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아일랜드 속의 영국. 북 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

반응형

 

 

아일랜드 북아일랜드 아일랜드 자유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힘이 약한 국가들의 과거 역사에서 흔히 보게 되는 외세 침략과 식민 지배...

아일랜드도 처참하게 당했던 나라중 하나였죠.

 

아일랜드는 무려 700년 이상을 영국의 군화발아래 짓밟혀 있었죠.

한 때 자신들의 영토가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던 대영제국은

작금에는 상당수의 식민지들을 원래대로 반환하고 있다지만,

아직까지도 그 여파가 진행형인 곳이 있지요.

북 아일랜드도 그런 곳 중의 하나입니다.

 

역사의 흔적을 더듬어보면,

1916년 부활절 다음날 아일랜드 공화주의자들

더블린의 중앙우체국등지에서 아일랜드의 독립을 선언했는데

영국의 무자비한 폭격으로 실패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영국 이주민들이었던 신교도가 지배하던 북아일랜드에서는

아이리쉬인 구교도들이 거의 배제되다시피한 사회분위기였는데,

이에 반발한 구교도들이 IRA(아일랜드공화국군)을 중심으로

차별철폐운동을 군사적으로 전개한 것으로 되어있구요.

조금 복잡하네요...

 

우리도 일제시대에 한국으로 이민왔던 떨거지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에게 온갖 갑질에 유세를 부렸던 아픈 역사를 갖고 있으니,

이런 상황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도 있긴 합니다...

북아일랜드는 한국과 동병상련의 과거사를 가진 국가인 셈이죠.

 

 

하지만,

몇 줄에 요약된 역사적 기록 속에는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참혹한 살육  파괴행위는 모두 지워져 있고

오직 아무 감정 없는 숫자만이 별일 아니라는 듯 적혀 있지요.

 

수 십년 지배했던 일본제국에 대해서도 치를 떨만큼 많은 상처가 남아 있는데,

아일랜드의 경우는 어땠을 것 같은가요? 무려 700년의 세월입니다...

 

 

700년 세월이면 영국이란 나라로 흡수통합 됐을 수도 있었겠지만,

아일랜드 인들은 그들만의 강한 문화와 민족성을 절대 버리지 않았습니다.

 

아일랜드의 정통성을 소중히 여기는 아이리쉬들에게

영국은 철천지 원수처럼 생각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 영국이 아직도 국토의 북쪽 일부를 자기네 땅이라며 차지하고 있으니

이나라의 속사정도 꽤나 복잡할 수 밖에 없지요.

 

 

영국 제국주의 지배당시

혹독한 조세제도로 아일랜드인들의 생활은 피폐해져 감자가 주식이 되었고,

18세기 들어 위그노라 불리던 신교도들이 아일랜드 북쪽으로 이주를 시작하여

그 지방의 주도권을 장악했다고 해요.

 

길고도 처절한 독립운동 끝

1921년 남아일랜드는 아일랜드 자유국으로 독립국가가 되지만,

북아일랜드의 주류세력인 신교도들은 오히려 영국과의 합병을 요구했다고 해요.

해방 후 남 북의 입장이 판이했던것과 유사한 점이 있지요...

 

 

 

하지만, 합병은 무산되고 자치권을 확보하는 것으로 결정나고

또 다른 비극이 시작되었지요.

북 아일랜드는 신교도와 구교도들의 군사적 충돌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를 양산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쟁지역이 되어버렸던 거지요.

치열한 갈등과 분열의 현장들은 아직까지도 고스란히 남겨져 있어

충분히 상상이 가고도 남는 면이 있습니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가 스코틀랜드 지역을 배경으로 한 제국주의 희생의 역사를 담았었지요.

하지만, 북아일랜드의 비극적 역사를 우리에게 보여준 영화는 드문데다

간혹 다룬다해도 무자비한 테러와 살육현장을 스쳐지나듯 보여주는 게 전부여서

북아일랜드의 제대로 된 역사를 아는 한국인은 드문 편이라 여겨집니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뭐 외국인들도 우리네 일제 식민지 시대의 처참했던 역사에 대해 무지하기는 마찬가지이니까...

우리가 다른 나라의 자세한 역사를 알아내기는 힘들긴 하죠.. ^^

 

하여간, 북아일랜드에 대한 영국의 통치는

아일랜드 민족에겐 갈등과 폭력을 유발하는 뇌관이었고

IRA를 중심으로 한 수 많은 잔인한 테러사건들

세계인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공포를 각인시켰지요.

 

이는 자국민들에게도 마찬가지의 깊은 상처를 남겼구요.

우리 민족들이 레드컴플렉스에 시달리는 것과 다를바 없을겁니다.

 

 

아픈 과거를 딛고, 북 아일랜드가 이젠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하면서 기지개를 막 펴고 있는 시절에

우리 부자가 벨파스트를 여행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영국 여왕이 벨파스트 방문시 묵던 호텔에 테러사건이 발생한 후로,

영국인들은 벨파스트 여행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군요.

하긴 여행다니기 좋은 나라가 주변에 가득한데

굳이 분쟁이 끊이지 않는 지역으로 여행갈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ㅎㅎ

​​

 

몇 년전에는 신 IRA단체가 대두하여 또 다시 테러를 일으키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해요.

한 동안 평화로운 시기를 누리나 싶더니 아슬아슬하게 덮여 있던 위태로운 욕망들이

또 다시 고개를 쳐 드는 상황인가 봅니다.

