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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항원 항체 반응. 자기 비자기 구분. 면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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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건강상태는 여러가지 것들에 의해 좌지우지됩니다.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장기들의 건강하고 활발한 작동상태가 기본 중의 기본이겠고, 이러한 신체 장기들을 외부로부터 보호해 주는 힘(면역력)도 강해야 합니다.

이는 가정이나 사회, 더 넓게는 국가와 전 세계 모두에 통용되는 불변의 이치이기도 하지요...

 

물건을 생산해 내는 공장을 예로 들어 생각해보죠.

그 공장이 잘 돌아가려면, 일단 생산에 관여하는 각종 기계들의 상태가 좋아야합니다. 이는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각종 장기와 조직들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과 같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잘 알다시피 기계는 끊임없는 수리보수가 필요하지요.  기계는 가능하면 좋은 원재료를 쓰고 품질 뛰어난 윤활유로 닦고 조여 관리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사람 몸도 좋은 음식을 먹고 적절하게 건강관리를 해야겠지요.

 

@cdc/unsplash

 

거기에 부수적으로, 위협요소들은 그때 그때 적절하게 제거하고 처리해주어야 하지요.  어쩌면 이 부분이 훨씬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리 막고 관리한다 해도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늘 사고는 터지니까요...

우리 몸으로 비유하자면 이런 위협요소를 제거하는 활동이 바로 면역활동이고, 면역력이란 바로 이런 면역체계가 작동하는 힘의 세기를 말하는 것이지요.

 

자타공인 세계 1위의 강대국 미국의 힘은 무엇일까요?

상대를 강하게 찍어누를수 있는 상상초월의 군사력?...  어마어마한 경제력...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사회구성원들의 엄청난 잠재력?...  미국이 세계 최고의 강력한 힘을 갖도록 해 준 요소들이야 한 두가지가 아니겠지요.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사람들이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미국을 배우기 위해 몰려듭니다.

어찌됐든, 전 개인적으로 미국의 강력한 힘은 세계 최고의 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 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가로 치면 군사력과 같은 게 우리 몸의 면역체계입니다.

 

각종 최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어떠한 적들도 무찌를 수 있도록 고도로 훈련된 병사들이 상시 대기중인 든든한 군사시스템...  이런 체계가 바로 우리 몸 속에 장착되어 있다면 참 든든하시겠죠?...

맞습니다.

일부 면역결핍에 걸린 환자들을 제외하고, 우리들 대부분은 이런 강력한 면역시스템이 이미 몸 속에 장착되어 있습니다.

 

우리 면역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은 크게 2가지입니다.

 

첫번째가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하여, 비자기를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자기, 비자기가 뭐냐구요? ^^...

말 그대로 자기편인지 자기편이 아닌지의 문제입니다.  사회를 이렇게 2분하면 안되겠지만, 전쟁에서는 꼭 필요하지요.

"삶은 전쟁이야~!"라고 외치며 모든 것을 내편, 네편으로 나누는 사람들을 보면 식겁하게 되더군요.  그들에게는 매일 매일이 피 비린내 나는 전쟁이요 적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은 죽어 마땅한 인간으로 보일테니까요.

다시 면역시스템 얘기로 돌아가죠.

자기(self)는 자신의 몸을 구성하는 일원을 얘기하고, 비자기(Non-self)는 자기가 아닌 모든 것을 얘기합니다.

면역시스템을 관장하는 주무 부서는 백혈구라는 수 많은 세포종들로 이루어진 것들입니다.  마치 점조직 같아보이지만, 정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비교적 정확히 일처리를 해 내는 꽤 유능한 집단입니다.

조금만 더 자세히 백혈구 구성요원들을 살펴보죠.

백혈구. 사진출처 : 네이버 이미지. 출처가 써져 있지 않은 사진들은 모두 네이버 이미지에서 퍼 왔습니다.

