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 제4화부터는 그 동안 짬짬이 등장하며 선 보였던 주연급 조연 등장인물들이 본격적으로 얽히고 설키면서 옴니버스식 스토리라인을 구축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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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주(노윤서 분)와 정현(배현성 분)은 각자 외아버지 (박지환, 방호식) 밑에서 자란 전교 1,2 등을 하는 아들과 딸의 이름이지요. 박지환과 방호식은 한 때 서로 호형호제하면서 둘도 없는 사이로 지냈지만(주로 박지환이 방호식을 챙겨주고 보호해주는 것 같습니다만...), 무슨 일인가를 계기로 철천지 원수처럼 지내는 사이지만 (나중에 이 계기가 되었던 일을 알게되면서 화해의 물꼬가 트이게 되지요.), 각자의 아들과 딸만큼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로 여기며 살고 있었죠.
현의 아빠는 전직 조폭 출신으로, 깡패짓꺼리 하는 것만 어머니에게 보여주다 면전에서 아들을 말리다가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것을 계기로 손을 씻고 시장통에서 순대국을 팔며 (여전히 불량기 가득하게 껄렁껄렁 합니다만...)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습니다. 아들을 소중히 생각하는 맘과는 달리 겉으로 표현되는 모습은 늘 거칠기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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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의 아빠는 유순한 성격과는 달리 한때 도박에 빠져서 패가망신한 경우(아내가 참지 못하고 아이와 남편을 버리고 가출을 해 버리죠...)로 지은 죄가 있어 딸에게 쩔쩔매는 상황이구요.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니고, 두 철천지 웬수같은 앙숙 사이인 두 남자의 자녀들이 눈이 맞아 고3인데 덜컥 임신을 해버립니다.
영주는 처음엔 현실적으로 판단하여 낙태를 결심하지만, 의외로 현은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아기를 낳아서 키우기를 희망하지요. 우여곡절끝에 영주는 현의 모습에 감동을 받고 아기를 낳아 키우기로 결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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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 고등학생인 두 남녀의 앳되고 철없어 보이는 모습이 세인들의 눈에 탐탁치 않을껀 불보듯 뻔한 노릇... 앞길이 창창한 애들이 애만 덜컥 낳아놓으면 어쩌자는 건지... 뭐 그런 생각을 안 할수가 없더군요.
결국은 임신사실이 드러나고, 양가 아버지들은 노발대발 난리부르스를 피우고...
이어지는 가출과 가정폭력...
파국으로 치닫을수 밖에 없는 답답한 상황에서, 의외로 해결책은 소리없이 찾아옵니다. 뾰쪽하게 날을 세워 상대의 아픔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상처주는 말과 행동을 주고 받을 때에는 문제해결의 기미가 단 한치의 틈도 보이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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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걸음 물러나 상대에게 사과하며 진심으로 미안함을 전하는 순간 그렇게도 견고해보이던 방어벽들이 스르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긴 시간동안 차곡차곡 쌓아올린 답답하고 힘들었던 감정의 벽을 깨뜨리며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순간이죠. 인간의 감정을 노련하게 다룰줄 아는 노회한 드라마작가의 필력이 새삼 느껴졌지요.
다른 에피소드를 간간히 다루면서 5회차 분량으로 진행되는 청소년 임신문제와 결손가정 문제에 대한 작가적 해법은 단순한 면이 있긴 하지만, 드라마를 통해 전해지는 것들은 의외로 깊고 묵직한 철학적 고뇌들을 유발합니다.
아무 의도없이 혹은 선의의 목적을 지녔지만 거친 표현으로 인해 받는 언어를 통한 상처가 얼마나 한 인간의 영혼에 깊숙한 상처를 줄수 있는지 (세치혀 함부로 놀리지 맙시다...!!), 또한 반대로 한마디 말로써 얼마나 큰 치유를 선사할 수 있는지 드라마를 통해 여실히 그리고 감동적으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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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주 역을 소화해 낸 노윤서님의 연기가 너무 실감나고 리얼해서 관심이 가더군요. 시종일관 스릴러도 아닌데 조마조마 아슬아슬하게 보게 만드는 여린 임산부 학생 역을 기가막히게 연기해냈어요...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된 뒤, 다시 철이 덜 든 여고생으로 돌아간 천진난만한 모습에 깜놀했지요. 앞으로의 연기가 무척 기대되는 배우였어요.
왜 그렇게 높은 시청율을 기록했는지 이해가 가는, 오랫만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명품 드라마였네요. 아직 절반까지밖에 정주행 못했는데, 나머지 절반은 아껴가며 찬찬히 보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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