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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영화 <보이저스>를 보고 난 후 단상...

by 차니워니 2021.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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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영화 <보이져스>라는 신작을 보고 나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 끄적끄적해 봅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2063년 오염될데까지 오염된 지구를 떠나 인류의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가는 86년이 걸리는 우주항해기간이라는 영화속 설정을 통해 몇가지 철학적 주제를 던져주는 오락영화였지요.

 

우리 삶의 목적은 진정 무엇일까요?

인간은 선한 존재일까요 악한 존재일까요?

 

오래되고도 일견 고지식한 이 같은 철학적 질문에 대해 속 시원하게 답해줄 사람은 아마도 별로 없을겁니다.

목소리를 높여 확신에 찬 말투로 정답을 외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개똥철학자이거나 사이비교주이지 않을까요?

 

하지만, 세상사에 시달리고 뜻하지 않은 괴로운 일들에 생채기가 여기저기 상흔으로 남을 때 즈음이면...

누구나 이런 질문을 한번 쯤은 던지게 될겁니다.

그리고 각자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그것이 정답이라고 여기며 남은 생을 살아가겠죠.

거창한 말로 '삶의 가치관'이라고 하는 것 말예요.

 

 

누군가는 행운을 거머쥐었을 뿐이라고 폄훼하기도 하지만, 흔히 세상 속에서 모든 이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성공한 이들은 대부분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가치관을 지니고 집요하리만치 자신의 삶에 몰두하지요.

자칫 꼰대라고 불리울까봐서인지, 그들은 자신의 신념을 잘 드러내려 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마치 높은 단상위에 올라가 투덜대는 학생들을 세워놓고 20~30분씩 훈화말씀을 하던 교장선생님처럼, 한 때는 자신의 성공비결을 겸손을 가장해 대중에게 주저리주저리 얘기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말이죠.

 

요즘 시대는 죽어라 애를 써도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주어지지 않을수도 있는 시대가 맞는 것 같긴합니다. 누구도 "노력해~!! 네가 그만큼 애쓰고 노력하지 않아서 그 모양 그꼴이야~!!"라고 욕할 수 없다는 얘기죠.

 

 

고인이 된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지시한 어려운 일을 이뤄내지 못한 직원을 다그치며 그랬다죠.

"임자, 해 보기는 해 봤어?"

무일푼에서 어마어마한 대기업을 일구어낸 산 증인으로써, 자신이 어떠한 노력을 해 왔는지 과시하는 촌철살인의 독설이었죠.

정경유착을 통한 사업로비활동이 뭐 그리 큰 흠결이 아닌...

오히려 마당발 인맥과 뛰어난 사교술을 지닌 능력자 정도로 인식되던 시절인지라, 그런 일을 못하는 순진한 이들은 바보취급을 받기 십상인 시절이었죠.

마치 로또 당첨자처럼 그 순간 그 위치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는 건 쏙 빼고, 자신의 성공을 오직 자신의 능력으로만 일구어 낸 것처럼 용비어천가를 지어낸 점도 없지 않을 겁니다.

물론 평범하지 않은 뛰어난 인물이란 점 또한 결코 부인할 수 없지요...

 

서슬퍼런 군사정권 시절, 아마도 지금 젊은 세대들은 그 사회 분위기마저도 감히 상상하기 힘든 때...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기 위해 3S 정책을 폈다고 합니다.

영화(Screen) 스포츠(Sports), 그리고 섹스(Sex)...

억지로 대기업들을 압박하여 구단을 만들어 프로야구를 출범시켰고, 의도한 대로 대 흥행을 이루어냈죠.

영화와 섹스 산업의 노골적인 확장 또한 상업주의와 맞 물려 기하급수적으로 확대 생산되었고, 옛날 어르신들이 보았다면 놀라 기절초풍할 만한 일들이 순식간에 진행되었었죠.

 

 

사람들의 이목을 붙잡아두는 데는 사실 3S 만한 게 없긴 합니다.

우리네 삶의 목적이 뭔지 골치 아프게 고민해봐야 정답이 도출되는 것도 아니고, "카르페 디엠"으로 흐르는 게 통상적인 결론이 되곤 하니까요.

 

정치인들은 늘상 현재의 집권 세력이 타락하고 병들었다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설쳐댑니다.

그들을 추종하는 극렬세력들은 항상 존재해 왔구요.

하지만 복잡다단한 세상사 속에서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해도 항상 옳기만 할 수도 없고 모든 일을 해결할 수도 없지요.

 

인터넷에는 온갖 정보가 넘쳐나지만, 어느 순간부터 오염되어 믿을 수 없는 얘기들도 많습니다.

인간이 서식하는 공간은 어디나 순수함을 잃고 더럽혀지는 게 통상적인 일입니다.

게다가, 빅 데이터니 뭐니 하면서 자기편향을 심화시키는 알고리즘 때문에 인터넷으로는 균형잡힌 시각을 갖기도 힘들어져 버렸죠.

가히 가치관 혼란의 카오스 시대가 되어 버린 느낌입니다.

어떤 이는 "인터넷"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려 버렸기에, 우리 시대는 혼돈 끝에 멸망하리라고 예언합니다.

 

 

"결혼하고 애 낳고 자식들 키우면서

뭐 그렇게 사는게 인생이야..."

 

어린 시절 어떤 어른에게 들었던 말입니다.

자신이 물려받은 유전자를 후손 세대에 전해주는 것이 바로 인생의 목적이라는 얘기셨죠.

곤충이나 동식물같은 다른 생명체들과 인간이 굳이 다른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게 아니라는 얘기이구요.

하지만, 그런 미물들과 인간을 비교하는 것 자체를 마땅해 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인간만큼은 뭔가 거창한 목적 하에 태어났을 거라고 믿고 싶을 거구요....

게다가, 3포 시대가 되어버린 작금의 한국 사회 모습 속에서는 전혀 통용될 수 없는 꼰대의 가치관임에 틀림없지요.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휴일 오전...

장마가 시작되려는지 우중충한 하늘을 바라보며 이런 저런 상념에 잠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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