방해하죠.

 

 

마을 어른의 생일날을 빙자하여 조진웅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이날 술에 취했던 조진웅이 깨어보니 자신의 이전 삶이 몽땅 사라지고 화재로 죽은 교사의 위치에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전무한 데다가, 개연성이 너무 떨어지다보니 조금 억지스럽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모든 아이러니를 해결해 줄 열쇠를 찾는 퍼즐게임을 같이 하면서 보는 재미도 생깁니다. 제대로 된 해답만 주어졌다면, 꽤 흥미로울 수도 있었을 텐데요... 이 부분은 많이 아쉽더군요.

 

 

사라진 시간들...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과 자신의 뇌리 속에 쌓여있는 과거의 기억과의 거친 충돌...

 

지역사회의 사망사고를 동반한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라는 정체성을 가진 조진웅을 둘러싼 현실은 교사로써 살아온 이력...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조진웅의 정신에 이상이 생긴 걸까요? 아님 무슨 환타지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조진웅은 정신병을 원래부터 앓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가상의 세계속에서 살고 있었던 걸까요?

영화는 불친절하게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침묵합니다.

게다가 억지스럽게 얽혀 있는 인간관계를 들이밀며 데자뷔를 강요하죠...

십분 양보해도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더군요...

 

 

 

좋아하는 배우의 첫 감독연출 작품이라 쬐끔 기대를 하고 봤는데,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출중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네요.

좋은 영화 한편 만드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첫 술에 배부를수는 없겠죠?

 

영화 한편 잘 못 만들어 빚쟁이 신세로 전락한 사람들이 연예계에 몇 명 있죠?

잘 만들어 후세에까지 명작으로 전해지면 참 좋은 일이겠지만 그게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이겠습니까?

 

영화판에서 밥 먹고 살아가는 배우로써 좋은 작품 하나 영화로 직접 만들어 보고픈 욕망을 갖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르지요.

 

얼마전 개폭망했던 <자전차왕 엄복동>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영화 전체적으로 봐서는 그렇게 많은 예산이 들어간 것 같지는 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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