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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크라운 빅. Crown V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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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이하 사진의 출처는 동일합니다.

 

 

'크라운 빅'으로 포털에 검색해 보니, 크라운제과의 빅 파이가 더 많이 검색되어 올라옵니다. ^^

2019년에 출시된 이 영화는 20년 넘는 베테랑 경찰과 첫 순찰업무를 맡게 된 신입경찰의 하룻밤 순찰과정을 쭉 따라갑니다.

신입경찰을 놀리는 고참경찰들의 농도 짙은 장난이나 밑바닥 인생들의 다양한 범죄상황들이 마치 실제로 옆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실감나게 묘사됩니다. 그래서인지 영화라는 느낌보다는 마치 경찰차를 타고 같이 순찰을 도는 듯한 착각이 들곤 하지요.

 

 

물론 영화이니만큼 12시간이라는 그리 짧지 않은 시간안에 온갖 사건사고들을 담고 있어, 꽤나 자극적인 장면과 범죄들 또한 적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영화에 몰입되어 들어갈수록 마치 주인공이 된 듯 가슴졸이며 보게 됩니다.

'크라운 빅'은 외화를 통해 익히 봐왔던 고전적인 사각모양의 미국경찰차를 부르는 이름(영화 대사속에 스쳐지나듯 말합니다...)인 듯 합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미국경찰차들도 업그레이드 되어 최신 영화들에서는 매끈한 신형모델들이 보입니다만...^^

한국 범죄영화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런 류의 영화를 보게되면 배경이 되는 나라와 도시에 대해 안 좋은 선입견을 갖게 될수 밖에 없지요. 로스앤젤러스는 경찰영화에서 유독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도시입니다. LAPD 라는 단어는 마치 미국경찰 중 최강을 의미하는 고유명사처럼 쓰이니까요. 많은 영화에서 LA를 범죄가 많은 경찰들로써는 최악의 도시처럼 묘사하는 대사들을 봤었거든요..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총기 소지가 가능하기에 범죄자들과 상대하는 미국경찰은 늘 총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그 때문에라도 대단히 엄격하고 거칠고 권위적인 모습(9.11테러 이후 미국여행때 공항에서 맞닥뜨린 경찰의 고압적인 태도가 생각나는군요. 손가락을 까닥이며 back off..하고 말하던 차가운 얼굴말이죠...)을 보입니다.

미국경찰의 범죄자 체포과정에서의 과잉진압으로 인한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때로는 인종차별문제와 얽히면서 폭동으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죠. 이 영화는 순찰을 도는 경찰의 입장에서 바라본 LA 밤거리의 범죄현장들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 놓았습니다.

슈퍼히어로 경찰물에만 길들여진 시각에서 보자면, 평범한 순찰경찰들이 겪는 인간적 고뇌와 두려움 그리고 생활인으로써의 갈등들이 녹아들어가 있는 이 영화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꽤나 답답하게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전 한국에서는 '오또케 경찰' 이 전국민의 이목을 끌었던 적이 있고, 한국 경찰들의 무능함을 성토하는 여론이 비등했었죠. 영화를 보면서 어쩔수 없이 떠 오를수 밖에 없는 사건이지요. 서로가 서로에 대해 비난과 힐책이 일상화된 사회, 침소봉대라고 할 만큼 작은 걸 일반화해서 악마화하거나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온갖 매체들로 뒤범벅되어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다보면 과연 이 사회를 굴러가게 하는 힘이 무엇일까에 대해 의구심마저 들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돈벌이를 위해 감성팔이를 하는 일부의 사람들이 아무리 지저분하게 똥칠을 한다해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나름 자정작용을 하며 버텨내는 건 묵묵히 제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수행해 나가는 수 많은 보이지 않는 이들 덕분이라는 건 분명합니다.

 

 

버라이어티하게 스트레스 만땅인 12시간의 첫 순찰근무를 끝내는 순간, 답답한 가슴을 부여안고 관객들 또한 엔딩크레딧을 마주하게 됩니다.

'습관화'로 인해 아무리 강한 자극도 조금씩 무디게 느껴진다고하지만, 인간의 바닥을 자주 부딪히게 되는 직업의 특성상 결코 쉽게 적응되지 않을 업무일거 같긴 합니다.

 

출연 배우들이 모두 낯설어서, 마치 다큐멘터리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정신없이 빠져든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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