 

대식세포(Macrophage) 같은 백혈구는 닥치는대로 병원균들을 포함해 비자기들을 먹어치우는 대식가입니다.

B세포와 T세포 계열의 림프구(Lymphocyte)들도 다양하게 조직을 이루고 있습니다.

호중구(Neutrophil), 호산구(Eosinophil) 등과 같이 대식세포처럼 현장에서 적들과 몸으로 부딪히며 싸우는 조직들도 있구요...

더 깊숙히 들어가면, 아마 수렁에 빠져 허우적댈지도 모르니 이 정도로만 맛을 보고 끝내죠...

그럼 면역세포들이 자기와 비자기를 어떻게 구분하는 걸까요?

남파해 몰래 숨어 들어온 간첩을 어떻게 찾아낼까요? 어쩌면, 이런 과정과도 엇비슷할지 모르겠네요.

우리나라 국민들은 모두 자기가 한국인임을 증명하는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있지요.  이를 근거로 2차로 국가에 등록한 운전면허증도 있구요.

이런 등록증에 해당하는 것들을 우리 몸의 자기 세포들은 세포막 표면에다가 표시를 해 놓고 있다고 해요. 이런 등록증은 우리 유전자 속 주조직적합성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MHC) 유전자 부분에서 만들어 냅니다.

"주민등록증 좀 제시해주시죠" 하고 불심검문했을때, 이러한 등록증을 제시하지 못하면 비자기로 판단하여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거나 맹렬한 공격을 퍼붓게 되는 거지요...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균들은 이러한 등록증을 가지고 있을리 만무하죠.

자기세포라도 손상받았거나, 잘못 만들어진 세포(암세포)들은 이런 증명서가 망가져 있습니다.

이런 경우들도 면역세포들은 외부에서 침입한 비자기(병원균처럼)로 인식하게 되지요. 그래서 면역력이 왕성하면 암세포들이 그때그때 효과적으로 제거되어 암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두번째로 면역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은 항원-항체 반응입니다.

이는 자기/비자기를 구분한 뒤 이어지는 반응이기도 합니다.

항원은 조금 두루뭉수리하게 말하자면, 비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특질을 얘기합니다.

조금 뭐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경찰관서 벽에 붙어있는 현상수배범 사진 속의 얼굴들이라고나 할까요?

 

면역시스템은 한 번 몸 속에 들어와 난리를 쳤던 항원에 대해서는 그 해결방법을 고스란히 기록해 두어 다음에 또 침입했을때 바로 대처할 수 있게 만들어 놓습니다.

그러한 기록과 대처법이 항체라는 것에 녹아들어 있지요.

 

예를 들어 풍진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해서 여러 곳을 약탈중입니다.

바이러스가 내는 독소와 파괴된 세포들의 시체에서 나오는 각종 분비물로, 감염된 사람은 끙끙 앓고 있겠죠. 면역시스템에는 적색경보가 발령이 되고 각종 면역세포들이 현장으로 몰려듭니다.

한바탕 전쟁을 치루면서 풍진바이러스의 모양에 딱 맞는 항체를 만들어냅니다.

이 항체는 풍진바이러스를 '얼음'으로 만들어서 쉽게 파괴할 수 있도록 해주죠.

 

 

이렇게해서 들어온 풍진바이러스가 내 몸 속에서 전부 해치워지면, 우린 건강을 회복하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 풍진바이러스가 다시 우리 몸 속으로 파고 들었다해도, 면역시스템은 기존의 기록을 뒤져 풍진항체를 찾아내 순식간에 대량생산을 해 냅니다.

미처 바이러스가 기세를 잡기도 전에 일망타진해 버리는 것이지요.

 

이처럼 우리 면역시스템내에 항체가 등록되어 언제든지 대량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면, 다시는 그 항원의 침입에 대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 몸을 위협하는 항원(비자기)은 거의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많다는 점입니다.

