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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밀가루 똥배. 윌리엄 데이비스 저/인윤희 옮김. 에코리브르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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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에코리브르. 예스 24. 2012년 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당신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바로 *** 이다.

***은 무엇일까요?

 

1) 사랑 2) 믿음 3) 소망 4) 밀

 

 

설마 이제 막 이별선고를 받았다고 1)이나 2)를 고른 분은 없겠죠? 희망없는 미래에다 험난한 세파에 시달린 후유증으로 3)을 고르신 분도 안 계시길 빕니다.

정답은 바로 '밀'입니다.

빵만 보면 다욧트 결심도 파하기 일쑤고, 고급스런 맛난 비쥬얼의 디저트만 보면 눈 돌아가는 빵돌이로써는 정말 믿고 싶지 않은 말이네요...ㅠㅠ

 

하지만, 통밀 빵 두 조각이 순수 설탕 두 숟가락보다 혈당을 높인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엥??... 통곡물은 몸에 좋은 거 아니었나요?

 

 

잇님들도 최근 사카린에 대한 공식기관들의 평가가 달라진 걸 알고 계신가요? 한때 사카린은 마치 '독약'과 같은 취급을 했었고, 사카린 섞인 음식은 몸을 심하게 망가뜨릴 위험이 있는 것처럼 인식했었죠. 몸에 해롭다는데 이를 소비할 이유가 없겠죠. 그리하여 사카린은 한동안 시야에서 사라졌던 물질입니다.

혹자는 설탕보다는 훨씬 적은 양으로 단맛을 내고 그리고 가격면에서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싼 사카린 때문에 수지타산이 안 맞는 사업은 접고 이익이 많이 남은 설탕을 선택한 자본주의의 흉계라고도 합니다.

그랬던 사카린이 어느 샌가 덧씌워진 누명을 벗고, 비만이 시대의 화두가 된 요즘 들어 열량도 적고 단맛이 훨씬 많이 나는 식품첨가제로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물질로서 재평가 받고 있지요. 과거의 사례들을 뒤적여보면, 또 얼마지나지 않아 반대되는 얘기가 득세할지도 모르지만요.

 

 

요즘은 정보과잉의 시대라서, 어떤 정보를 취사선택해야할지 비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자면 답답할 때가 참 많습니다. 거짓정보를 기가막히게 포장해서 떡 하니 인터넷에 올려 놓은 사기꾼 같은 사람도 적지 않은데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어설픈 정보들을 그럴싸하게 뇌피셜해서 자기자랑해 놓은 허세꾼도 있고... 게다가, 상업적 목적으로 건강문제에 예민해진 사람의 취약점을 파고들어 요설을 늘어놓은 비 윤리적인 장사치들도 넘쳐납니다... 인터넷은 참 난잡한 세상이지요.

그렇다고, 서적시장에는 검증된 진실에 가까운 정보만 있는 게 물론 아닐겁니다.

하지만, 3부로 크게 나누어 13챕터에 걸쳐 쓴 이 책은 각 챕터마다 레퍼런스가 십여개 이상씩 달릴 정도로 다양한 정보를 취합해서 내린 주장입니다. 물론 확증편향의 위험성이 없지 않아 있지만, 책 내용을 받아들이는 건 독자의 몫일 뿐입니다. 요즘 코로나 시국에서도 이런 불확실성은 많이들 경험하고 계시잖아요?...

그렇다고해도, 저자의 주장을 듣고서 모든 밀가루 음식을 끊는다는 건 빵돌이의 입장에서는 생각만 해도 너무 가혹하네요. 따지고보면,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음식만을 먹고 산다는 것은 어찌보면 현대인의 생활에서 비건인의 삶보다 더 피곤할지 모르죠.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만요...

 

 

일본 본토에서 사는 사람과 미국으로 이주해서 사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비교한 논문이 있는데, 미국으로 이주한 일본인들이 현지인들의 식습관에 물들면서 각종 생활습관병이 현저히 증가했다는 결과가 있지요. 대표적인 장수국가인 일본의 식습관이 밀가루 위주인 미국인의 식습관보다는 훨씬 좋다는 반증일지도 모릅니다.

현대인들이 먹고 있는 밀은 원조밀과는 많이 다른 품종이라고 합니다.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또한 살충제에 잘 버텨내고 이모작이 가능해지도록 자본주의 수익성에 맞춰진 품종개량은 말을 바꾸면 GMO란 얘기지요. 그것도 수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GMO 가 이루어진...

인류의 기아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 댓가로 치루게 되는 여러 건강문제 또한 만만치 않지만 경제논리, 정치논리로 그 심각성에 대한 논란은 잠잠하게 억눌려지곤 한다는 군요.

 

 

그래도 밀가루 음식 많이 먹는 것은 비만의 지름길임은 모르지 않을꺼예요. 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 그리고 화려한 외관으로 유혹하는 각종 밀가루로 만든 먹거리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저당잡혀 살기 싫어하는 현대인들에겐 뿌리칠 수 없는 즐거움일 겁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밀가루 음식의 과도한 섭취가 건강에는 쥐약임을 어렴풋이라도 다 아실거예요... 끊을수 없거나, 어느 정도 포기했거나, 아니면 애써 외면하고 있을 뿐. 애연가들이 담배를 계속 손절하지 못하는 것처럼말이죠... 실제로, 끊임없이 배고픔을 유발하는 밀가루의 글루텐 성분은 담배의 니코틴처럼 중독성을 드러낸다고 하지요.

빵돌이가 일순간에 밀가루 음식을 끊을수는 없겠죠... 하지만, 이 책을 독파하는 순간 최대한 밀가루음식과는 멀어져 보려고 다짐했습니다. 물론 첨엔 많이 힘들겠지만, 그럴 땐 치팅데이처럼 조금만 먹어보면 되겠지요. 100세 시대를 앞두고 몸에 해롭다는 밀가루 음식들로 식단을 채워 당뇨, 고혈압, 암 등의 만성질환으로 일찍부터 건강이 망가져 불후한 노후를 보낸다면 이처럼 미련한 일도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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