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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채터, 당신안의 훼방꾼. 이선 크로스/강주헌 옮김.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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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김영사. 예스24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과 거리를 두는 기술'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한 편의 논문과 같은 느낌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휘몰아치는 안 좋은 상상이 반복되며 날밤을 꼬박 세워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내일 일해야되는데...'하면서 아무리 맘을 다잡으려해도 이미 했었던 하나마나한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다시 일어나는 경험말이죠. 그리 유쾌한 경험은 물론 아닙니다. 대개는 불안한 미래나 뭔가 큰 실수를 한 것 같은 상황에서 불확실한 결론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그런 경우가 많지요. 사랑의 열병을 앓는 과정에서도 간혹 일어나기도 하구요...

그 뿐아니라, 호르몬의 힘인지 일단 확 불이 붙은 상황에서는 이성적으로 차분히 가라앉히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리지요.

근데, 엄청 열받는 상황임에도 차분함을 유지하는 사람을 보면 놀랍지요. 자제력이 대단하신 거니까요.

문득 오래전 일이 생각나네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즐겁게 모임을 갖고 2차를 가기위해 택시를 잡으려는데, 일행이 많은 걸 보고 승차거부를 하며 택시가 가버리는 겁니다. 친구 녀석이 택시 트렁크 쪽을 손으로 탁 쳤나봐요. 멈춰선 택시에서 기사분이 씩씩거리고 내리더니 다짜고짜 친구의 뺨을 후려치는 거예요. 왜 남의 차를 걷어차냐면서요. 그 당시엔 택시의 탑승거부나 합승이 만연할 때였고, 그 시간대는 택시승객들이 줄을 서 있을때여서 우리 일행을 다 태우면 합승은 물건너 가는 상황이었죠.

출처 : Unsplash/@lexianderson

 

한 푼이라도 더 벌려는 택시기사분의 맘은 잘 알겠는데, 느닷없이 폭행을 하는 건 젊은 우리들에겐 절대 용인할 수 없는 일이었죠. "승차거부로 고발하겠다, 폭행으로 고소하겠다" 열불을 내는 친구들과 "니들 맘대로 할테면 해봐라"며 실랭이가 한참일 때, 흥분해서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있는 제 옷을 막상 뺨을 맞은 친구가 뒤에서 끌어당기며 차분한 목소리로 얘기하더군요. 자긴 이미 다 잊은 일이라고, 그만하라구요...

그 표정과 말투에 친구들의 불도 빠르게 진화되고, 택시 기사도 씩씩거리며 가 버렸죠. 지금같으면 폭행이니 승차거부니 재물손괴니 이런 저런 시끄러운 문제로 그냥 넘어가기 힘들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그땐 그렇게 마무리되었죠.

그 후로도 오랜동안 가끔은, 그 상황에서 본인의 일임에도 그렇게 빨리 차분함을 되찾고 오히려 흥분한 친구들까지 진정시킨 그 녀석의 내공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이 들곤 했었죠.

이 책을 읽다보니, 그 해답을 찾은 것 같기도 합니다. 걷잡을수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머리 속의 생각들을 채터라고 규정한 이 책에서는 비정상적인 흥분상태로 상황을 망칠수 있는  채터라는 시스템을 컨트롤 할 수있는 각종 방법들에 대해 연구를 합니다. 참조한 레퍼런스만 해도 책 두께의 십분의 일 정도는 될 정도로, 그냥 무대포로 자신의 논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험결과와 근거자료를 통해 추론하는 과정을 밟죠.

 

출처 : Unsplash/@magnetme

사실, 정신이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보다는 아직 모르는 게 훨씬 더 많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저자 또한 확신에 찬 주장보다는 자료에 근거한 논리전개에 더 신경을 쓴 느낌인데요... 이건 외국서적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저술 트렌드인 것 같아요.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정말 책에다가 단언적으로 자기 주장을 펼쳐놓은 사람들 상당수가 논리근거도 희박하고 입증자료도 없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요... 사실 이건 책이라기보다는 뭐랄까...낙서가득한 일기장이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꼬리에 꼬리를 무슨 당신안의 훼방꾼 채터를 컨트롤하는 방법이 뭐냐구요? ^^...

그건 책을 읽어보시고 찾아보셔야죠... 제가 요약해서 스포일러를 방출하게 되면 출판사로부터 욕을 한바가지 얻어먹지 않겠습니까?... 제 포스팅을 보기나 할까 싶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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