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8. 00:39ㆍ리뷰

무려 12부작의 시간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정주행해버린 넷플릭스 신작 <자백의 대가>는 전도연과 김고은 두 배우의 연기대결이 아주 볼만합니다. 드라마를 맥빠지게 하는 연기빌런이 없어서 무난하게 몰입할수 있었구요, 조금 요약편집해서 6부작정도로 연출했었더라면 어땠을까 싶긴 합니다.
느린템포로 두 배우의 표정연기를 담아내며 고집스럽게 물고 늘어지는 인간본성의 어두운 면들(자신을 무시하는 인간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한다거나, 자신의 잘못에 대한 죄책감보다는 타인에게 잘못을 전가하는 정신과 용어인 투사 등등)에 대한 고찰은 드라마가 끝나도 진한 여운을 남겨주네요.

몇몇 어설픈 장면들이 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한국영화나 드라마에서 고질적으로 볼 수 있는 고증부족으로 인한 것들이고 타 작품에 비해 현저히 흠을 잡을만큼은 아닙니다. 다만 의료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보기엔 코웃음을 칠만한 장면들이 자주 등장해서, 굳이 클리셰로써 저런 어설픈 시퀀스를 꼭 넣어야했나 싶긴합니다.
12부작을 거치면서 수차례 칼에 찔리면서도 잘 견뎌오던 김고은이 마지막회에 배를 찔린 뒤 사망하는 장면이랄지, 칼에 찔린 곳을 스테플러로 찝는 장면 등등... 게다가, 굳이 잔인하기 그지없는 경동맥을 흉기로 찌르는 장면은 왜 그리 많이 나오는지...

이러저러한 어설픈 클리셰들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에서 꼬집는 점들은 꽤나 곱씹을만 합니다. 진행형으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현대판 마녀사냥인 인터넷과 SNS 등 매스컴을 통한 인격살인은 가장 대표적입니다. 그 동안 무수히 많은 희생양들을 양산해왔죠. 군중들이 던진 돌에 맞아 죽은 희생자만 있을뿐 '내가 던진돌은 안 맞았을거야'라며 책임회피하는 인간들이 무책임하게 다음 마녀사냥의 대상을 향해 자신들의 죄책감을 투사해버리는 악순환을 간접적으로 묘사한 장면은 12부작 전편을 통해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우리 모두는 언론과 SNS에서 말하는 내용을 너무 비판없이 수용하곤 합니다. 그만큼 타인의 일에는 무관심하다는 얘기죠. 다들 먹고살기 퍽퍽하고 바쁘니까요. 그러면서도 자극적인 내용에는 귀를 쫑긋세우고, 주워들은 얘기들이 마치 진실인양 제3자에게 큰소리로 부풀려 얘기하기 일쑤입니다.

어느책에선가 우리나라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기에 '책을 읽고 곱씹는 과정'에 익숙치 않아서 자신의 생각을 무지성으로 내뱉는다고 한 글을 읽은적이 있는데 그 말을 돌려까기로 전해주고 싶어서 만든 드라마같기도 합니다. 자신이 믿고싶고 보고싶은 것만 보고서는 자기 멋대로 타인을 재단하고 편향적으로 치부하는 현대인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실컷 볼수 있는 드라마인 셈이지요. 마지막 편에서 설명충 등장으로 맥빠진 반전을 시도한 건 많이 아쉽지만,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 개개인의 경험과 취향에 따라 정말 다양한 감상평이 나올거 같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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