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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미생물 이야기] 미생물. 병원균.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염증성질환. 미생물감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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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수 조개의 세포로 구성된 다세포 생물체입니다. 학자에 따라 수 십조개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수 조이던 수 십조이던, 일단 하나 둘 셋 넷 하고 셀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선 어마어마한 숫자이지요.

그렇게나 많은 숫자의 세포들로 구성된 인체도 시작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수정란이란 단 세포에서 시작합니다. 이 수정란마저도 그 이전에는 한 개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만들어졌구요.

이러한 사실들은 레벤호크가 현미경을 개발하여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생명체들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부터 하나씩 하나씩 밝혀진 것이지요.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이하 사진 출처는 동일함.

 

지금은 전자현미경이라는 특수 장비가 있어, 상상할 수 없을만큼 작은 것들의 모습도 육안으로 볼 수 있게 재현해 냅니다. 반대 편에는 특수 망원경이 있어, 우주선에 장착하여 저 먼 우주의 모습을 찍어 보내기도 하지요.

인류의 시작은 우연히 한 곳에 모여든 여러 유기물질들이 만들어 낸 세포라는 아주 작은 단위에서부터입니다. 과학적인 연구에 의해 추려낸 합리적인 상상이죠.

 

 

실제로 원시 지구의 환경을 재현한 실험실에서 번개등의 주변요소들의 작용으로 세포를 구성하는 단백질 성분이 합성되는 과정을 재현해 내기도 했죠...

생명체라고 하면 무슨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대개는 살아 움직이는 그 무엇이 연상되시죠?

어찌됐든, 생명체 자기증식능력, 에너지변환 능력, 항상성 유지능력을 가지고 있는 유기체를 말합니다.

생명체는 생물체, 유기체 혹은 생물이라고 다른 표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무생물의 반대되는 개념이지요.

 

그럼 미생물(microorganism)은 무엇을 말할까요?

작다는 의미의 마이크로(micro)와 생물이라는 뜻의 오르가니즘(organism)을 합친 말로,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작은 크기의 생물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고등학교 때 생물시간으로 되돌아 가 볼까요?

지구상의 생물은 크게 5개로 분류합니다.  원핵생물계, 원생생물계, 진균계, 식물계 그리고 동물계 이렇게 말이죠...

여기서, 식물과 동물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군은 우리 눈으로 식별하기엔 너무 작아서 미생물군으로 분류합니다.

하지만, 일부 진균을 포함한 세균들도 엄청난 수가 모이게 되면 우리 육안으로도 군집의 모양을 볼 수 있기는 합니다. 하나 하나의 미생물들의 모양은 현미경이 아니면 볼 수 없지만요.  요즘 지구 위를 휩쓸며 전 지구인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모습도 전자현미경으로 완성한 모습이지, 우리 눈으로는 절대 볼 수 없지요.

하지만, 미생물은 분명 지구상 어디에서나 존재하고 있는 실질적인 지구의 지배자인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생물 그 속에 포함된 미생물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우리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생물에는 크게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이 3가지가 있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좀 더 세분화된 분류로 되어 있지만 미생물학자도 아닌데 굳이 그렇게까지 깊이 알 필요는 없을 거 같네요.

이 작은 미생물들은 크기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이 순서대로 커집니다.

 

각각의 미생물군 속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다양한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들이 존재하구요.

이들 미생물들도 각자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생명체들입니다. 식물과 동물들 처럼 말이죠.  이들 미생물들도 번식하고 대사활동을 하고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기본 시스템은 장착되어 있습니다.

다만,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워낙 작은 생명체이다보니 혼자서는 살아남기 힘들어 반드시 다른 생명체에 기생하여 그 생명체의 유기시스템을 이용해야 합니다.

인간세계에서는 이런 류의 사람을 '기생충같은 인간'이라고 하죠.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지구 상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인간들도 굳이 따지고 들면 식물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애써 만들어 놓은 에너지를 탈취해가는 도둑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진화해 오는 과정에서 정착을 하고 식물을 재배하거나 동물을 길들이면서 점차로 다양한 에너지원을 스스로 만들어내 온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각도를 바꾸어 들여다보면 인간이 혼자의 힘으로는 에너지를 생산해 내지는 못합니다...

단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식물을 이용할 줄 알고, 그 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들로부터 에너지를 또 다시 빼앗을 줄 아는 것 뿐이죠. 

