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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리뷰] Target Number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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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2020년 범죄영화로 135분 가량되는 짧지 않은 상영시간의 캐나다 영화입니다.

조쉬 하트넷을 제외하면 출연진 모두의 얼굴이 낯설어 배우들에 대한 편견이 없어 오롯이 영화에 몰입하는 면도 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꽤나 현실감이 느껴집니다.

 

비슷한 류의 내용으로 2013년 전도연 주연의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이 오버랩 되기도 했지만, 내용의 결은 전혀 다르구요.

 

 

안토니 올리버 피론(다니엘 레거 역)이라는 조금 생소한 얼굴이 마약중독자로 분하여,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이 영화는 1989년 마약조직을 체포하기 위한 함정수사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재조명하는 실화를 배경으로 한 범죄스릴러인데, 극적 재미를 위하여 약간의 각색을 했다고 자막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조쉬 하트넷 (빅터 말라렉 역)은 열혈 기자로 불의를 밝혀내는 위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고 심층취재를 하곤 하지만, 신문사 내에서는 그닥 안정적인 자리를 확보하지는 못한 것처럼 보입니다.

 

마약거래현장과 관련된 취재 도중 다니엘 레거라는 캐나다인이 정부의 함정수사에 희생되어 태국 감옥에 부당하게 억류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캐나다로의 송환을 위해 분투하죠.

 

 

그에게는 이제 막 태어난 딸이 있구요... 사랑하는 아내도 위험스러운 일을 하는 남편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하지만, 외부세력에 의해 가족의 안전이 위협받으면서 부부간의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일종의 부처 이기주의라고 보여지는데, 본인들이 소속해 있는 부서에 좀 더 많은 예산을 할당받기 위한 실적올리기용 함정수사를 계획했다가 일이 꼬이면서 엉뚱한 희생자를 낸 사건의 주동자인 FBI 요원입니다.스티브 맥 허티라는 배우로, 어디선가 본 듯한 전형적인 외국인 페이스이긴 한데 처음 본 연기자입니다.

 

 

 

마약 중독자였던 주인공은 작심하고 개과천선하려고 애는 쓰지만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결국은 마약에 다시 빠져 들고 난잡한 생활속으로 무너져 버립니다.

 

여기에는 보트의 주인이었던 또 다른 마약판매상의 역할이 지대하죠.

겉으로는 잘해 주는 척하면서, 주인공을 마약밀매범으로 착각하여 FBI 에 팔아넘길 계획이었죠.

 

한탕 큰 껀수를 올려 고액의 예산배당을 받으려고 했던 FBI 한 부서에서는 이런 허위정보를 덜컥 물어버렸죠.

함정수사를 펼치는 과정에서 마약중독자가 찌질한 일 개인일 뿐 마약중개상이 아니란 것을 알고서도 사건 조작으로 까지 이어지고 그 와중에 애먼 사람이 죽고 맙니다.

멈춰야 할 때 멈추지 못하고 폭주하는 기관차가 되어버린 건, 누구의 잘못일까요?

 

 

난장판이 된 범죄 현장에서 체포된 마약 중독자 주인공은 FBI 의 사건 은폐시도로 억울한 옥살이를 태국에서 치르게 되죠.

갖은 방해에도 심층취재 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런 숨겨진 진실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는 기자와 이를 덮고자 시도하는 권력기관의 남용된 물리적 폭력들이 뒤엉킵니다.

 

가족에 대한 위협으로 남편이 위험한 일을 더 이상 파고들지 않기를 바라는 아내와 끝까지 파헤지려는 기자... 두 부부의 관계마저 휘청댑니다.

 

"만약 내 딸이 그 사람처럼 억울하게 타국의 감옥에 갇혀 있다면..."

기자가 아내에게 묻자, 아내는 답답하고 절망적인 얼굴로 대답하죠.

"하지만, 그 사람은 내 딸이 아니잖아."

 

정말 가슴 아픈 장면이었죠.

외부의 보이지 않지만 분명하게 느껴지는 실제적인 폭력은 정말 커다란 공포일겁니다.

게다가, 그것이 공권력이라면 더욱 더 말이죠.

우리는 그런 시대를 실제로 지나왔고, 여전히 진행형일지도 모르는 상태이니까요...

 

 

국민고충권익위원회(?)라는 의외의 기관에서 도움이 손길이 옵니다.

정부권력에 의한 폭력을 이겨내려면 또 다른 정부권력기관만큼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도 없지요.

물론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는 시스템 하에서 말이죠.

이런 시스템이 비교적 잘 이루어진 나라일수록 선진국이라 부를수 있겠지요.

과연 그런면에서 한국은 선진국이라 불리워질 수 있을까요?

 

요즘 우리사회에서 드러나고 있는 각종 이슈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직 갈길이 너무 멀고도 험해 보입니다.

 

최근 원로가수 나훈아 씨가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없다."고 말해 정치권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참 많은 말들이 나왔었죠.

아무리 아전인수(我田引水)라지만 참 가관들입니다.

 

 

6년 뒤, 자세한 경위는 생략 된 채 태국에서 캐나다로 송환되는 다니엘 레거의 모습을 생중계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을 향해 치닫습니다.

 

기자는 자신을 함정수사, 사건조작 끝에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도록 만든 FBI 요원들은 승진을 해서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다니엘 레거에게 전하며 소감이 어떤지를 묻습니다.

다니엘 레거는 태국에서 100년형을 선고받았었죠.

 

차에 올라 타려던 다니엘 레거는 문득 돌아서며 말하죠.

 

 

"감사해요." 라구요...

 

자신을 그렇게 힘들게 만든이들에게 저주의 말을 퍼 부을거라 예상했던 기자로써는 의외의 대답에 황당해 하죠.

그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다니엘 레거는 "아마도 부처님의 자비로움 때문"일거라 미소를 띠며 말합니다.

진짜로 깨달은 자의 얼굴이죠....

 

마치 이 마지막 장면의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 무언가를 전하기 위해, 2시간여를 열심히 달려온 듯 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6 년 여 더럽고 비 인간적인 감옥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지닌 채 버텨냈던 다니엘 레거가 마음속의 분노를 지워내고 평화로움을 간직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본다면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일까요?

끊어내기 힘들다는 마약중독까지 떨쳐내면서 말이죠.

 

영화가 실화라는 것에서부터, 아무리 마약중독자라 해도 함정수사로 한 인간의 삶을 그토록 함부로 다루었던 관료들이 승승장구했다는 사실이 새삼 아프고 화가 나네요.

선진국에서마저 저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시스템이 훨씬 정비가 안 되어 있을 나라들에서는 얼마나 억울하고 기가 막힌 일들이 많을 까요....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낄만한 결론은 아니더군요.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이었죠.

한국에도 조쉬 하트넷이 맡은 기자역 처럼 위험을 감수하며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네요.

그저 생활인으로써의 쓰레기 기사들만 양산해내는 기레기들 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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