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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블랙싸이트. Black Si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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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싸이트는 미국 국외에 모처에 있는 CIA의 비밀 감금시설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쿠바에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는 그나마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만, 전 세계의 테러 용의자나 범죄자들을 수감해 주요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가혹한 심문행위가 암암리에 행해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로 인해 국제 인권단체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죠.

영화는 악명높은 테러리스트에게 남편과 아이를 잃었던 CIA정보 분석가인 여주와 테러리스트간에 벌어지는 블랙싸이트 내에서의 사투를 그립니다. 블랙싸이트에 고립되어 있다는 상황설정과 1시간뒤면 드론폭격으로 시설자체의 흔적이 지워지게 된다는 절박감을 깔고 서로 쫓고 쫓기는 액션스릴러 영화입니다.

 

 

언젠가 봤던 영화와 매우 유사한 스토리였는데, 극의 몰입도나 편집면에서는 훨씬 짜임새있고 내용전개도 재미있는 것 같네요.

영화 <존 윅>과 <호텔 뭄바이>의 제작진들로 구성되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영화적 설정이긴 하지만 고립무원의 이런 감금시설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식겁하게 됩니다. 평화로운 시기가 계속될 거 같은 착각 속에 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물리적 충돌도 현실에서 자주 벌어지고 있고, 총성없는 경제전쟁 또한 점점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죠.

세계는 하나인 것 처럼 서로 서로 좀 더 싼 인건비를 찾아 움직이던 회사들도 여러 상황과 맞물려 자국이익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이고, 생필품마저 수출제한 등의 조치로 느닷없이 가격이 폭등하는 일들이 발생하다보니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들만 하나씩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된 160여명의 사상자를 낸 테러사건만 해도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가요. 대량의 희생자를 내는 이런 테러들이 딴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여기며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편인 한국에서도, 요번 코로나 사태를 경험하며 그런 불상사가 언제까지 우리를 피해가리라는 행운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실감하게 된 거 같네요.

서로 증오하고 복수하며 유혈사태를 초래하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쯤이면 끊어낼 수 있을지, 아님 이 지구가 사라지는 그 날까지 인류라는 종족은 끊임없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계속해 나갈지...참...

 

 

서로 이해하고 도우며 살아가기엔 지구의 자원이 너무 부족해서 그러는 걸까요? 아님 인간 자체의 종특상 서로 싸우지 않고는 살아가지 못하는 걸까요? 자기가 사는 곳의 환경을 파괴하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인간들이 이미 구축해놓은 어마무지한 전쟁무기들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러한 무기의 사용여부가 권력자들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 또한 생각할수록 살 떨리는 일이구요.

흔적을 지우기 위해 블랙싸이트에 떨어지는 드론으로부터의 폭격장면이 마치 핵폭탄이라도 투여되는 것처럼 느껴진 건 너무 자의적이고 과대해석한 면이 있지만 상당히 끔찍스런 결말이긴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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