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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정치적 동물의 길. 김영민.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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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 코미디 대본을 쓰며 이불 속에서 뭉기적 거릴때가 좋다는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의 김영민 교수.

네이버 검색창에 이름을 쳐 넣으면,

큼직만하게 연예인 김영민의 사진이 먼저 뜨고

이 책의 저자를 찾기 위해선 몇 번의 클릭을 더 거쳐야 합니다.

 

모든 권위가 무너져 내리는 시대,

직업의 귀천을 따지다가는 몰상식한 인간으로 손가락질 받기 십상인 세상이지만

그래도 연예인이란 직업군이 최고인 듯한 편견은 떼어낼 수 가 없는 순간이네요.

 

수많은 비쥬얼 영상들이 정신없이 유혹하는 와중에도,

밋밋한 글자들의 수수한 속삭임들에 더 관심이 쏠렸던 이유는

김영민 교수의 글빨덕분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수 없네요.

 

맞습니다.

정치를 좀 아네 하고 말하려면

입담은 기본적으로 좀 갖추어야죠.

 

 

늘상 느껴온 바이지만,

인간이란 존재는 끊임없이 만인에 대한 투쟁을 진행형 모토로 삼고 살아가는 전투형 생명체죠. 인간들이 모여 만든 조직이건 혹은 국가이건 그러한 본성자체가 변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어짜피 정해진 자원을 독점하여 비교우위에 서려는 시도 뿐 아니라,

그 잇점을 쥐어틀어잡고서는 타인들에게 갑질을 시전하는 행태도 개인이건 국가건 똑 같습니다. 얼마나 세련되게 그 추한 모습을 가리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몇일전 영화 <더 프레지던트. 2008>를 봤는데요,

2008년 제박한 영화인데 2021년 11월에 개봉한 것 같더군요.

부자(父子)가 모두 대통령이 되어 백악관에 입성했던

부시 일가의 아들 부시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인데,

9.11 테러이후 대통령 시절 '악의 축' 전쟁을 벌이게 되는 과정을 결정짓는

백악관 회의장면이 꽤나 인상적이더군요.

 

제대로 정신이 박힌 이는 국무장관 뿐,

다들 미래의 먹거리와 자본주의 패권 등

오직 관심사는 세계제일의 깡패국가 건설이라는 명제하나였죠.

 

좋게보면 애국자요 나쁘게 보면 전쟁광들이었죠.

그 와중에 희생된 젊은 생명들은

그들에게는 부수적 희생의 숫자에 불과할 거구요.

 

 

전세계 여기저기에서는 끊임없이 분쟁이 일어나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의 일촉즉발 상황인 곳도 있구요,

경제 패권을 둘러싸고 더 피터지는 싸움도 계속 진행형입니다.

 

그 와중에 고래등 사이에 끼인 약소국들의 미래도

불안하고 두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국민들 대다수가 이젠 한국도 선진국이 되어다고 생각하는 2022년.

K-방역이라며 전 세계 어디보다도 코로나19를 잘 막아내고 있다고 자화자찬하였지만,

국민들 대부분이 백신을 맞고서도 기하급수적으로 아웃브레이크가 터져나오는 작금의 상황에서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해... 정치란 과연 어떠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렇다고 경소단박의 시대에 역행하여 심각한 표정으로 고준담론을 이야기한다거나,

고구마보다 더 빡빡하고 답답한 꼰대론을 설파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을겁니다.

하지만, 정치적 동물인 인간으로서 한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나름 치열하게 고민하고 현명하게 행동해야만 할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소 주제를 다루는 에세이들 한편 한편이

참 많은 생각을 길어올리게 하는것도 좋았고,

그 푸닥거리를 무겁지 않게 유쾌하고 재미있고 풀어낸 필력도 참 맘에 들었어요.

 

블로그 포스팅을 하면서,

영화나 드라마와 연관지여 생각의 나래를 펼쳐가는 글들을 써보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글이 진행되지 않은 적이 꽤 많았었는데...

김영민 교수의 에세이들은 너무도 닮고 싶은,

제가 쓰고 싶은 딱 그 구도로 쓰여 있더군요.

그만큼 많은 독서와 영화나 드라마감상을 깊이있게 하고

잘 정리해 둔 상태였기때문에 가능했겠지요.

 

사실 한 번만 읽고 한 켠으로 치워놓기에는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책입니다.

그렇다고 바로 다시 읽기엔 처음의 감흥이

너무 반감되는 경향을 이미 몇 번 경험했었기에,

차분히 시간을 두고 나중에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그 동안 김영민 교수가 발간했던 많은 책들을 한권씩 읽어봐야 겠네요.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책도 꽤나 읽어볼 만하다는 서평들이 많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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