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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성과급. 경영평가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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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은 개인이나 집단이 수행한 작업성과나 능률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여 그 결과에 따라 지급하는 보수로 업적급, 능률급이라 부르기도 한다.

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

 

생산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성과가 높은 사람에게 더 많은 급여를 주는 성과급은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합리적인 제도로 보여진다.

다른 동기부여가 없다면, 성과에 관계없이 정해진 액수만 지급하는 고정급이라면 대부분 받는 액수만큼만 일하려는 사람들이 태반일테니 어찌보면 '성과급'만한 동기부여도 없을 듯 하다.

그래서 '월급쟁이들은 짤리지 않을 정도로만 일하고, 고용주는 그만두지 않을 정도로만 월급을 준다.'라는 말도 잠언처럼 회자된다.

 

성과급은 사람들이 일을 더 잘 하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차원에서 더 많은 돈을 준다는 개념이고, 이는 일종의 당근인 셈이다.

반면 해임되거나 임금 삭감 등의 패널티는 채찍으로써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들이겠다.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감안하면 '성과급'은 '넌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사람이다'라는 일종의 타인의 인정이기도하다.

 

@jeshoots/unsplash

 

여러 복잡한 생각 없이, '우리는 왜 일을 할까?'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라는 대답을 할 것이다.

즉, 먹고 살기 위해서는 현대 생활에서는 꼭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말이다.

 

자급자족하면서 살수 있는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나갔기 때문에, 우리는 누군가와 엉켜서 무언가를 창조해내고 생산해 내서 새로운 이윤을 창출해 내야만 한다.

그 주도적인 위치에 자본가와 경제권력들이 있다.

 

사람들의 능력치에는 분명 차이가 존재한다.

안타깝게도 누군가는 장애를 안고 태어나기도 하고, 덜 떨어진 지능을 갖기도 한다.

반면, 누군가는 개개인의 노력여하를 배제하고도 타인과는 다른 분명한 능력차이를 보인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사람이 많은 성과급을 받는 것은 현대사회에서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다보니, 이윤창출이 최대 가치로 여겨지는 민간기업에서는 물론이고 공공기관에서 마저 성과급을 통한 경영평가가 도입되었고 어느덧 자리를 잡아버린 듯 하다.

 

하지만, 공공부분에서 일을 잘하여 성과를 낸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온 국민의 관심사인 교육 분야를 들여다 보면, 성과란 게 무엇을 의미할까?

교육이 자라나는 아이들이 꿈과 잠재력을 키울 수 있도록 북 돋워주고 자존감과 협동심을 지닌 건전한 시민으로 육성하는 것이 성과일까, 아니면 교육감이나 교장,교감에게 잘 보이거나 교내외 대회에서 큰 상을 받아내거나 소위 SKY 로 불리는 명문대학에 높은 진학률을 만들어 내는 것이 성과일까...

 

개개인마다 의견은 다를지 몰라도, 원론적으로 어떤 것이 더 훌륭한 성과인지에 대해서는 크게 이견은 없을 것이다.

다면 현실적인 면에서 고려해보자면 극명하게 의견들이 갈릴 것이지만...

 

행정기관의 경우는 또 어떻겠는가?

높은 점수를 따기 위해 온갖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화려한 볼거리를 동반한 일회성 일거리만 만들고 전시행정에만 매몰되어 정착 중요하지만 크게 눈에 띄지 않는 대국민 서비스들은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文정부 공공기관 ‘성적표’ 나온다…“해임·성과급 페널티”

문재인 대통령은 서부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 사망 이후인 작년 1월1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산재)사고가 발생하면 사장을 비롯해서 경영진도 문책해야 한다”며 “사장이나 임원진들이 자기 일처럼 자기 자식 돌보듯이 직원들을 돌보도록 만들어...

www.edaily.co.kr

 

10여년 전에 나왔던OECD <공공부분 성과급제 보고서>에는 성과급과 같은 외부의 동기부여는 만족스러운 직무내용이나 일을 통한 발전 전망등의 내부적인 동기부여에 비해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하게 하는데 더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결론이 적혀 있다고 한다.

공공부분의 직원들은 경쟁적인 분위기에서 조금 더 많은 성과급을 받기 위해 고심하는 것 보다는 서로 소통을 통해 협력하면서 무언가 보람된 일을 이루어 내는 편을 선호한다는 얘기이다.

심지어는 직원들 간의 경쟁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반 생산적'이라는 성찰도 담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GM이나 GE, MS 같은 기업들도 성과급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arlheyerdahl.unsplash

 

사람들에게 돈이라는 당근을 주며 사람을 '돈벌이 기계'로 보는 관점이 미래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패러다임일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과 생명을 존중하고 더 나은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한 가치체계와는 근본적으로 결을 달리하는 듯한 성과급 제도에 대한 거부감은 굳이 저 성과자들만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의미인 Work-life Balance 의 준말) 등 저녁이 있는 삶을 찾아 헤메는 현대인들을 아직도 성과와 성장을 들먹이며 성과급이라는 당근으로 유혹하고 있는 탐욕스러운 자본가들이 일부 언론과 지식인들을 동원해 가공해 낸 패러다임이 무시 못할 영향력을 행사하며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지금도 상당수의 사람들 뇌리에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식의 일 못해 죽은 귀신들 같은 사고방식이 남아있고, 성장만이 살 길이라는 게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지구의 자원이나 포용력이 언제까지나 지금과 같은 성장위주의 삶을 지탱해 줄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마치 인간의 수명이 많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천년 만년을 살 수 없다는 걸 알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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