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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텐 드럭스. Ten Drugs. 토머스 헤이거/양병찬.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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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동아시아. 예스 24

 

텐 드럭스... 책 제목 한번 참~~

출판사의 센스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됩니다... 기가 막힌 어그로 전략이겠죠? ^^

 

텐(Ten)이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드럭스(Drugs)라는 지극히 콩글리쉬 발음을(미국인은 드럭스라고 하면 못 알아듣죠..)

버젓이 책 제목에 써 놓는 과감함과 지혜로움에 찬사를 보내는 바입니다...

 

엄청난 흡인력을 가진 과학책

- 뉴욕 타임스

잘 쓰인 매력 만점의 약 연대기

- 월 스트리트 저널

재미와 통찰을 겸비한 책

-북리스트

현대의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지만, 한편으로는 생동감 넘치는 책

-커커스 리뷰

유익한 정보가 넘쳐나 읽지 않고는 못 배길 책

-퍼블리셔스 위클리

 

이런 어마어마한 찬사를 받아낸 책을 번역하여 출간하면서, 책 제목을 이렇게 촌스럽게 차용하면 안 되죠...^^

Drug 는 사실 미국에서도 은근히 마약을 지칭하는 은어처럼 쓰이기도 한다는데 말예요...

약 복용을 여부를 물어볼 때는, 주로 Medication 이란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지요...

 

이 책의 저자 토마스 헤이거 세상을 바꾼 발견들을 독자들에게 적절한 리액션으로 전달하는 타고난 이야기꾼인듯 해요.

미국화학 학회 미국 국립과학 의학공학 아카데미가 최고의 과학저술을 펴낸 이에게 수여하는 상들을 수상했지요.

실험실에서 2개의 석사학위를 따기 위해 정진하다가 지루하다며 때려치우고, 과학 커뮤니케이터 프리랜서로 전향하여 폭망을 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의학 전문저널리스트로 제법 이름을 키워나가다, 다 때려치우고 본인이 제일 잘 한다고 생각하는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해요.

 

번역을 하신 양병찬 약사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중앙대학교 약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해 약사로 일하고 있구요...

 

이 책이 발간된 것은 지난 11월말에 우연히 약 관련 소식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었죠.

cm.asiae.co.kr/article/2020112014330550650관련 기사. [최대열의 體讀] 병주고 약주고…몰랐던 진실

 

[최대열의 體讀] 병주고 약주고…몰랐던 진실

세상에 등장한 지 1년도 채 안 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어림 계산으로 지금까지 하루 17만명 이상, 분당 120명 이상을 감염시켰다. 북반구 중심으로 지난 봄보다 확산 규모가

www.asiae.co.kr

 

책을 사서 바로 읽어보려다가 비슷한 류의 책들도 사 놓은 채 아직 못 읽고 있는 것들이 있다는 생각에 미치자 참았었던 기억도 납니다...^^

손 때를 별로 타지 않은 깨끗한 상태로 신간코너에 꽂혀 있는 걸 보고, 반가운 마음에 냉큼 집어들었죠...^^

인류의 역사를 바꾼 가장 지적인 약 10가지는 과연 무엇일까요?... 목차를 훓어보니 바로 답을 알려주지 않았네요... 이런 이야기꾼 같으니라구 ^^...

 

목차

서곡_ 5만 개의 알약

 

1장 기쁨을 주는 식물

2장 레이디 메리의 괴물

3장 미키핀

4장 헤로인 전성시대

5장 마법의 탄환

6장 지구상의 마지막 미개척지

 

간주곡_ 황금기

 

7장 섹스, 피임약, 그리고 비아그라

8장 요술반지

9장 나의 개인적 판단

10장 혈액의 완성

 

피날레_ 신약개발의 미래

 

10개 각 장의 제목만 보고, 무슨 약인지 몇 개나 맞추실거 같아요? ^^... 아마도 이름이 공개되어 있는 3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7개중 2개 이상만 맞춘다고 해도 아마 이 분야에 종사하고 계시거나 상당한 지식의 소유자일겁니다...