그러다보니, 그 수 많은 항원에 대해 완벽한 항체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만들어 놓긴 했지만 너무 오랫동안 사용할 일이 없어 녹슬어 버린 경우도 있고... 게다가, 한번도 내 몸 안에 들어온 적이 없어 항체형성을 할 기회조차 없던 것들도 있지요...

 

새로운 전염병이 무서운 건, 우리 몸이 한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항원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몇 사람과 인사할 때는 그 사람 얼굴과 이름을 기억할지 몰라도 수백 수천명을 만나게 되면 점점 기억력에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겁니다. 면역시스템도 이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각종 항원들과 수시로 부딪히며 항체들을 하나 둘씩 만들고 기록으로 남기고 하는 과정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어느 순간 오류들이 발생하기도 하지요.

자기(self)들이 내민 정상적인 등록증을 위조한 등록증으로 잘못 인식하고 엉뚱하게도 정상세포를 비자기(Non-self)로 간주해 공격하는 사태도 종종 발생하지요.

제1형 당뇨병, 루프스,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 각종 자가면역질환이 이런 경우들입니다.

유명한 모 연예인이 앓고 있다는 크론씨 병도 이런 질환 중 하나이구요.

 

무식할수록 용감하다는 말이 있지요.

지금까지 알려진 면역학적 지식의 일부만을 맛 본 얼치기들 중 소수는 마치 면역시스템에 통달한 것처럼 각종 면역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양 과장 광고를 일삼습니다. 물론 경제적 이득을 편취하기 위해서이겠지요.

 

 

복잡다단한 사회현상을 어떤 한 가지 정책만으로 속 시원하게 해결하기는 기대하기 힘듭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체계만 해도 그렇지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해결책을 소리높여 주장하지만, 사회전체적인 상황이 얽혀있는 상태에서 어느 한 부분만 손대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어렵습니다. 목소리가 크면 이긴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이런 저런 정책수정이 이루어지고 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만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그닥 개선되었다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수능체계로 바뀐 뒤 더 엉망이 되었다며 예전의 본고사 부활을 다시 주장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목소리가 크면 이긴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요즘, 인류의 최고관심사는 코로나19의 극복일 겁니다.

해결책은 당연 코로나19라는 항원에 대한 항체의 형성입니다.

 

문제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항원이라는 점이고, 이 항원이 몸안에 침투해 들어온 뒤 항체가 형성될 때까지 우리 몸이 견뎌낼 수 있느냐는 것이지요. 여러가지 만성병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다면, 코로나19의 희생양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라는 항원은 감염된 숙주가 항체를 만들어 자기를 완전히 소멸시키기 전에, 또 다른 숙주를 향해 도망갑니다. 다른 바이러스도 마찬가지지요.  생명이란 존재의 종속유지본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합니다.

결과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새로운 숙주를 향해 도망가는 즉 퍼져나가는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병했을 때 강력한 봉쇄조치와 치료를 했었다면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 텐데...

이미 전 세계로 퍼져버린 지금상태에서는 백신접종을 통한 항체형성을 최대한 많이 해 놓는 것 밖에 방법이 없는 듯 합니다.

 

 

우리 몸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들을 이미 다 밝혀냈음에도 인간을 유전자 조작하여 만들 수 없는 것처럼(윤리적으로 못하는 면도 있지만...), 바이러스를 안다고 해서 그 항체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 그리 쉽지 만은 않습니다.

어쩌면, 인간의 유전자를 건드리는 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유전자 조작 생명체들의 수명이 짧거나 각종 암들로 일찍 사망하는 예가 대부분이듯, 유전자의 세계는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항원-항체 반응이 몸 속에서 진행되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항체와는 달리,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항원-항체반응은 2% 뭔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로 인해 백신(변형된 혹은 조작으로 만든 항원)에 대한 항체반응을 기대하는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수 많은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지요.

 

아무쪼록 부작용이 없는 코로나백신이 빨리 개발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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