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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브레인(Brain,뇌). 데이비드 이글먼 저/전대호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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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해나무. 예스 24>. 2017년

 

 

스티븐 스필버그 는 헐리우드 대표 영화사인 드림웍스의 공동창립자이며, <E.T.>,<인디애나 존스> 같은 그의 초기 SF와 어드벤쳐 영화들은 이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작품들에 큰 영향을 끼쳤다. 엄처안 흥행력과 세련된 연출력뿐만 아니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 만의 독특하고 풍부한 상상력이 그를 특별하게 만드는 장점이다.

아쉽게도 최근들어서는 그의 작품을 자주 보기 힘들다. 상상력이 고갈되어 가는걸까? 그의 최신작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VR(Virtual Reality : 가상현실)이 일상이 된 2045년의 이야기이다. '오아시스'라는 가상현실 속에서는 누구든 원하는 캐릭터로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뭐든지 상상하는 데로 이룰 수도 있다.

영화 속 가상현실 속의 현란한 그래픽과 눈요기들을 보고 있자니 기발한 상상력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그의 영화적 상상력은 가히 경탄한 만한 경지에 오른 것 같다. 현재의 놀라운 과학 기술 문명의 발전도 이런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던가.

관객수2백2십만정도였다. 현란한 그래픽이나 기막힌 상상력으로 빚어낸 영화라 해도 대중들의 정서에 부합되지 못하면 철저히 외면 받는게 요즘인 듯 하다. 그래픽으로 땜빵한 빈약한 스토리와 결말이 훤히 보이는 뻔한 감동스토리에 관객들은 식상해진지 오래인 것이다.

 

VR방에서 VR기기와 헤드셋을 착용하고 20층 높이의 외나무를 건너거나 위험한 스키를 타는 등 가상현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현재의 VR 게임과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의 가상현실과의 가장 큰 차이라면 아마도 단순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냐 아니면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존재이냐 일 것이다.

스스로 호기심을 가지고 무언가를 알아내고 기억 속에 저장하며 이를 추론에 이용하는 뇌의 독특한 능력은 아무리 뛰어난 용량의 컴퓨터라도 해 낼 수 없는 일이다. 프로그램 되어 있지 않으면 작업을 수행하지 못하는 컴퓨터는 인공지능으로 거듭나서 인간의 뇌에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인간 뇌의 기능을 따라잡기에는 요원하다.

알파고가 바둑에서 인간을 이겼다 하여 인간 뇌의 상상력을 뛰어 넘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물질인 뇌가 비물질인 상상이나 생각들을 생산해 내는 일은 미스터리한 신비이다. 하루에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는 데, 지금까지 그 누구도 뇌가 어떻게 생각을 만들어 내는지 밝혀내지 못했다.

뇌의 무게는 대략 1.4 kg 정도로 사람 전체 체중의 50분의 1 정도이지만, 소모되는 혈액유지 량은 심장 박출량의 5분의 1이다. 천재의 대명사로 흔히들 생각하는 아인슈타인의 뇌를 해부해 보았지만, 일반인들과의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한다.

뇌의 능력치는 물리적 형태나 크기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게 정설이다. 물리적으로 뇌는 뇌신경세포와 이를 지지하는 결체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뇌 신경세포가 상호간에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는 네트워크 시스템에서 어쩌면 인간을 규정지을 수 있는 이성이나 자아의 현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사람이 살아가면서 세상속에 형성한 인맥의 네트워크가 그 사람을 드러내는 하나의 지표가 되듯이 뇌 속 신경세포들의 네트워크 형성이 그 사람의 자아를 드러내는 지표가 아닐까? 딱딱한 두개골 속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는 우리들의 뇌속에서 벌어지는 그 무수히 많은 일들은 언제쯤 베일을 벗겨 낼 수 있을까?

작가 데이비드 이글먼은 뇌 과학계의 칼 세이건이라 불린다고 한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신경과학과 부교수이고,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쳐>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촉망받는 뇌 과학자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유투브에도 PBS(미국공영방송)과 BBC(영국공영방송)에서 방영된 <데이비드 이글먼의 더 브레인(The Brain with David Eagleman)> 6 부작이 올라와 있으나, 자막은 제공되어 있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은 2016년 에미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었다.

이 책은 이 방송분을 책으로 풀어 쓴 것이어서, 책을 읽은 뒤에 유투브 동영상을 보면 전반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이해할 수 있으며 책에 나와 있지 않은 추가적인 시각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가독성이 좋은데다, 번역가 매끄러운 의역 덕인지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우리 머릿속의 뇌 속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비밀들 중 일부를 풀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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