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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홈파티. 바람 불어 좋았던 날. 12년여를 가꾸어 온 시 외곽의 주택에서 지인의 간단한 홈 파티가 열렸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미뤄지고 미뤄지던 각종 모임이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여기저기서 이뤄지고 있을텐데요, 그럼에도 신규발생자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으니 이제 그 끝이 보이는 거 같기도 합니다. 손님맞이 하려고, 잔디밭이 깔끔하게 깎여 있더군요. 정원 구석구석 유실수도 종류별로 많이 심어져 있었고, 예쁜 야생화들도 종류별로 다양하게 피어 있어 눈이 즐겁더군요. 쥔장님은 넓은 공간을 단정하게 다듬느라 손님들이 오시는 동안에도 바쁘게 이것저것 손질중이십니다. 아무리 손님맞이용으로 깔끔하게 다듬는다해도, 전체를 다 한번 손대는 것만으로도 몇 시간은 훌쩍 흘러버릴거 같더군요. 여기저기 놓여 있는 화분들도 비교적 깔끔하게 닦여 있는게 여간 부지런.. 더보기
리 프레이밍(reframing)의 기술. 피곤에 쩔어 잠자리에 들었지만, 비몽사몽간에 온 몸이 쑤셔 깊은 잠을 못 이루다가 벌떡 깨어보니 출근시간이 엄청 빠듯합니다. 핸펀의 알람은 분명히 울렸건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한 두개 더 설치해 놓아야 할 것 같군요. 정신없이 바쁘게 준비해서 나갔건만, 바로 저 앞에서는 마을 버스가 떠나가버립니다. 다음 시간 버스로 전철역에 도착하니 시간의 압박이 심해져 더 허둥지둥 하게됩니다. 왠지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오늘 하루도 뭔가 심상치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아니나 다를까 급하게 서두른 탓인지 전철 계단을 내려가다 발목을 삐긋해 버립니다. 심한 건 아니지만 은근히 불편한 느낌이 있습니다. 게다가 도착한 회사빌딩은 그날따라 승강기가 고장입니다. 12층 근무처까지 불편한 발로 오.. 더보기
바위틈을 비집고 살아남는 위대한 생명력을 바라보며...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차가운 바위들만이 계절의 변화에 둔감하게 반응하고 있던 이곳... 30여미터 높이의 바위를 깎아내고 만든 공간에 세워 올린 건물 안, 햇볕이 잘 안드는 북향쪽 창문을 통해 바라본 깎여진 상처투성이 바위의 모습은 살벌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던 곳에, 어느 샌가 식물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제대로 된 흙 한줌도 없을 공간에 차곡차곡 날아온 흙들이 쌓이고, 또 그 비좁은 공간에 어느 틈엔가 나무씨앗들이 날아와 새 생명을 틔워내는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난 거였죠. 바위틈새를 연약한 뿌리들이 파고드는 모습을 상상하다보면, 눈으로 보고도 차마 믿기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여름철 한바탕 빗줄기가 쏟아지고 나면 바위틈 어디에선가는 작은 폭포수도 생겨납니다. 그 물줄기를 .. 더보기
순천만 달밤 야시장. 출렁다리. 순천 국제정원 박람회 개최 D-365 기념행사. 순천만 달밤 야시장을 잇님들 포스팅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한번도 가보지 않고 있다가, 우연히 순천소식지를 통해 알게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2023년에 10년만에 재 개최하게 되었답니다.) 기념행사를 계기로 순천만 달밤 야시장에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중간고사를 앞두고 집에서 열심히 공부 중인 막내가 있어, 혼자만 조용히 빠져 나왔지요. 야시장은 순천만정원주차장(저류지 주차장)에서 꽤나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지요. 사람들이 기념행사에 얼마나 모일까 싶었는데, 생각외로 관심이 높았어요. 사람들 몰려가는 쪽으로 따라 걷다보니, 자연스레 행사장에 도착하게 되었으니까요. 아마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처음 열게되는 대중콘써트이다보니, 열기가 그만큼 뜨거웠던 거 같아요. 6시 행사 시작이라고 했는데, 6시 10.. 더보기
