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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신 없음의 과학. 리처드 도킨스 외 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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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김영사. 예스 24>. 2019년 11월 출간

 

리처드 도킨스 (Clinton Richard Dawkins) 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이자 저술가이다. 옥스포드 대학교를 졸업하였고, '과학의 대중적 이해를 위한 찰스 시모니 교수직'의 초대교수를 지냈다고 한다.

왕립학교 회원으로 과학과 철학을 넘나드는 다수의 저서를 통해 종교의 비합리성과 그것이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주장해 왔는데, 그의 대표작은 <이기적 유전자><만들어진 신>, <지상최대의 쇼> 등이 있다.

대니얼 데닛(Daniel C. Dennett) 은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철학자로, 하버드대학교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수학하였고 현재 미국 터프츠대학교 철학교수로 재직중이다.

인지과학과 과학철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주장을 펴 왔고, 놀랍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재치있고 과감한 필력으로 세상에 풀어내 왔다.

수백년 간 철학자들의 논쟁거리였던 의식의 본질에 관하여, 마음은 오로지 뇌의 작용과 관련해서만 설명이 가능하다는 유물론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

철학외에도 인공지능과 신경과학, 인지심리학 분야에서도 정통하고 영역을 뛰어넘는 폭넓은 관심과 깊이 있는 연구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다.

샘 해리스 (Sam Harris)는 미국의 대표적인 신경과학자이자 논객이다. 종교적 도그마와 지적설계론을 비판한 그는 스탠퍼드 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UCLA에서 신경과학을 전공하였다.

프로젝트 리즌의 공동창립자로써 과학지식과 비 종교적 가치를 사회에 전파하는데 힘쓰고 있다.

저서로 <종교의 종말>이 있으며, 이 책은 2005년 PEN 논픽션 부분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4인의 무신론자가 의기투합하여 나눈 대화를 책으로 펼쳐 냈다.

전투적 무신론자라는 리처드 도킨스, 전략적 무신론자 대니얼 데닛, 직설적 무신론자인 샘 해리스와 성역 파괴 무신론자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각각 혼자서도 충분히 존재감이 있는 저자들이다.

저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히친스만 빼고는 모두 과학에 깊숙히 발을 담그고 있는 사상가들이다.

이러한 네 사람의 저명인사가 모여 무신론에 관하여 토론하기 위해 모였고, 그들의 대화를 녹취하여 후기를 달아 엮은 것이 이 책이 되었다.

이들은 세계 곳곳에서 토론회를 가졌는데, 새로운 세대를 위한 인본주의와 세속주의에 힘을 실어주었고 신앙치료라는 속임수로부터 잔인한 순교에 이르는 종교의 측면을 들여다 보았다.

2000년대 미국을 지배했던 복음주의적 근본주의 기독교이슬람 세계에서의 잔인한 지하디즘이 성행할 시기에 이들 저자들은 각각 무신론적 입장에서 영향력 있는 저서들을 써 냈고, 어마어마한 비난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들의 대화는 그렇게 쉽게 익히지 않는다.

일단, 그들이 겪어야 했던 사회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서로 설전을 벌여왔던 사람들과의 관계에 어느 정도 선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외에도 결론이 나지 않는 "신의 존재"여부에 대한 평소의 믿음도 중대한 편견으로 작용하여 이들의 대화를 이해하는데 방해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들이 겉보기에는 확신에 차서 <사도신경>을 암송하는데, 그것은 의심을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주문서이다.

"저는 믿습니다. 믿습니다. 믿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실제로는 믿지 않으니까...

- 리처드 도킨스

도킨스의 주장에 의하면, 학계의 신학자 주교 교구 사제들은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비난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당연히 우리는 창세기를 문자 그대로 믿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설교할 때는 마치 아담과 이브가 실존한 인물인 것처럼 말한다고 비난한다.

그것이 허구이고, 실존하지 않았음에도 설교자들의 말에 의해 엄청난 수의 신도들이 아담과 이브가 실존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한다.

웅대하고 광활한 경이로운 우주에서 초자연적 창조자를 믿는다는 건 "좀스럽고 편협한 생각"이라는 도킨스에 비해, 좀 더 신중한 입장의 대니얼 데닛 교회가 사회에서 맡을 수 있는 몇가지 선한 역할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교회의 관행과 믿음은 거부하는 편이다.

논쟁을 좋아하고 즐겨하는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논쟁상대로서의 종교가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이런 식의 대화가 영원히 계속될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고 한다.

신은 존재하는가?

과학자들은 자신의 이론을 반박당하면 기분 나빠하지 않는데, 왜 종교인들은 같은 상황에서 상처를 받았다고 주장하는가?

우리가 가끔씩 겪는 신비로운 경험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그 누구도 교회에 가지 않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가?

모든 종교는 모두 똑 같이 해로운가?

무신론자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가다 보면 네 사람의 의견에는 미묘한 차이점들이 드러나게 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많이 나온다.

@kfred/unsplash

 

테드 강연자이자 작가인 팀 어번"어느 인간 사회에나 존재하는 망상과 오해의 뿌연 안갯속을 헤쳐나가기 위한 우리의 지적 능력의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최강의 나라, 미국에서는 스스로 무신론자임을 커밍아웃하는 정치인은 거의 자살행위에 가까운 일을 벌이는 것과 같다고 한다.

기독교 국가임을 천명해 온 미국에는 근본주의적인 교리도 온 나라에 퍼져 있다. 진화론을 교과서에서 빼야한다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 교회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과학이 발전하면 할 수록 종교의 옹고집은 위태로워 진다.

일부 신학자들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도 하지만, 교회의 권위로 합리적인 의심을 찍어누르던 관례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무신론자들과의 설전은 위태위태하다.

사실 다양한 종교가 퍼져 있는 데도, 우리나라만큼 종교 간의 갈등이 약한 나라도 드문 편이다. 심지어 각 종교간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화합하는 제스쳐도 많다. 역시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다..^^

하지만, 무신론자와 종교인들간의 관계에서는 이러한 화합모드는 유지되지 못한다.

신에 관한 얘기라면 너무도 경직되어서 불편하기 짝이 없다.

아무도 본 사람이 없고, 제대로 아는 이가 있을 수 없는 화두들에 대한 불편한 진실들은 각자가 믿는데로 달라질 뿐이다.

엄청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반면, 그 내용은 얇은 책이다.

그만큼 엑기스만을 추려낸 대화인 셈이어서, 이들의 대화를 듣는 이들의 사전지식이 요구된다.

더군다나, 종교로 인한 유혈충돌이 거의 없던 한국에서는 이런 문제가 그리 심각하게 와 닿지 않는 경향도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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