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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단상] 가을의 정취. 가을 단풍. 화려한 색채의 향연.

by 차니워니 2020.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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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가을이 그렇게나 좋더군요.

그전에는 뭔가 꼭 손에 잡히는 건 아니었지만, 황량함이랄까? 뭐 그런 느낌이 들어 그닥 선호하는 계절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특히나, 요즘처럼 가을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달을때 즈음엔 너무나도 좋습니다.

운전을 하며 시내를 지나가다가 '정말 예쁘고 좋다'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합니다.

아마도, 제 나이즈음이 가을이라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요 몇일 예년에 비해 너무 쌀쌀하다 싶더니, 어제 밤부터 조금 누그러진듯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오전에는 꽤나 세게 바람이 부는데도 전혀 춥지 않고 선선하게 느껴지네요.^^

 

 

안타깝게도 이 지역에서는 몇 일전부터 코로나 신규발생이 확 늘어서 외출자제를 당부하는 문자가 끊이지 않습니다.

확진자의 동선을 알리며, 해당 장소와 겹치는 동선을 가진 분들의 검사를 촉구하는 문자들이지요.

어떤 확진자는 참 많은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마트나 아울렛, 휘트니스 센터 등지를 말이지요... 그러다보니, 이 지역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아침 일찍 가까운 산으로 가을단풍을 구경하려고 하다가, 나 하나라도 대인접촉을 줄이자 싶어 그냥 눌러앉았습니다.

하지만, 가을 단풍들의 꼬드김을 참기는 정말 힘들군요...

가벼운 산책이라도 하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조경만큼은 어느 브랜드에게도 지지 않는다더니, 아파트 내의 조경들이 뽐내는 단풍들도 참 예쁩니다.

 

어떤 분들이 풀어 놓았는지 모르지만, 금붕어들도 세대를 거듭하여 번식하더니 이젠 크고 작은 금붕어 외에도 다른 물고기들까지 사이좋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옆에서 소금쟁이들이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구요...

썰렁했던 작은 연못이었는데, 지금은 각종 동식물들이 모여사는 작은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참 생명력의 강인한 힘은 대단하지요....

 

 

수면위로 비치는 아파트의 모습이 아니라면, 화면 속에 비치는 곳이 어딘줄 짐작이나 하시겠어요? ^^

 

한참 갈대가 자랄때면 호수 전체가 갈대로 뒤덮여 버리기도 하구요, 여름철 황소개구리가 번식했을때는 그 소리가 어찌나 우렁차던지 결국은 모두 소탕해버릴수 밖에 없었지요... 하여간, 이런 저런 생명체들에게는 젖줄과도 같은 장소랍니다.

 

 

바람에 실려 날아온 갈대 씨앗이 우연히 이곳에 터를 잡더니,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이렇게 무성해졌네요.

애들 어릴때, 연못 옆 놀이터에서 저녁마다 놀았기 때문에 지금의 이런 변화가 조금은 낯설어 보입니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받으며,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꽤 괜찮네요.

어제는 인근 식당가나 카페 등에 눈에 띄게 손님들이 줄어 있더군요. 아무래도 확진자가 여기저기서 속출하니까 불안한 심리가 더 증폭되는 것이겠지요...

 

 

아름다운 자연의 색채가 향연을 베풀고 있습니다. 비록 인간의 손에 의해 강제로 이주된 형편이지만, 주어진 환경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네요...너무 인간위주의 편협한 해석일까요? ^^

 

아파트 단지내에서도 이 좁은 아파트 동 간의 길목이 가을 단풍철이면 제일 아름답게 빛납니다.

마치 최적의 간을 맞춘 명품요리처럼, 각양각색의 자연색들이 눈을 행복하게 적셔주네요.

잠시 황홀경에 빠져봅니다.

 

 

올 겨울엔 아마도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루지 않을까 지레 걱정이 됩니다. 흔히들 판데믹을 일으킨 바이러스들은 2차, 3차의 대유행을 겪고나서야 수그러든다고 하니까요...

이런저런 걱정하다보니, 이 아름다운 계절에 수심이 가득차게 되네요.

 

 

같은 장소, 같은 시각에 있는 단풍나무잎들 마저 어느 것 하나 똑 같은 게 없습니다.

저 나뭇잎 하나하나가 이 세상에 아니 우리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요?

어느 잎은 벌써 말라비틀어져 가고 있고, 어떤 잎은 한창 빨갛게 물들어 있어요.

또 그 옆의 잎들은 아직 초록의 생기가 많이 남아있구요.

 

 

낙엽이 상당히 떨어졌음에도, 아직은 울창하다 느껴지는 나뭇잎들 사이로 가을 햇살이 비집고 들어오네요.

나뭇잎들이 잘라놓은 햇살의 파편들이 얼굴에 쏟아져 내려 간지럽힙니다.

 

'참 좋은 순간이다...'

 

행복감이 느껴집니다. 자연이 주는 따뜻한 기운은 그 어느 에너지보다도 충만감이 넘치는 군요.

이 순간이 지나지않고 멈추어버렸으면 좋겠네요...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이것 또한 금새 권태로워지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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