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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난민, 이주민...선진국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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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019년 '세계 이민의 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교회의 자세로 "환대, 보호, 증진, 통합"을 강조하셨죠. 난민과 이주민의 고통은 단지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문제이며 두려움과 냉소를 버리고 이들과 상생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프란치스코 교황

 

 

실질적인 조치로 2017년 교황청에 인간개발부를 설치하고 주교회의  가톨릭 비정부 기구와 협의하여 '난민과 이민을 위한 20가지 행동지침과 사목행동지침'을 승인했었습니다.

https://cbck.or.kr/Notice/13012872?page=80

 

[교황청 이주사목국]난민과 이민을 위한 20가지 행동 지침

한국천주교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cbck.or.kr

 

코로나 시국을 거쳐가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국은 선진국의 대열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머리띠 동여매고 주구장창 앞만 내다보고 달려온 결과, 어느 순간 그렇게도 희망하던 선진국의 요건에 충족된 상태가 되어 있었던 거죠. 하지만, 한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선진국민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선진국이라면 단순히 자국의 일만 틀어쥐고 아둥바둥 사는 상태를 벗어나 어려운 주변국들을 돌볼수 있는 여력을 지니고 실제적으로 도움을 줘야하는 국제적 지위를 갖습니다. 해방이후 6.25 전쟁을 거치면서 한국사회도 국제적으로 여러 선진국으로부터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었죠. 개구리 올챙이 시절 잊는다지만, 그건 사람의 도리는 아니겠지요.

 

 

안타깝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지금 이시각에도 여기저기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과 겹쳐서 이중고를 겪고 있겠죠. 정치적인 이유로 권력욕에 빠진 독재자들에 의해 파국으로 치닫는 나라도 있고, 엉망으로 나라를 운영해 견디지 못하고 다른 나라로 흩어지는 곳도 있죠. 인종간의 갈등도 끊이지 않고, 서로에 대한 증오는 섬찍하기 그지없습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죠. 언론에서 엄청 보도했었기 때문에 모르는 분들이 별로 없을겁니다.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기 위해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추락하는 비극적인 상황들까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죠.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잠깐 관심을 갖는 것 같다가 지금은 거의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나라는 저런 상황과 관계없음을 생각하며 행복감을 느끼는 용도 말고는 아무 의미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죠. 불과 3달도 안된 시점에 말이죠.

하지만, 지난 8월말 아프가니스탄을 극적으로 탈출한 390여명의 현지인들이 한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 당시 성공적인 탈출작전이라며 각종 언론은 대서특필했었고, 대한민국 관련업무를 했던 특별 기여자들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의리를 부각하며 선진국으로써의 체면을 차렸었죠.

 

 

이들 400여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은 진천 인재개발원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죠.

http://www.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48969

 

재정착 난민의 지역사회 적응 힘껏 도와야

지난 8월 말 아프가니스탄을 극적으로 탈출한 현지인 390명이 진천 인재개발원에서 머물고 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한민국 관련 업무를 했던 특별기여......

www.jbnews.com

 

물에 빠진 사람 구해놨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떼쓴다는 속담이 있죠. 일견 뻔뻔한 사람을 비꼬는 듯한 속담이지만, 살짝 꼬아 생각하면 대책도 없이 죽을 사람을 살려만 놓으면 어쩌란 말이냐 싶기도 합니다. 산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살아진다는 긍정적인 사고만으로 살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한 이들 400여명이 과연 한국사회에 적응해서 잘 살아갈수 있을까요? 일단 생명은 건졌으나, 추후 살아갈 길이 정말 막막한 건 아닐까요? 우리사회가 그들까지 끌어안고 고민할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실제로 인터넷 상에 "가짜난민 즉각추방, 감성팔이, 범죄 테러, 단일민족, 혼혈, 빼앗긴 일자리" 같은 표현들이 난민들과 관련하여 떠도는 용어들입니다. 이 같은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악의적 비난이 과연 극소수의 비뚤어진 심성만으로 치부할 문제인지 되돌아 보게 됩니다.

현재 한국사회는 3D 업종의 상당부분에 동남아에서 온 이주민들이 들어와 있고, 그 2세들도 만만치 않게 늘어나 있죠. 도시지역 뿐 아니라 외곽지역으로 들어갈수록 이주민들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이미 한국사회는 단일민족 운운하기에는 너무 많은 수의 타 민족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지요.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라기보다는 사회하층부를 전전하는 취약계층에 속하면서 그 2세들 또한 제대로 된 교육혜택을 못 받고 있는 경우도 있죠. 미등록 체류자가 되어 불안한 삶을 이어가는 이주민들수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이 바로 의료보험 혜택일지도 모르겠네요. 베트남과 태국 등 나라별로 이주민들이 뭉쳐서 자체적으로 상부상조식의 보험을 만들기도 하지만, 여전히 큰 수술이나 질병치료를 위해서는 재원이 턱없이 부족하죠. 일부 뜻있는 병원이나 민간지원단체들의 자원봉사로 근근히 땜방을 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를 벗어날 기미는 안 보입니다.

 

출처 : 오마이 뉴스

 

이주민에 관한 문제도 첩첩산중이지만, 난민과 관련된 문제들은 더 답답할 지경입니다. 사회적으로 난민에 관한 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죠. 난민들은 비자로 잠시 체류할수는 있지만 법률상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을 할수 없습니다. 난민신청후 6개월까지는 생계비가 선별적으로 지원되지만, 의식주를 해결하기에도 벅차고 그나마 가족이 없는 성인남자는 받기도 어렵죠. 6개월이 지난 이후에는 단순노무업등에 한정되어 취업이 가능하다고는 하나 여전히 생계가 불안정해 결국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까지 생기는 형편이라고 하네요.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이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턱없이 부족한 점은 선진국의 길목에서 꼭 고쳐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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