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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봉화산. 둘레길. 장마철. 야생화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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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정관념을 깨 버리는 신기한 모습의 꽃들... 꽃들이 저렇게 단체로 모여서 피어 있는 것도 신기한데다, 마치 밖에서 호위라도 하듯 더 큰 꽃들이 무리져 피어있는 작은 꽃들 주변을 빙 둘러 피어 있다.

약한 자를 보호해 주는 호위무사들? ^^

푸른 빛이 감도는 꽃 무리 바로 옆에는 분홍빛을 띠는 꽃이 피어있다. 같은 모양의 꽃들이 나란히 색을 달리하여 피어 있는 것도 신기했다.

외래종일까? 모야모'에 물어 볼까하다가 이것도 귀찮은 마음에 관두었다.

같은 꽃도 피어있는 모습이 가지각색이다. 식물들의 세상도 인간들의 세상과 별반 다르지 않은 걸까? 이쪽은 마치 유명 관광지에 몰려든 사람들마냥 훨씬 많은 꽃들이 만개해 있고, 주변에 피어있는 호위무사 같은 꽃들도 훨씬 많이 보인다.

조금 더 올라가니 이런 꽃들도 자주 눈에 띈다. 예전에 이름을 알았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등산로를 따라 지천으로 피어 있는 꽃이다...

어제부터 봉화산 둘레길을 또 한번 완주해볼까 하는 욕심이 가시지 않아, 오후에 게으름을 떨쳐내고 일어섰다. 4시간 여를 걸어야 완주되는 코스인데...

언제부터인지 산행을 하다보면, 2시간이 지나면서부터는 발가락 통증이 생기기 시작해 장시간의 산행은 여간 도전하기가 꺼려지지 않았다.

지인은 신발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그건 아닌 것 같다.

 

지난 번 둘레길 종주 할 때에도 어김 없이 발가락 통증으로 1시간 여를 절뚝거리면서 걷다보니 이건 운동이 아니라 고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둘레길이란 게 일단 절반 이상을 걷다보면 되돌아갈 수도 없고 어느쪽으로 가던지 시간은 마찬가지여서 결국 종주를 해야하니...

신체 상황이 따라주지 않다보니, 둘레길을 한번 돌려 할 때마다 마음이 늘 불안했다.

흐린 날씨임에도 저 멀리 남해안 바다가 보인다. 어렴풋하지만, 공장의 굴뚝과 거기에서 솟아나는 매연들도 보인다. 저 매연들이 남풍이 불때면 고스란히 실려오는 신대지구란 곳은 처음에 인기가 없는 듯 하더니 부동산 광풍과 함께 요즘은 난리법석이다. 스멀 스멀 퍼져가는 곰팡이처럼 신 시내는 아파트 천국으로 변해가고 있고 여기저기 새로운 아파트 공사들이 한창이다.

좋지 않은 몸 컨디션 때문에, 일찌감치 둘레길 완주는 포기하고 정상을 거쳐가는 2시간 코스로 변경했다.

가끔씩 두터운 구름층이 지나가는지 짠뜩 찌뿌린 하늘이 소나기라도 쏟아낼까 저어 걱정되기도 했다. 지금도 비 온 뒤라 여기저기 미끄러운 데가 많았기 때문이다.

 

내려가는 길은 그 동안 가 본지 오래된 코스로 방향을 바꾸었다. 안 가본 사이 여러가지 시설물들이 새로 생겼다.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지 않는 코스여서인지, 둘레길과 마주치는 곳까지 내려가면서도 딱 한사람만 마주쳤을 뿐이다.

이 곳에도 사람들의 흔적은 많이 남아있다. 굳이 이곳까지 나무를 짊어 날라다가 나무계단을 만들만한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비 온 뒤 미끄러운 등산로가 덕분에 더 안전해지긴 한 것 같다.

이 곳에는 대나무들이 작게나마 자리잡아 살고 있었다. 마치, 외국 곳곳에 자리잡은 한인타운 혹은 차이나타운처럼 그닥 큰 세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대나무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어서 색다른 느낌이었다. 다들 얇고 키가 낮았다. 다른 종의 대나무일까?... 잘 모르겠다....

늘상 같은 코스로만 다니다가, 인기척이 드문 곳을 찾아 갔더니 이런 낯선 풍경도 보게 된다.

사람 없는 한적한 등산로를 내려오다 보니, 흐린 날씨 탓인지 은근히 을씨년스럽긴 했다.

늘상 다니던 코스는 가파르거나 좁은 등산로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쪽 등산로 길은 넓다란 길도 드문 드문 나타난다.

2시간여가 지나니 어김없이 발가락이 아파오기 시작하는데, 등산로 길은 외길인데 갈수록 가려는 쪽의 반대방향으로만 이어져 있다. 괜히 모르는길로 접어 들었나 후회가 살짝 올라왔다.

게다가, 후두둑 빗방울 몇 개가 얼굴을 때린다.

하지만, 소나기는 아니었고 지나던 구름들이 잠깐 한 두방울 빗방울들을 흘렸나보다.

발가락 통증을 잊어버리게끔, 등산로 옆 길에 예쁘게 피어있는 이름모를 꽃들이 절뚝거리며 걷는 등산객의 관심을 빼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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