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첫날도 정신없이 지나가고, 벌써 오늘도 절반이상 훌쩍 흘렀네요...
갈수록 세월의 흐름이 하류로 갈수록 빨라지는 것처럼
속도감이 세어지는 듯 느껴집니다.
도서관의 대출이력을 살펴보면, 조금 있으면 2,000권을 돌파할 것 같군요... 대출만 하고 완독하지 못한 책들이 절반 이상이 될 것을 어림잡으면 대략 천 권이상은 읽은 셈인데요... 중간에 띄엄띄엄 쉬었던 시기를 빼면 거의 10여년은 훌쩍 넘는 시간동안 참 꾸준히도 독서 마라톤을 이어왔던 셈입니다.
어느덧 습관처럼 굳어진 도서관에서의 책 반납과 대출과정은 어찌보면 제게는 매일 챙겨먹는 삼시세끼나 다름없습니다. 매일 먹는 식사가 때로는 지겨울 때가 있지만, 늘 새로운 기대감이 생기듯... 독서마라톤도 마찬가지이네요...
2021년 첫 도서관 방문...^^
지난 밤에 흩뿌린 눈이 응달진 곳에서는 녹지 않아 아침햇살을 받아 모두 녹아 없어져 버린 주차장 부분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흔히 비유적인 표현으로, '사회의 그늘진 곳'이란 말을 쓰곤 하는데 역시 그늘진 곳은 춥고 힘들지요...
차량과 사람들의 의도하지 않은 움직임이 눈위에 찍어낸 흔적들은 마치 전위예술과 같아 보입니다.
잭슨 플록의 '액션 페인팅' 같은 비 재현성의 상징기호들을 한 동안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blog.naver.com/windownine/221803961638
잭슨 플록
잭슨 플록 (Paul Jackson Pollock : 1912~1956)은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화가로써 3류로 무시받던 미국 ...
blog.naver.com
점심 때의 따스한 햇살이 겨울의 느낌을 많이 줄여줍니다... 올 들어 최고로 춥다고 하는데, 바람이 잦아들어서인지 바깥 날씨도 그럭저럭 견딜만 하네요...
그러고보니, 몇 년동안 좀처럼 얼지 않았던 호수의 물도 살얼음이 살짝 형성되어 있네요...
호수 도서관의 겨울 풍경호수 도서관의 겨울 풍경
마침, 도서관 주변에는 정말 작은 미술관이 하나 있습니다... 작가의 작품 십여 점 정도를 전시해 놓곤 하는데, 때론 맘에 쏙 드는 작품이 보이기도 해서 도서관에 들를 때마다 꼭 한번 찾게 되지요.
오늘은 밝은 낮에 찾아갔더니, 정말 커튼으로 가려져 있네요... 해지면 열리는 미술관이거든요...
구멍을 통해 요리조리 전시된 작품을 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합니다... 구멍으로 몰래 들여다 보는 느낌? ^^
한 겨울에 피어 있는 이 노란 꽃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네요... 왠지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느껴집니다... 겨울에 피는 꽃은 동백 뿐이라 알고 있었는데 말이죠...^^
날이 쌀쌀해서인지, 한 겨울 치고는 바람도 그리 심하게 불지 않는 한 낮인데도 평소같으면 북적대는 산책코스에 사람들 모습이 드뭅니다...
산책길 아래를 내려다보니, 어느 시절에 잘려나갔는지 나무의 나이테 모습이 횡덩그레 보이네요... 저렇게 잘리워진 나무들이 바로 위 펜스의 나무로 쓰여졌을까요?...
바로 한 치 옆에서는 잘 살고 있는데, 왜 나만 잘려나가야 하는거냐고 억울함을 호소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호수 겨울 풍경호수 겨울 풍경
잠시 호수가에 서서 잔잔한 물결의 흐름과 기묘하게 만들어지는 잔 물결ㅇ의 모양들을 바라보며 멍을 때리고 있었습니다... 요즘따라 멍한 순간들을 자주 갖게 되네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저 초록빛 호수안에도 이루 셀수 없이 많은 생명체들이 각자의 삶을 살고 있겠죠? ^^
산책로 옆에는 정말 조그마한 둔덕이 있어 그 곳에 또 다른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답니다. 굳이 이렇게 많은 손길을 줘야 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다듬고 고쳐 놓았지요...
숲 속에서는 한 겨울에 무슨 일들을 벌이는지 까마귀들과 까치들의 울음 소리가 끊이지 않네요... 아까부터 까마귀 한쌍이 계속 밀당을 벌이고 있는 중이구요...
사랑의 열정이 식어버렸는지, 낯선 이성과 만나고 사귀고 결혼하는 그 모든 과정이 참으로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자신을 받아줄 반쪽을 찾는 일이 때론 얼마나 지난하게 힘든 일일수 있을지...
도서관 옆 나즈막한 둔덕 산책길..도서관 옆 나즈막한 둔덕 산책길..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를 흉조로 까치를 길조로 여겼죠... 그런 고정관념이 깊숙히 박혀 있는 중년세대로써, 아직까지도 그런 미신적인 믿음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어떤 면에서, 인간의 믿음이란 게 참 우습기도 합니다... 똑 같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를 자신들의 기준으로 좋고 나쁨으로 가르다니요...
오늘처럼 까치와 까마귀가 한꺼번에 눈 앞에서 날아다니는 것을 본 날은 어떤 해석을 내려야 할까요? ^^...
도서관 출입은 물론 체온측정과 QR코드 찍기 후에 가능합니다... 기계와 대화하실 분만 지하로 가시라는 유머성 멘트는 볼 때마다 가벼운 미소를 짓게 합니다...고지식해(?) 보이는 도서관 직원들에게서 저런 아이디어가? ^^... 직원분들로부터 비난의 소리가 들리는 듯 하군요... 죄송합니다...제 편견이 지나쳤네요..
책을 사랑하는 분들이 엄청 많은 나라는 아니지만, 그래도 적지는 않을 거라 생각해요...
오늘도 도서관에는 책을 빌리러 오신 분들이 몇 분... 서가 사이를 왔다 갔다 하시고 컴퓨터 앞에서 무언가를 검색하고 계시네요...
오늘따라 유난히도 맘에 드는 책들이 많아 대출기간 내에 다 읽으려면 정말 정말 열심히 독파해내야 할 만큼의 분량을 챙겨오고 말았네요... 부페에 가면 적절한 양의 식사를 잘 못하는 것과 같이, 이렇게 재미나게 보이는 책들이 많은 날은 아무래도 욕심을 내게 되지요...
한 가득 책을 대출해서 돌아오는 길은 정말 뿌듯하기 그지 없습니다...
자, 오늘부터 2021년의 독서마라톤을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해 봐야 겠네요~~
'책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텐 드럭스. Ten Drugs. 토머스 헤이거/양병찬. 동아시아. (4) | 2021.01.07 |
---|---|
적게 벌고 행복할 수 있을까1,2. 이보람 (14) | 2021.01.05 |
히포크라테스 미술관. 박광혁. 어바웃어북. (23) | 2020.12.10 |
인간 없는 세상. 앨런 와이즈먼/이한중. RHK (35) | 2020.11.24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 겠다. 정현제(페리테일).넥서스 BOOKS. (21) | 2020.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