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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이제라도 삶을 고쳐 쓸 수 있다면. 이관호 지음. 웨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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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웨일북. 예스 24. 202년 9월 출간.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철학은 무엇일까요?

동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 한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고 있으며 어떤 삶을 꿈꾸며 사는 걸까요? 당연 천차만별 각양각색이겠죠? ^^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고 끊임없는 고민을 합니다. 수천 년 전의 사람들에게도 이런 문제는 동일하게 있어 왔을 겁니다. 그건 기록이 증명하고 있는 것이구요...

 

계몽이 덜 되었건, 교육을 아무리 풍부하게 받았던 간에... 일과 자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아무런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런 고민들에 대한 정확한 해답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찾았다고 '유레카'를 외쳤던 그 대답이 시간이 지나고보니 터무니 없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지요...

 

겉으로 티가 나지 않을 뿐, 우리는 모두 저 마다 짊어질 수 있는 무게만큼의 고민과 갈등을 이고지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또 다른 면에서 평가하자면 각자 자기 만의 색깔을 지닌 철학자이기도 합니다...

 

철학자라고 뭐 태어날 때부터 이마에 써 붙이고 태어난 사람이 있나요?...

삶에 대해 고민하고 사색하고 정답을 탐색해 가는 그 과정이 바로 철학의 과정 아니겠습니까...

 

@gustavolanes/unsplash

 

몇 년전, 한국사회에 인문학 열풍이 불었던 때가 있었죠.

대기업 총수를 비롯, 사회저명 인사들이 인문학 수업을 비싼 강의료를 지불해가며 금쪽같은 시간을 할애해 듣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반인들도 크게 영향을 받았던 거지요...

사회지도층의 일거수 일투족은 그만큼 파급효과가 엄청나니까요...

 

그로부터 온갖 자기계발서들이 인문학의 가면을 쓰고 광풍을 만들어가며 서점가를 점령했었지요...본시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빈 껍데기들이 속빈 강정같은 쓰레기 인문학 책들 몇 권 읽는다고 인생이 바뀔리는 만무하지요. 입담좋은 사기꾼들의 번지르르 한 말에 넘어가 뇌피셜 오지게 돌리고 나서 한 순간 뭔가를 이뤄보겠다는 열망에 타 올랐다면... 그만큼이 바로 책 값이겠죠...

 

사실 이 책도 입담 좋은 철학가들의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하지만, 속빈 강정이 아니라 제법 충실하게 내용을 담아 보기좋게 다듬어 놓은 철학개요서같은 책이지요.

 

아까 얘기했듯이, 책 한 두 권이 사람의 인생을 뒤바꾸어 놓는다는 말은 사기에 가깝습니다. 제가 보기엔, 책 한 권 읽고 인생이 바뀐 분은 그 책이 없어도 조만간 인생이 바뀔 분이었다고 봅니다. 책은 단순히 더 빨리 그 시기가 오도록 방아쇠 역할을 했을 뿐이구요... 말 그대로 준비되어 있는 자만이 행운을 거머쥘 수 있는 것이지요...

 

철학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아마 고대부터 현시대까지의 유명철학자들의 책을 한번 쯤은 접해 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그 분들의 난해하고도 애매모호한 사고방식들에 대해 허를 내 둘렀을 테지요...

 

전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철저한 자기만족을 위해서 책을 쓴 것이 아니라면... 타인에게 자신의 철학적 사고의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 쓴 것이라면...

'도데체 왜 이렇게 어렵게 쓴 것일까?' 하는 점입니다...

 

@dustinjsph/unsplash

 

제가 어렸을 때 이런 일이 있었읍니다.

한 때나마 관심을 가졌던 성경이야기들 중에 어린 나이에 고민해봐도 도저히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너무도 많더랬지요...사랑이신 하느님이 어찌하여 자기 백성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수백 수천의 사람들을 때려 죽이도록 만들고, 자기 말을 듣지 않았다고 몰살을 시키는지 말이죠...

구약부분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게 한 둘이 아니었죠...

처음 한 두번은 정성껏 설명을 해주시던 목사님의 말씀이 점점 창조주의 권능을 들먹이며 인간의 지혜로는 이해할 수 없다고 질문을 찍어누르더니 결국은 그런 의심을 갖는 마음이 악마가 스며들어온 것이라는 겁박으로 변해가는 걸 목도하게 되었죠...

너무너무 무서웠고 충격적이어서 그만 그런 의심을 닫아버리고 말았죠.

정확히 세뇌라는 과정을 밟은 거죠.

 

나이가 들고 보니, 이런 저런 경험이 쌓이고 세상보는 눈이 어린 시절보다는 넓어졌지요.

그래도, 아직은 저보다 더 넓고 깊은 식견을 지닌 분들이 산처럼 쌓여 있기에 그 분들의 가르침을 배우기 위해 틈나는 대로 책을 읽어왔고 그런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요.

 

그러다보니 분명한 사실 하나는 ...

어느 분야에 통달한 분일수록 설명이 쉽고 뼈 때리는 망치같은 그런 명쾌함이 있다는 거지요...

알량한 지식팔이들이 쓴 책들은 횡설수설...

여기저기서 수집한 정보를 짜집기해서 아마 본인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는 게 분명합니다.

 

그게 바로 논문으로 치면 표절이라는 거겠지요... 논문표절을 비난하는 이유가 바로 그 자격을 받을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자가 석사나 박사학위를 따내어 꼴갑을 떠는 것 때문이겠죠...

 

한편의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수 백편의 유사 논문을 검토하고 연구합니다.

그러다가 자기가 연구하는 분야에 꼭 필요한 부분은 인용해서 쓰고 출처를 분명하게 밝히지요... 자신의 연구주제에 대한 자신만의 결론에 도달하기까지는 이전까지 검증 받았던 저자들의 논문이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셈이죠...

 

그리하여 충분히 설득력있고 입증가능한 결론에 도달한 논문들은 비로소 통과되고, 그렇지 못한 논문들은 퇴짜를 맞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제대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짜가들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유명 철학자들의 책이 너무도 어렵고 까탈스럽다는 얘기를 하려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져 버렸네요... 그렇다고 철학자들이 '짜가'라는 주장으로 귀납되어 버리면 제가 헛소리를 하고 있는 셈이 되어 버립니다.^^...아마도 옛날 철학자들을 적절한 글쓰기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이지 않을까 싶네요..

 

@kylilk/unsplash

 

이 책은 30개의 주옥같은 철학적 교훈들 동서양의 유명철학자들로부터 인용해서, 일반인들의 눈 높이에 맞춰 설명한 일종의 철학 해설서와 같습니다.

저자 이관호씨는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네요...

 

철학자의 내공으로 과거를 되찾고 미래를 고친다는 다소 거창한 주제를 표방하지만, 그 정도의 위력적인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적절한 답을 제시해서 쉽고 충분히 수긍이 갈 만한 해석들을 해 놓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권의 책은 망치와 같이 기존관념을 깨뜨리지 않는다면 읽을 가치가 없다."고 어떤 유명인이 얘기했었죠...

 

그런 좋은 책을 만나는 일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니지만,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사람에게 기회가 오듯 수 많은 책들을 접하는 이에게 그 흔하지 않은 일도 생기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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