동네 한 바퀴 산책길. 이젠 봄이면 으레 있으려니 싶은 송화가루 뿌려진 희뿌연 대기와 매케한 내음을 못마땅한 사람 백안시하듯 잘 마인드 컨트롤할수만 있다면, 지금 시절은 단연코 계절의 여왕이란 칭호가 아깝지 않은 시간입니다. 겨우내 스산한 나무가지들로 앙상했던 거리가 초록빛 단장을 하고 있네요. 일 년중 불과 손가락 열개로 다 꼽지 못할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덥지도 춥지도 않은 너무도 아름답고 편안한 기후의 나날들이죠. 그렇게 짧아서 더 아쉽고 좋은 시간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인지, 배달시켜도 될 쇼핑목록을 애써 적어 달래서 가방하나 들쳐매고 마트로 걸어갑니다. 그래봐야 10분거리도 안되지만, 지나는 길에 바라보는 만개한 철쭉꽃들과 이제 막 싱싱하게 피어오르는 초록빛의 여린 잎새들이 뿜어내는 싱그러움이 밖으로 밖으로 유혹하.. 더보기
철쭉이 한창 무르익은 주말 산행. 자연이 만들어낸 화사한 빛깔의 향연. 걸어 올라오기에도 조금은 힘이 드는 산길을 산악자전거로 돌아다니시는 체력 좋은 남성분도 철쭉의 매력에 흠뻑 빠져 연신 사진을 찍고 계십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색감을 발산하는 자연의 예술성은 정말 타고난 재능이라고 밖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철쭉꽃 하나하나는 우리 인간들이요, 한때 피었다가 스러지고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는 철쭉나무는 인간들이 뿌리내리고 살고 있는 지구라는 토양이지 않을까 하는 상념이 스쳐 지납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했던가요?... 자연이 만들어내는 색감은 아무리 강렬한 색일지라도 늘 포근함까지 감싸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색으로 어울릴수 없는 색감마저도 자연이기에 또한 그렇게 포용할 수 있는 거구요. 일반인들은 소화할수 없는 의상을 멋지게 표현해내는 일류모델의 포즈처럼.. 더보기
[단상] 거리두기 해제후 일상회복 첫 걸음단계...3 바닥으로 떨어졌을거란 체력에 대한 걱정도 기우였던지 어느덧 정상이 코 앞인데도 그닥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의외란 생각이 들었죠. 힘들어할 줄 알면서도 조바심으로 조금씩 몸을 움직였던 것이 그럭저럭 체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었을까요? 거리두기 해제도 어느날 갑작스레 풀어버리는 게 아니듯, 체력 회복을 위해 무의식적으로 몸이 조금씩 준비를 했던 모양입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사는 세상에서 각양각색의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는 건 오히려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서로가 열린 마음으로 상충되는 생각들에 대해 한번쯤은 고민해보고 자신의 의견과 절충점도 찾아보고 때론 과감하게 자신의 잘못됨을 인정까지 할 수 있다면 말이죠. 하지만, 작금의 한국사회에서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란 정말 희귀.. 더보기
[단상] 거리두기 해제후 일상회복 첫 걸음단계...2 등산이건 산책이건 오롯이 혼자 걷는 시간에는 참으로 많은 생각들이 끊이지 않고 명멸합니다. 코로나 후유증인지 최근 멍한 시간이 많았던, 명상 아닌 명상을 하던 때가 많았었지요. 조금만 활동하고 나면 온 몸이 물에 불어나는 솜이불같은 느낌으로 정신까지 물먹은 듯 했었거든요. 어찌됐든 이른 아침 찬 공기를 쐬며 두발로 흙을 밟고 서는 기분이 나쁠리 없습니다. 400미터도 채 되지 않는 산에 오르면서 등산스틱까지 챙긴 건 좀 오버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가져오길 잘 했다 싶은게 몇 구간의 오르막이 참으로 견딜만하게 쉬워졌기 때문이었죠. 등산스틱처럼 누군가 믿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험난한 등산코스같은 인생살이에서 참으로 듬직한 일일 겁니다. 요번 코로나시국을 지나면서 아마도 인생에 있어서 자신들과 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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