5만 개의 알약이란 제목의 서곡부터 문장력이 심상치 않습니다...물론 번역도 맛깔나게 잘 했지요...  5만 개의 알약이란 미국인들이 평생 먹는 알약의 평균 갯수이고, 많이 낮춰 잡은 거라고 주장하지요.

하지만, 놀랍게도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약 값이 싸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약회사로 흘러들어가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을 가히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약(drug)이란 단어가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옛말에서 유래했는데, 원래는 약초를 건조하는 데 쓰던 통을 지칭하는 말이었다고 하는군요... 오늘날 의약계는 1만가지 이상의 약물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는데, 지칠줄 모르는 인간의 도전정신은 지금도 신약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애쓰고 있지요...

 

@thoughtcatalog/unsplash

 

이 책은 약물의 역사 뿐 아니라, 약물을 취급하는 사회의 방식에도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1938년만 해도 제약사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약들을 아무런 제약도 없이 시장에 내 놓았다고 합니다. 요즘같으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인간들이 개발해 낸 수많은 약들에 의해 평균수명은 매년 2개월씩 연장되어 이젠 백세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매년 6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합법 혹은 불법적인 약물투약으로 사망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지요.

백신과 항생제는 유행 전염병을 물리치는 위대한 전사로써, 우리의 사회문화를 바꾸는 데 일조를 한 일등공신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약물의 역사를 조금만 세심하고 연구하며 들여다보면 상당부분 오류, 사고 또는 행운에 기대어 우연히 발견되어 이름값을 드 높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흔히 약 개발의 역사를 다룬 다른 책들처럼 세상을 뒤 흔든 유명 약물개발사건들은 다루지 않았고, 일반인들의 눈 높이에 맞춰 약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썼다고 주장해요...딱딱한 내용들을 레퍼런스를 달아 기술하는 기존의 약물전문서적과는 결을 달리하겠다는 작가의 의지이기도 해요.

 

@schluditsch/unsplash

 

코로나19의 퇴치를 위해 많은 제약회사들이 불철주야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겠지요... 천문학적인 개발비용도 약물개발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순식간에 상쇄되고도 엄청난 수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지요...

그렇게 개발된 치료제들은 대부분 양면성을 가지고 있지요...예외없이 뛰어난 효과 뒤에 잠재적으로 위험한 부작용을 숨기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텐 드럭스'라는 제목의 책이지만, 엄밀하게 따지자면 10여개의 약물을 다룹니다.

한 장에 한개의 약물을 다루기도 하지만, 어떤 장에서는 관련 약들을 다루다보니 몇 개의 약물이 등장하기 때문이지요.

 

가장 흥미로운 소재라는 걸 부인하기 힘든 마약을 소재로 책의 첫장을 시작한 것도, 초반에 독자의 관심을 확 틀어잡기 위한 이야기꾼의 계산이 깔려있을 겁니다.

마약에 대해서는 저도 여러 검색을 통해 정보를 그러모아 포스팅을 한번 한 적이 있었죠.

windownine.tistory.com/117

 

아편.모르핀.헤로인.옥시코돈.마약류 진통제.

고통 속에서 원하는 것은 단 한가지 고통이 멈추는 것 뿐이다. 육체의 고통보다 더 견딜수 없는 것은 없다. 고통 앞에서는 영웅이 따로 없다. . 조지 오웰. George Orwell 인류문명의 발상지인티그리

windownine.tistory.com

 

마약 개발의 역사보다는 저자 본인이 예고한대로 비하인드 스토리나 스토리텔링에 가까운 이야기들로 챕터를 채워나갑니다... 본인의 설레발과는 달리 어떤 부분은 꽤 복잡하기도 해서 무시하고 쓱 읽어나가야 할 때도 있지요...

책 내용은 약의 역사를 다룬 다른 책들에서 한번 쯤 접했던 이야기들이 꽤 많이 등장하는데, 훨씬 세세하고 다양한 변주가 실려있어 비교적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지요.

서문에서의 큰소리와는 달리, 토마스 헤이거도 결국은 약의 역사 그 큰 줄거리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좀 더 재미있고 다양한 일화들을 작가적 작화능력으로 맛깔나게 풀어낸 것 뿐이니까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약물에 대한 지식을 갈구하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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