 

그런 식의 관점에서 보자면, 식물과 동물 위에 군림하면서 그들로부터 에너지를 빼앗아 섭취하는 인간들에게서 또 에너지를 빼앗아 그것으로 번식하며 살아가는 것들이 미생물들입니다... 인간보다 한 수 위인 셈이죠...

 

인간들은 참 많은 식물과 동물들을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멸종이란 무시무시한 단어 아시죠?

인간들도 이 지구 상에서 식물과 동물 모두를 없애버린다면 자신들도 결코 생존할 수 없다는 걸 잘 압니다. 그래서, 식물과 동물을 말살하는 그런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

어느 적정선을 찾아 타협해서 같이 살아가는 지점을 찾으려고 하겠죠.

그것이 재배 사육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울지라도 말이죠.

미생물들도 마찬가지일지 모릅니다.

자신들이 기생해서 살아가야 할 지구 상의 생물들을 말살하는 일은 가능하면 피하려 하겠죠.

그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크기의 생명체가 그런 거시적인 생각까지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생명이란 신비한 현상 속에는 그런 이치가 내장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미생물 혹은 세균하면 반사적으로 '병원균'만을 연상합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미생물에는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등 등이 있습니다.  이들 미생물들은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 기생 생명체이지만 모두가 다 나쁜 병원균인 건 아닙니다.

전세나 월세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집 주인에게 기생해서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죠... 이처럼, 우리 몸에 들러붙어 우리와 함께 살면서 우리 몸에 일정한 도움을 주는 세균들도 꽤 많습니다. 이런 균들을 내재균 혹은 이익균이라고 하지요.

이익균은 모두가 세균들 중에만 있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한 면과 약간은 악한 면을 동시에 갖고 있지요. 극소수의 사람들은 지나칠 정도로 선하기도 하고, 반대로 끝없이 악하기도 합니다만...  인간의 입장에서는 세균이란 생명체도 마찬가지라고 느껴집니다.

누룩 곰팡이 효모와 같이 인간들이 길들인 극소수의 미생물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바이러스와 곰팡이들은 그리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문제를 유발하는 골치아픈 존재들이죠.

다만 조용히 숨 죽이며 사는 녀석들은 꽤 있지요.

 

하지만,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수 많은 세균들이 인간과 도움을 주고 받으며 공생하고 있습니다.

세균하면 병원균만을 떠올리는 편견으로 무장된 분들은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지 모르지만, 우리들은 수 많은 세균들을 이웃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습니다신체 어느 부위에서는 이익균인 세균들이 보디가드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지요.

아직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정말 많은 세균들이 우리 몸과 다양한 기전을 통해 수 많은 일을 하고 있을 겁니다.

 


 

두서 없지만, 이익균들의 활동 중 떠오르는 몇 가지를 적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널리 알려진 장내 이익균 유산균들은 광고등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큰 거부감이 없어진 대표적인 세균들이죠.

요즘은 장 건강을 위해 유산균 음료를 꼭 챙겨 먹는 분들도 있고, 프리바이오틱스 혹은 프로바이오틱스 등으로 장내 세균총을 관리하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실제로 이익균들이 안정적으로 장 내에 자리를 잡게되면, 대변활동도 눈에 띄게 편안해지고 소화흡수도 잘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으니까요.

한 연구에 의하면, 장내 세균총은 수 천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세균들이 모여있다고 해요.

우주의 창조주가 있다면, 수 천명이 모여사는 한국이나 수 십억의 인구가 모여살고 있는 이 지구촌의 모습도 우주에서 바라본 창조주의 눈에는 우리의 장내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너무 과장되고 기이한 표현인가요? ^^...

 

 

아시다시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은 크고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건 생명체가 '살아있음'의 또 다른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국가이던 거대 집단이던 그 그룹이 안정적이기 위해서는 대개 강력한 우두머리가 있고 그 우두머리가 리더쉽으로 현명하게 이끌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수천 종의 세균 집합소인 장내 세균총에도 이처럼 강력한 우두머리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락토박실러스라는 세균입니다. 유산균 말이죠...  이 유산균이 대장이 되어 강력하게 지배력을 행사하면, 나머지 균들은 여기에 맞추어 그냥 숨죽이며 자기 생활을 하며 사는 거지요. 그 중에는 병원균들도 일부 있겠죠...

장내 세균들은 소화흡수를 못한 식이섬유 등에서 몸에 필요한 물질들을 추가로 흡수하는 등 나름의 역할을 하면서 지낸다고 하지요.

