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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를 배우는 일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나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열심히 공부하지만, 모국어가 아닌 언어를 체화하는데에는 일정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지요. 물론 예외적으로 빨리 언어를 습득하는 언어감각이 탁월한 분들도 있긴 합니다만...
몇 년전부터 일본어를 공부해보려고 몇차례 시도를 했다가 히라가나 외우고나면 카타가나를 까먹고 한자의 높은 벽에 막혀 포기하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었죠. 단어 몇개 외우고나면 다음날은 더 많은 수의 단어를 까먹는 상황을 반복하다보니, 자연스레 흥미가 떨어지곤 했으니까요. 막상 쓸일이 없기 때문이어서였는지도 모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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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또 다시 일본어 공부를 시작해 겨우겨우 히라가나는 더 이상 헷갈리지 않게 될 정도로 외웠고, 문법도 어느정도 공부를 하고나니 재미있는 드라마나 영화같은 것들이 보고 싶어지더라구요. 하지만, 외국어의 벽은 역시나 높긴 합니다. 제대로 공부한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거의 들리지 않는 게 당연한 것이겠지만, 정말로 가장 기초적인 몇 단어와 문장외에는 전혀 무슨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으니까요.
10여년 전 영국에서 일년정도 지냈던 적이 있었는데, 정말 수 많은 시간을 영어공부에 매진했음에도 1년동안 실감했던 외국어의 높은 벽은 아득하기만 했었던 느낌이 되살아납니다. 항상 20%는 들리지 않는 듯한 느낌(해외여행 다닐때와 현지에서 실생활을 할때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더군요...)과 애매하고 답답함은 귀국하는 비행기안에서 한국말로 자유롭게 100% 시원스레 소통할수 있다는 해방감을 극대화시켜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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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치히로 상>을 보면서 사람간의 소통과 인간미라는 점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우리들 서로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언어를 쓰고 살아가지만 마치 외국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은 상황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더라구요.
우리들은 이 세상 살아가면서 타인과의 화합과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줄은 잘 알지만, 영화 속 명대사처럼 '우리들 모두가 서로 다른 행성에서 온 이유로 각자각자 다른 사람일수 밖에 없다'는 체념을 무의식중에 인지하며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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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계 안에 존재하는 그 수 많은 별들로부터 와서, 자신의 별 언어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타인을 이해하며 살아갈수 있을까? 거기에다가, 스토리 라인에 하나 더 추가되어 있는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아픔을 견뎌내고 성숙한 인간으로 살아나갈수 있을까?' 라는 질문들에 대한 부드럽고 우회적인 답을 제시하며 <치히로 상>은 잔잔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갑니다.
다소 지리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않지만, 어느 순간 마음을 심하게 흔드는 대는 게 빌드업이 꽤 잘된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랜만에 두눈 가득 감동의 눈물이 고이게 만드는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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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상처를 받았음에 틀림없어 보이는 한 사람의 마음이 이토록 성숙하고 아름답게 가다듬어졌다는 것도 대단해보였고, 또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칭찬해 줄줄 아는 사람도 귀해 보였죠.
영화를 보면서 스스로도 '이런 것들을 언제부터인가 놓치고 살아가고 있었구나' 싶은 뒤늦은 깨달음으로 이어지면서, 세상 살아가면서 내 맘도 참 많이 거칠어졌구나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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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만화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등장인물들이 다소 만화적인 캐릭터 느낌이 있긴 하지만 다들 한가닥하는 개성들을 뿜뿜 내비칩니다. 최근들어 수 많은 영화들을 봤지만, 포스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별로 없었거든요. 자극적인 드라마와 영화에 염증이 나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 꼭 추천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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