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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휴양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는 <우리들의 블루스>는 유명관광지의 화려함보다는 제주도에서의 삶에 방점을 두며, 짠내나는 우리네 삶의 다양한 모습을 화면에 담아냅니다. 전국 각지의 사투리 중에서도 아마 가장 알아듣기 힘든 게 제주도 방언인 듯 싶구요, 당연하지만 배우들의 제주도 방언들이 꽤 낯설게(제주도 출신을 제외하고는 대사외우느라 고생좀 했을 듯...^^) 다가옵니다. 하지만, 친절하게도 방언 해설자막이 끊임없이 화면아래에 떠서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바로 알아들을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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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부터 지명도 높은 배우들의 모습이 쏟아져나오니 화려한 라인업에 눈이 휘둥그레해 지죠. 서울에서 내려와 사연을 숨기고 사는 애기해녀1년차 이영옥(한지민 분)과 썸을 타는 서른셋 나이에 선장이 된 박정준(김우빈 분), 그리고 스치듯 화면에 등장하는 해녀할망 현춘희(고두심 분). 이들이 주인공인가 보다 싶었는데, 드라마 1회는 카메라의 포커스는 최한수(차승원 분)와 정은희(이정은 분)에게로 옮겨갑니다. 제목 그대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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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화의 상당부분을 어린시절의 회상씬과 오버랩 시키며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까지 자연스레 본인들의 과거로 회상여행을 떠나도록 만들죠(난 저때 뭘하고 있었더라?~~하고 말이죠..).
겉으로 보기엔 생기넘치고 열정적이었던 젊음의 시기이지만, 한풀만 들춰보면 이러저러한 개인적인 사정과 아픔을 보듬고 살아갔던 평범한 인생들의 분투하는 모습들이 감춰져 있는게 보이죠. 드라마는 따뜻한 시선으로 이들의 성장기를 그려내려 하는 듯 합니다.
첫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은 <한수와 은희>입니다. 두 캐릭터들을 설정해 내는데 오롯이 1화를 채워넣겠다는 듯이 세세하게 상황들을 설명해 나가면서, <우리들의 블루스> 등장인물들을 하나둘씩 선 보이는 밑밥작업도 병행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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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푸릉마을. 정은희의 하루는 새벽부터 시작됩니다. 수산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생선을 사들이고 오일장에서 손님들과 밀당을 하며(억척스런 생활인의 모습을 너무 실감나게 연기하심...^^) 열심히 돈을 벌죠. 그 덕에 5개나 되는 가게와 번듯한 카페건물까지 소유한 실속있는 수십억의 자산가이지요. 그 돈으로 동생들 교육시키고 결혼시키면서도 막상 본인은 싱글인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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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의 첫사랑이었던 최한수는 은행지점장 자리에까지 올랐으면서도 딸의 골프유학비를 대느라 등골이 휘어버린 불쌍한 기러기아빠로 등장합니다. 오랜시간 딸의 골프유학비를 마련하느라 이곳저곳에서 돈을 빌려 많은 빚이 쌓여가지만, 꿈이라 믿는 딸의 골프(재능을 가지고 있다 믿었지만, 체류비 대회경비 마저 허덕이는 상황이니 점차 성적도 떨어지는 상황...)를 포기하지 못한채 사면초가의 상황에 처해있죠.
그러다 고향인 제주도 지점장으로 발령을 받고 내려와 은희와 재회하게 됩니다. 오랜만에 참석한 동창회에서 서로 마주한 은희와 유부남 한수... 첫사랑에 대한 추억과 맞물려 왠지 불륜의 썸을 타는 듯한 분위기의 은희와 이와는 상관없이 돈을 빌리고 싶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한수의 애달픔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짠하게 그려집니다. 여기에 동창친구들의 오지랍이 더해져 좌충우돌의 해프닝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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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는 내내, 희망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오랜 실패로 받는 스트레스... 절망적인 상황속에서 몸부림치는 소시민의 모습들이 너무 절절하게 묘사되어 마음이 참 짠해집니다.
고시촌에서 폐인이 되어가는 공시족들의 모습이나 수차례 개인사업을 말아먹고 벼랑끝으로 몰린 자영업자들의 모습들은, 부여받은 재능없이 살아가야만 하는 평범한 소시민들에겐 막연하게 가져왔던 두려움의 현실화된 모습일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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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었던 한수가 어린시절의 추억을 등에 업고 은희에게 벌이는 찌질하고 애절한 돈 빌리기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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