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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하이재킹. Hijack 1971. 감동이 있는 항공액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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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jack 1971 이란 제목에서도 알수 있듯이, 이 영화는 1971년도 여객기 납치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실화영화입니다. 하이재킹이 벌어진 시대적 배경을 1970년대로 잡은것이 영화적 설정인 줄 알았는데, 대한항공 F27기 납북미수 사건으로 실제로 벌어진 일을 소재로 만든 영화였더군요. 영화 에필로그 자막을 보고서야 알았답니다.

이 영화는 4명의 주연배우.. 그중에서도 하정우배우와 여진구배우의 카리스마 대결을 주축으로 긴장감 넘치게 펼쳐지는데요, 기대이상으로 훌륭한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항공기 하이재킹을 소재로 한 영화는 굉장히 많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한정된 공간이 주는 폐쇄성에 추락이라는 공포상황이 겹쳐져 일반인들에게도 공황장애와 같은 두려움을 기본적으로 강하게 압박하듯 주기때문에, 하이재킹을 소재로 한 영화는 스릴러로써는 더할나위 없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일 겁니다.

 

 

이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를 전혀 접하지 않고 감상을 시작했는데요, 중간부분 즈음에 도데체 어떻게 영화를 마무리지을려고 하는거지 싶은 의구심이 잠깐 들었을 뿐 쉴새없이 긴장감을 이어나가는 비교적 훌륭한 연출력이 돋보였어요.

성동일 배우의 연기는 물론 훌륭하기는 하지만 기존의 연기패턴과 유사해서 역할만 바꿔 놓은것 같았고, 채수빈 배우 또한 극중 비중이 상당함에도 그닥 눈에 확 띄는 연기장면이 기억나지 않는 반면...

하정우배우와 여진구 배우의 불꽃 튀는 연기대결은 가히 칭찬할 만 합니다. 특히나, 여진구 배우의 카리스마는 이 영화가 힘을 잃지 않고 끝을 향해 달려가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네요. 여진구 배우, 정말 연기력 지렸구요... 입덕 계기가 되어 앞으로도 열심히 응원하게 될거 같네요.

1970년대의 삶을 돌이켜보면, 비행기란 건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는 거리가 먼 교통수단이었죠. 이 영화의 중심스토리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게 정말 가슴 뭉클한데요, 보기 드물게 훌륭한 직업의식과 자기희생정신의 주인공 캐릭터 때문이지요. 현재의 한국 정치권에 이런 분들이 몇 분만 계셨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 건 왜 일까요...

 

 

영화의 뒷맛이 그럭저럭 깔끔한 건, 영화 속에서 흔히 등장하는 극단 이기주의자 빌런이 없었고 고구마 같은 억지춘향 신파장면이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말 그대로 온 몸을 던져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희생을 자처하는 부기장의 노력이 실화라는 걸 알았을때, 그의 아내가 비보를 전해듣고 오열하는 장면에서 같이 울지 않을수 없었죠. 불시착에 어렵게 성공한 뒤 서서히 생명의 빛이 꺼져가는 모습을 클로즈업 할때, "제발...제발...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를..."하고 바랬었는데 말이죠.

하이재킹을 시도하는 여진구 배우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더 처절합니다. 아직도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레드컴플렉스가 극심했을 70년대에 자신들의 치졸한 출세욕으로 타인의 삶을 유린하는 버러지같은 인간들이 설쳐대는 시대의 슬픈 희생자였으니까요. 하지만, 반세기가 넘게 흐른 지금이라고 이런 일들이 사라졌을까요?

지금 한국을 뒤덮고 있는 온갖 의혹들을 조금만 관심있게 들여다보면, 한국정치권에서 유영하고 있는 인간들의 면면을 조금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과연 인간이란게 악한 존재는 아닌지 한국사회에 정의와 공정이란 상식이 자리잡을수나 있는 건지 회의가 들지 않을수 없습니다.

 

 

아무리 도덕적해이가 만연하고 돈만이 지상최고의 가치인 세상이라고 하지만, 주어진 공적 권력을 사유화하는것이 관행이었다고는 하지만, 의도치 않았건 의도했건 타인에게 준 피해에 대해 애써 눈감고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사회... 눈만 뜨면 이런 인간들의 모습을 온갖 미디어를 통해 바라보며 간접학습을 하고 있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아무리 손가락질 받아도 뻔뻔하게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이 당연한 대처가 되어버린 파렴치함이 낯설지 않은 세상...

"너의 그 알량한 휴머니즘때문에 피눈물을 흘릴 수천명의 고통을 잊지말라..."고 했던 상관의 충고를 뼈에 새긴 듯, 스스로를 불태워 승객의 안전을 추구했던 부기장의 헌신을 바라보며, 범죄도시 시리즈물에서 악당들을 때려잡는 괴물형사의 속시원한 복수를 즐기듯 대리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는 건 아닐지... 얼마나 현실이 부박하면, 영화를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껴야하는 시절이 된 걸까요... 한 줌도 안되는 인간군상들에 의해 서서히 망가져가는 한국사회의 면면들이 안타까운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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