 

인간세상과 마찬가지로, 장내세균총에서도 끊임없이 권력찬탈시도는 일어납니다.  특히나, 외부에서 새롭게 유입된 병원균(식중독 균)들은 더욱 드세게 장내세균총들을 뒤집어 놓지요... 인간들에겐 설사, 구토, 복통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겠지만...

하지만, 결국 대부분의 쿠테타는 진압이 되고 결국은 유산균의 세상이 되돌아 옵니다.

유산균과 공생관계를 맺기로 협약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다른 병원균들이 유산균의 왕좌를 꿰차는 꼴을 못 보기 때문이지요...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은 다양한 종류의 백혈구 병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자가 면역활동을 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 다르지만, 원래부터 내 몸이었던 세포들과 내 몸이 아니었던 세포를 구분하여 외부로부터 몰래 침입해 들어온 적을 괘멸시키는 공통의 목표는 꼭 같습니다.

 

 

 

혈관과 림프관을 타고 몸 구석 구석을 돌며 순찰을 하면서 수 조개에 이르는 세포들을 모두 확인하고 다닌다고 상상해 보세요...

마치 사건사고가 터지면, 바리게이트를 치고 검문검색을 하는 경찰들처럼 말이죠...

그러면 범죄자가 '나 잡아가슈~'하고 있지는 않죠?  대부분 변장을 하거나 여러가지 꼼수를 동원해 어떻게든 경찰의 눈길을 피해 도망다닐 겁니다.

그런데,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도 아닌 이익균들은 어째서 이러한 면역세포들로부터 공격을 받지 않는 걸까요?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추정컨데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겁니다. 인간 세상으로 치자면 말이죠.

상대국가에 대사관을 열어 대사직원들을 파견하면, 그 나라에서는 대사관 직원들을 특별예우하며 편의를 봐 주지요... 아마 장내 이익균들도 그런 식이지 않을까 싶군요.

 

또 다른 예로 포도상 구균이 언뜻 떠오릅니다.  사실 포도상 구균은 상당히 무서운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균의 일종입니다.  하지만, 우리 피부에는 버젓이 포도상 구균들이 기생하고 있지요...  포도상 구균 뿐 아니라 수 많은 세균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들러붙어 있습니다.  소독제나 비누로 씻어내도 잠깐일뿐, 금세 피부는 셀수 없이 많은 세균들로 뒤덮입니다.

하지만, 피부 표면에는 견고한 방어막이 있어서 세균들이 피부 안쪽으로 파고들지 못하지요.

그래서 상처가 나면 세균들이 금세 그 균열이 생긴 곳을 파고들어 곪게 만들수 있지요. 각종 염증성질환이나 감염성질환은 이처럼 병원균의 침입에 의해 발생하게 됩니다.  찢어졌을 때, 꽤매는 봉합수술을 하는 이유도 파열된 방어막을 원상복구 해주는 과정입니다.

어찌됐든 피부에 살면서도 별다른 문제를 안 일으키던 포도상 구균이 피부가 아닌 점막부위로 가게 되면 갑자기 돌변하며 무서운 병원균으로 난동을 부립니다.

항생제로 섣불리 잘못 건드려 꼭지가 돌기라도 하면 왠만히 쎈 항생제로도 콘트롤하지 못하는 변종으로 진화해 버리기도 하는 정말 무서운 놈이죠...

 

 


 

곰곰히 생각해보면, 단단한 성벽으로 보호막이 쳐져 있는 피부와는 달리 무언가를 받아들여야 하는 공간인 점막에는 늘 이익균들이 존재하는 것 같군요.

일종의 보호자처럼 말이죠...

혼자서도 충분히 세균들을 막아낼 수 있는 피부와는 달리, 부드러운 점막은 기능 수행상 딱딱한 방어막을 형성할 수가 없었고, 대신 이익균들이 점막 위에 상주하면서 다른 병원균이 들러붙지 못하도록 터줏대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입니다.

콧 속, 입속, 장 속 등 등 부드러운 점막층 어디서나 말이죠...

그래서, 항생제의 무분별한 사용은 자제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정상적으로 보호막 역할을 하던 점막의 이익균들마저 죽여버리곤 하니까요...

감기바이러스는 항생제로 죽일수가 없지요... 그런데 감기에 걸려서 기침한다고 항생제를 복용하면 오히려 이익균을 죽여 부작용이 더 커질수도 있게 됩니다.  요즘은 감기에 항생제 처방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과거에는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던 관행이었죠.

미생물들은 반드시 다 없애버려야 할 병원균들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참 장황하게 얘기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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