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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간만에 접하는 수작 재난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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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웹툰 "유쾌한 왕따"중 2부인 '유쾌한 이웃'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원작과는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는데, 지난9일 개봉한 후 꽤 괜챦은 작품으로 입소문 나고 있는 듯 합니다.

제작비가 약 223억으로 추정되어 손익분기점이 410만 관객동원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무난히 손익분기점을 넘길것 같아 보이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싶네요.

명배우 '이병헌'의 연기야 두말할 필요없이 이번 작품에서도 든든한 대들보역할을 해내고 있고, 박서준과 박보영 두 배우도 지금까지 봐 왔던 그 어떤 작품에서보다 훌륭한 연기를 펼친 것으로 느껴집니다. 게다가, 재난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고려할 법한 스토리라인 탄탄하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연출실력 또한 한 몫 단단히 했구요. 무엇보다 고질적인 한국영화의 단점인 신파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 깔끔함이 좋았어요...

출처 : 네이버 영화. 이하 사진의 출처는 동일합니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황궁아파트 103동으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면서 펼쳐지는 재난영화인데,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제목과는 달리 세상의 종말뒤에 펼쳐지는 (한국영화에서는 비교적 보기 드문) 포스트아포칼립스 스토리입니다. 스릴러이자 블랙코미디인데요, <범죄도시3>류의 통쾌한 액션씬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그닥 땡기지 않는 영화일지도 모릅니다.

영화감독 엄태화는 <친절한 금자씨>에서 연출부였고 <가려진 시간>, <마녀> 등의 작품에 함께 참여했던 독립영화 감독으로써 이번 작품이 장편영화로써는 첫 작품인 듯 합니다. 그간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탄탄하게 내공을 쌓았는지, 작품을 통해 뽐내는 그 기량이 대단합니다. 블랙코미디이지만 상업성을 놓지 않았고 적절히 템포를 조절하는 유연함을 갖춘 실력자로 다음작품이 엄청 기대되는 감독으로 각인되었어요...^^

 

 

극한 상황속에서 생존을 위해 부딪히는 인간군상의 모습을 담아낸 영화는 부지기수로 많지만, 그럼에도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유독 인간의 본성을 매우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인 것 같습니다.

'이상' '현실'사이 그 어딘가에서 표류하는 인간의 심성을 리얼하게 묘사한 점들이 영화를 본 뒤에도 가슴에 찡하니 남아있습니다. '선'과 '악'이 선 긋듯이 가를수 없는 것이란 점도 툭하면 내뱉는 타인에 대한 비판과 질책어린 말들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 정치권에는 나쁨의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한 인간들이 참 많긴 합니다만...

우리나라에서 '아파트'가 지닌 의미를 모르는 분은 없을 겁니다. 영화 초반부에 그모든 아파트가 지진에 의해 모조리 개박살나는 장면은 한순간에 관객들에게 허망함과 자신의 세계관이 무너짐을 충격적으로 전달합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어렵게 담아내는 영화들은 많습니다. 그런 영화들은 평론가들에겐 좋은 소재거리가 될지언정 관객들은 그닥 탐탁치 않을 수도 있죠.

 

 

하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담담하고 직접적으로 하고자 하는 말을 따박따박 전합니다. 세련되게 그리고 충분히 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말이죠. 다시한번 얘기하게 되는데, 억지로 짜내는 신파같은 건 없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zIX611_czU

박지후(ParkJihu), OST ‘아파트’ 가창까지 “선배님들께 많이 배운 작품”

 

박지훈 배우는 제게는 낯선 분이었지만, 마지막 장면에 부르는 '아파트'는 대단히 인상적이더군요. 같은 노래이지만, 스토리를 담고 있으면서 색다르게 변주되는 곡은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반전없는 비루하고 외로운 삶들을 덤덤하게 비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나왔던 '사랑밖엔 난 몰라'라는 곡을 들을때의 묘한 감정선이 순간 지나가더군요. 갠적으로는 심수봉 님의 노래도 좋고 태연의 노래도 좋지만요, 영화 속에서 들었던 오지혜님의 노래는 정말 뭉클했었죠...^^

 

https://www.youtube.com/watch?v=psF2oFux1dk

태연(Taeyeon) - 사랑밖엔 난 몰라

 

https://www.youtube.com/watch?v=7c1koJnkoOA&list=RD7c1koJnkoOA&start_radio=1

사랑밖에 난 몰라(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ost) / 오지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제 크기의 3층 세무대를 5개월에 걸쳐 지었고 CG작업도 2년여 기간이 소요되었다는 후문이 있더군요. 좋은 작품이 뚝딱 만들어질리는 없겠죠. 요즘 영화<밀수>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 같던데, 한국영화계에 코로나로 시들었던 열기가 다시 한번 불타오르는 듯 합니다. 영화배우들의 연기도 예전과는 상대도 안 될만큼 훌륭하게 성장한 듯 보이는데, 이런 게 바로 선순환이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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