 

하긴, 우리나라 국민들보고 중국이나 일본과의 합병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한다면...

이들의 행동이 이해가 가긴 합니다.

철저히 힘의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

약한자가 강한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겠읍니까?

일제시대 독립투사들이 했던 의거들이 바로 적국 일본의 시선으로 보면 테러 아니었을까요...

 

 

북아일랜드는 현재까지도 영국령으로 되어 있고,

이 곳의 주도가 바로 벨파스트입니다.

 

서유럽 국가를 여행하고 영국으로 돌아올때마다 1시간 넘게 줄을 서서 고생해야 했는데,

전자여권으로 슝~하고 출입국관리소를 패싱하는

입국심사가 필요없는 벨파스트 여행은

그것만으로 정말 편하게 느껴지더군요...ㅋㅋ

​​

 

별 다른 관광지도 없는것 같았지만 단순한 호기심으로...

그냥 벨파스트 시내만 쭉 돌아보기로 하고, 아들과 함께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지요.

정보가 별로 없기는 했지만,

검색해보니 이제 막 시티투어 버스 노선을 만들어 운행하고 있더라구요.

당일치기라 시간상 도보여행보다는 주마간산이더라도 버스로 쓱 훓고

맘에 드는 장소가 있으면 내려서 좀 더 자세히 보기로 했지요.

예약한 시티투어 티켓을 수령하러 갔더니,

금발의 아가씨가 뭐라고 예상하지 못한 말들을 쏟아내는데 억양이 독특해 이해를 잘 못하겠더군요.

어느새 귀가 뚫렸는지 나보다 리스닝 실력이 훨씬 좋아진 아들이 나서서 소통상의 문제를 해결했지요.

아직도 한국식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해 상대방의 말을 내 생각에 맞추려 하니

의사소통에 트러블이 생길 수 밖에 없지요...

그에 반하면, 훨씬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아들은 훨씬 수월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더라구요.

하긴 같은 모국어를 쓰는 사람들끼리도 소통의 장애는 흔히 겪는 일이니까...ㅎㅎ

 

 

여기저기 물어보고 감각이 이끄는 대로 시티투어 정류장을 찾아 걸었지요.

왠 떡대같은 체구에 우락부락하게 생긴 아저씨가 티켓을 확인하며 승객들을 관리 중이더군요.

가뜩이나 무서운 생각이 드는 도시에 험악하게 보이는 아저씨...

낯선 동양인이었을 우리들...

살짝 쫄렸지요...^^

하지만, 이 아저씨 웃으니 되게 착해보입니다.

게다가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며 무지 친절하게 굴더군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이제 벨파스트도 다른 유럽 관광지들 처럼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는 둥

'나름 가 볼만한 곳이 많다'는 둥

덩치에 어울리게 호탕하게 떠들어댑니다.

 

영국인들 특유의 몸통을 울리는 발음으로...

꼭 영화속에서 듣는 목소리 톤과 똑같습니다...

 

괜시리 나도 티켓 수령할때의 에피소드를 얘기했더니,

대뜸 "아들덕에 산 줄 알아라...살고 싶으면 아들한테 꼭 붙어서 다녀라. (stick to your son)"며

농담을 칩니다... 하지만, 그 땐 그 농담도 농담으로 안 들리더군요.

 

내 어색한 얼굴표정을 보고 동양인들의 웃는 모습은 다 저런가 보다 했으면 다행이지요...ㅋㅋ

 

시티투어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도 몇 가지 되지 않았구요.

수 많은 건물에 그려진 투쟁을 촉구하는 자극적인 그림들...

 

어느 장소였던가... 이곳이 테러현장이었다고 말하며,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소음을 듣거나 뭔가 수상한 상황이 감지되면

무조건 납작 엎드리라는 멘트를 날릴 때

(70~80프로밖에 들리지 않으니 참으로 답답할때가 많지요...ㅋㅋㅋ)

승객들이 낄낄대며 날리는 웃음 소리들...

사람들의 일상은 평온해 보였고,

테러로 점철됐던 비극의 장소들은 지금은 당연히 흔적이 지워져 있었지요.

시외 한적한 공원 쪽을 쭉 돌더니 다시 시내로 돌아와

멋진 대학건물들과 시청 등 관공서들을 안내해 줍니다.

시내 한 중앙으로 번화해 보이는 곳에서 내린 아들과 나는

천천히 걸으며 이곳 저곳 시내 구경을 하였죠.

수도임에도, 유럽 소도시 마을 느낌입니다.

사진을 봐도 유일하게 기억나는 건물이네요. 시청...

 

벨파스트...

분쟁에 찌들어 미처 유럽 다른 곳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 비운의 도시였지요...

한국에 돌아온 뒤, 검색해보니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명소로 타이타닉 박물관이 뜨더군요.

아무래도 최근 몇년 새에 만들어진 모양입니다.

한국 싸이트인데도,

여덟가지의 벨파스트 인기 관광지 여행 상품이 떡 하니 화면에 뜨더군요...

내가 여행한 시기는 정말 변변한 관광장소도 없이 의욕만 앞세운 시기였었나 봅니다...

 

반응형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영박물관. THE BRITISH MUSEUM  (1) 2021.06.25
Cambridge University. 캠브리지 대학교.  (6) 2021.06.18
제주 여행  (5) 2021.04.30
[이탈리아] 베네치아/베니스. Venezia/Venis.  (2) 2021.04.05
[영국] Warwick Castle. 워릭 성.  (2) 2021.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