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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런던 자연사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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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이 되면 영국 전역이 들썩입니다.

직장인들도 거의 한달이 넘는 휴가기간의 대부분을 자녀들의 학생방학 기간에 맞춰 여행 등으로 쓰기 때문이죠.

 

 

그래서, 학기 중에 사람이 붐비지 않을 때 한 차례 다녀 온 적이 있었던

런던 자연사 박물관을 다시 가보기로 했습니다.

2번째라고, 큰 애가 교통편을 분석해서 여행길을 리드하기로 했지요.

 

때론,

어른들보다 더 빨리 지리를 읽어내기도 하고

일단 hearing 에서 월등히 나은 실력이기 때문에 같이 다니면 든든하지요.

 

 

일단 어린이들을 데리고 다니면,

어른들만 다니는 것에 비해 훨씬 많은 배려를 받을 수 있지요.

그런 문화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정작되어 있지요...

 

런던에 도착하여, 자연사 박물관까지 가는 subway 를 골라타고 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유럽의 겨울 날씨는 늘 우중충합니다...

겨우내내 회색빛 하늘을 주구장창 보고 있자면 winter blue 에 걸리기 딱 좋지요...

 

그 날도 어김없이 흐리다가 간간히 가는 비가 흩뿌리는

전형적인 겨울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죠...

 

 

학기 중에 왔을 때와는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의 숫자가 전혀 다릅니다...

벌써부터 불길한 느낌이 올라옵니다...

 

아니나 다를까,

박물관에는 이미 기다란 대기줄이 서 있더군요.

방학은 어쩔 수가 없나봅니다...

 

 

학기중에 여행다니는 애들이 갈수록 늘어가자,

학교측에서도 현장학습 처리를 갈수록 꺼려한다고 하더군요.

 

쌀쌀한 날씨에 추위에 떨며 기다리자니

괜한 고생을 사서 하는 것 같아 약간 후회가 들더군요...

 

 

30여분의 대기 시간 뒤에 입장한

자연사 박물관 내의 사정도 별반 다를 게 없었지요...

하긴, 그 대기인들이 다 어디로 가겠습니까? ^^...

 

재미있는 전시실마다 길게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애들 사랑은 동서양이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자녀들에게 좀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부모들의 맘이 박물관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의 그 웅장한 공간과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소장되어 있는 목록들은

부럽기도 하고 위축되기도 합니다.

 

한때 전 세계를 호령하던 나라이니,

이 정도야 뭐 그리 놀랄 일도 아닐지 모릅니다...

엄청나게 큰 땅덩어리를 보유하고 있는 현재 세계 최강 미국의 자연사 박물관은

또 얼마나 크고 웅장할 지...

 

 

긴 줄을 따라 어기적 어기적 공룡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엔 움직이는 티라노사우르스로 절정을 찍으며 끝이 납니다...

 

이곳 아이들도 공룡을 좋아하는지, 오랜 기다림을 참아내야만 하지요...

막상 티라노사우르스가 포요하는 현장에서는

쪼그만 애들의 겁에 질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지요..^^

 

 

이리 저리 밀려다니느라 사진에 다 담지도 못하였고,

빛 반사등을 피해 예쁘게 구도를 잡지도 못하고...

나중에 사진들을 훓어보니 온통 흔들리고 과도한 빛 반사에 쓸만한 게 거의 없네요...

 

꼬맹이 사촌이 따라 나선다고 해서 같이 데리고 갔었는데,

말 안듣고 이러저리 중구난방으로 튀는 녀석 덕분이기도 했죠. ^^

 

 

스치듯 지나며 본

수 많은 지구의 동식물 표본들을 통해서,

아이들은 조금이나마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을까요? ^^...

 

그런 기대감을 가득 안고 떠난 여행이지만,

사람에 이리 저리 치이다보니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파김치가 되고 맙니다.

 

 

지난번 큰 애와 단 둘이 왔을 때보다 체류시간은 훨씬 적고,

구경은 5분의 1도 못한 채 박물관을 나섰습니다.

파김치가 되어서말이죠...

애들이 어린만큼 비례해서 챙겨야 할 것도 늘어나니까요.

 

게다가,

아무리 넓고 큰 공간이라도 수 많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의 독소만으로도

벌써 머리가 아픈것 같더라구요...

 

 

2층에서 로비를 내려다 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리저리로 움직입니다.

 

로비에서는 사방 팔방으로 각종 전시실로 이어지는데,

모든 전시실을 하루에 다 둘러보려면 빠른 걸음으로 주마간산하며 지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한 바퀴 도는데만도 족히 3 시간 이상은 걸리지 않을 까 싶네요.. ^^

 

 

이런 멋진 자연사 박물관을 만들어서

각종 동식물의 과거와 현재를 소장하고 있는 모습이 많이 부러웠습니다...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이 보다 더 좋은 살아 있는 교육이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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