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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보는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해주는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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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525만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오랜만에 본 로드무비(여러 인간군상들을 만나면서 서서히 성장해 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하는 편이죠...^^)로 레트로감성에 젖어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에 대해 이런저런 검색을 해보게 되었죠.

 

출처 : 네이버 영화. 이하 출처는 동일합니다.

 

<스즈메의 문단속> 이 영화는 <너의 이름은>을 본 뒤 일본애니 덕후까지는 아니어도 그에 준하는 정도의 애착을 보이는 애들이 영화개봉과 함께 계속 보러가자고 졸라대서 엉겁결에 갔었던 거였답니다. 사실 <너의 이름은>을 볼때 너무 피곤했던 나머지 거의 절반을 졸면서 본 덕(?)에 도데체 뭔 서사인지 이해를 하지 못한데다 일본애니풍에 익숙하지 않아 일본애니영화에 큰 관심도 없던 때여서 애들이 왜 열광하는지 시큰둥 했었고 이후에도 별 관심이 없었더랬죠.

 

 

최근 읽고 있는 위근우 저작 <뾰족한 마음>은 상당수 사람들이 'K-컬쳐'를 연호하며 국뽕에 차 있는 이 시기에 조금 거칠게 표현하자면 k-드라마/영화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지적질을 하는' 내용의 에세이입니다.

초반내용들은 최근 넷플릭스에서 히트쳤던 K-드라마들에 대한 딴지성 글들이었는데, <오징어 게임>, <인간 수업>, <지옥> 등 이미 봤던 내용들에 대한 글들이어서 드라마를 보면서 스스로도 생각했었던 면들을 다른 누군가도 똑같이 느꼈었구나 싶은 마음도 있으면서 잘 나가는 이에 대한 괜한 시비같은 쪼잔함은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죠.

평론가들의 말이란 게 듣기에 따라서 독이 되기도 하고 때론 따끔한 일침도 될 수 있겠지만, 예전처럼 평론가들의 위상이 작품의 흥행을 좌지우지하던 시대는 아닌것 같기는 합니다만... 바둑을 두는 분들의 치열하고 처절한 전투 뒤에서 한가롭게 훈수질 하시는 분들의 여유로움이랄까, 뭐 평론가들의 독설을 그런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는 듯 하구요.


<스즈메의 문단속> 장면들

 

 

하여간 누군가는 킬링타임용으로 즐기는 드라마마저도 온갖 서사와 개연성 그리고 문화적 의의까지 들먹이며 평가질을 하는 것도 참 피곤할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그런 타인들의 생각을 읽어보는 재미도 그리 적지는 않았던 듯 합니다. 하여간 남들 뒷담화는 재미가 쏠쏠하니까요...

다만 가독성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서, 꽤나 뻑뻑한 느낌이 드는 건 저자의 필력이 조금 약해서인 듯 느껴지고 너무 식자연하는 건 아닌지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그러면서 문득 누군가는 힘들이고 공들여 만든 작품인데 우리들은 너무 쉽게 이러쿵 저러쿵 평가하는 건 아닐까 내지는 너무 성의없이 건성건성 보는 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실제로 쓰레기같은 작품을 내 놓은 경우는 대부분 시장에서 알아서 퇴출되어 버리긴 하더군요...간혹 이해할수 없는 현상들도 나타나긴 하지만요...

 

<스즈메의 문단속> 중 한 장면

 

 

하여간, <너의 이름은>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죠. 이 작품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 애니메이션의 첫 작품이었고, 작가의 작품관에 대해 어느 정도 검색을 통해 사전정보를 더 알게 된 후라 그런지 다시 본 <너의 이름은>은 영화의 느낌이나 결이 예전 극장에서 본 것과는 완전히 다르더군요.

 

 

<스즈메의 문단속>도 가끔은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규모의 화려한 그래픽이 나오긴 했었지만, 기대를 잔뜩 해서인지 생각보다 색감이나 화면구성들이 조금은 실망스러웠고 남주 대신 뜬금없이 영화의 절반 이상을 다리가 하나 없는 의자가 주연배우로 활동(?)한다는 게 조금...^^

 

<스즈메의 문단속>의 한 장면. 의자의 다리가 3개인거 보이시죠? ^^

 

하지만, 이 영화를 계기로 다시 찾아본 <너의 이름은>은 왜 그렇게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게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여실하게 느끼게 해 줍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자연재해로 트라우마를 입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쪽에 방점을 찍었다면, <너의 이름은>은 뭐라 한마디로 딱 찝어 말하기 힘든 마스터피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아우라와 매력이 충만한 작품이었죠.

 

<너의 이름은> 장면들

 

깔끔한 편집과 흠잡을데 없는 스토리 라인, 거기에 황홀할만큼 아름다운 색채의 향연... 이 모든 것이 찰떡궁합이 되어 몇 번을 봐도 새롭게 보여지는 마력의 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하지 않은 코믹요소와 절제된 대사들, 게다가 상당한 개연성(꿈꾸고 일어나면 꿈의 내용이 시시각각 휘발되어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을 연상시키는 장면들...)을 수반한데다 몇몇 씬에서의 찐한 갬성충만 포인트들은 정말 이 작품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만들죠.

 

 

<너의 이름은> 한 장면

 

<너의 이름은>을 보고나니,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의 정서를 잘 녹여 낸 애니메이션 한 편 나와줬으면 싶던데요... 꽤 많은 수의 노벨상 문학상 수상자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 단 한명의 수상자도 없는 우리나라의 문학계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정말 강추드리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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