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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여행

작자 미상의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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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그림이라면 그림과 감상자 간의 상호작용이 가능해야 한다. 시대를 뛰어넘는 그 무언가가 관람하는 동안 감상자의 마음을 뒤 흔들어 놓아야 하는 것이다. 좋은 그림의 참 모습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미술관을 방문한 사람들이 한 그림 앞에 머무는 시간은 고작해야 10초도 안된다. 어떤 그림이 얼마나 훌륭한지는 큐레이터의 설명에 따라 알게 되는게 아니라,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면서 느끼는 것이다.

아이들이 커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느낀 것들중 하나가 그림은 인간의 자연스런 표현욕구중 하나라는 것이다. 어릴때는 말도 안되는 혹은 정말 못 그린 그림일지라도 떳떳하게 그리며, 어른들도 그런 그림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온갖 장소에 추상화 같은 그림들을 끊임없이 그려댄다. 지친 어른들이 제지하기 전까지 말이다.

<출처 : unsplash.com/@mparzuchowski>

 

언제부터 사람들은 타인들 앞에서 그림 그리기를 두려워 하게 되었을까?

아마도 몇 차례 어른들의 지청구와 사회적 제약의 선을 넘을 때의 주위반응에 따른 자연스러운 사회지식의 습득이 이루어진 때일 것이다. 놀랍게도 그림에 대한 재능을 타고난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그림그리는 기술을 퇴화시키고 잊어버린다.

그림이 지닌 활용 능력은 생각보다 많다.

언어가 달라 소통이 불가능한 두 이방인들이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가 그림이다.

그림 하나가 때론 그 무엇보다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심지를 북 돋울수도 있다.

또한, 정신과에서 활용하듯 그림 그리는 이의 마음도 들여다 볼 수도 있다.


1400년대 이전의 그림들은 작자 미상인 경우가 많다. 이 고대의 미술 그림들은 주로 벽화의 형식으로 남겨져 있는데, 이집트 그리스 로마 시대의 미술과 비잔틴, 로마네스크, 고딕 미술 등 프레스코화와 밀납화의 기법을 이용해 그린 그림들이며 수 백 /수 천년이 지나도 그 그림들의 색감이 남아 있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출처 :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벽화(부분)>. B.C. 1420~1375. 작자미상

 

이 그림은 이집트 8왕조의 정치가였던 네바문의 무덤에서 발견된 벽화의 일부분이라고 하는데, 현대인의 시각에서 보면 마치 어린아이가 장난으로 그린 그림처럼 보인다. 나무들이 그려진 방향과 물고기와 새들의 크기나 모양들을 보면 사실화와는 거리가 한참 먼 그림이다.

하지만, 지긋이 바라보고 있으면 굉장히 친근감 있고, 귀여운 아들 딸들이 그린 것 처럼 사랑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림 우측 맨 위에 있는 여성은 나무의 여신 '하토르'이고 물병에 생명을 주는 물과 과일을 모으고 있다. 하토르의 정원은 내세의 천국이며 연못속에 있는 틸라피아 물고기는 재생을 뜻한다고 한다.

이집트인들은 이 그림을 보면서 윤택하고 행복한 내세를 기원했을 것이다. 고고학적 가치가 높은 이런 벽화를 뜯어내 영국으로 훔쳐온 도둑심보도 나쁘지만, 아직까지 돌려주지 않고 마치 자기네 유물처럼 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는 모습은 한편으론 씁쓸하기 까지 하다. 지난 제국주의 영국의 화려했던 영화를 잊지 못하는 듯해서...

<출처 : 이집트 테베. 쿠르넷 무라이 후이 무덤>. 벽화(부분). B.C.1330년경. 작자미상

 

위 그림은 <아멘호테프 후이의 항해하는 배>라는 제목의 그림이다. 아멘호테프 후이는 투탕카멘이 통치하던 시기의 누비아(에티오피아, 현재) 지역의 총독이었다고 한다. 그림은 누비아에서 이집트로 보물(아마도 금일 것이다.)을 옮기는 배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갑판아래 노예들이 노를 젓는 모습과 바람에 부풀어 있는 돛의 모습이 보인다. 파라오에 대한 충성심의 발로에서 그린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힘쎈 민족이 주변의 약한 민족들을 착취하고 수탈했던 고대의 역사들을 여실히 보여주는 그림들이다. 인간의 역사는 끊임없는 정복의 기록이었다. 그 와중에 있었을 끔찍한 살육의 모습은 상상하기 조차 두렵다.

                                                               - 참조 : 죽기전에 꼭 봐야 할 명화 1001. 마로니에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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