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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 정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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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푸른숲. 예스 24. 2017년 8월 출간

 

 

인류는 최근에 코로라19사태를 겪으면서 미생물의 예상치 못한 공격에 적지 않은 희생을 치루고 있다.

 

바이러스라는 미생물은 생명유지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장치만을 가지고 있는 생명체로, 타 생명체의 시스템에 기생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DNA 혹은 RNA 집합체이다.

발달된 과학기술로 밝혀낸 사실이지 인간의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공기처럼, 우리는 바이러스에 의한 수많은 질병의 결과를 보며 이 잔인한 미생물의 존재를 실감할 뿐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의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의 순환계를 들여다보면 생명체 들마다 공격과 방어를 위한 시스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인간들 또한 각종 무기를 개발하여 생태계 내의 온갖 동물들은 이미 진압한 상태이고, 인간들 서로에 대한 공격까지 끊임없이 벌이고 있는 중이다.

 

@v2osk/unsplash

 

 

인간에게 제압당한 각종 동물들에 비하면, 미생물들은 참으로 끈질기게 저항하며 때로는 가공할 위력으로 인간들을 위협하고는 한다.

각종 예방백신과 약물로 거의 지구상에서 소멸시켰다고 여겼던 미생물 종이 십 수 년 뒤에 다시 창궐하고, 끊임없이 변종을 만들어가며 인간이 만들어 낸 각종 항생제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도 미생물과 인간의 사투는 쉬지 않고 진행 중이며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지 감히 예단하기 어렵다.

 

질병과 맞서 싸워 온 인류의 열망과 과학’이라는 이 책의 부제가 이러한 약물의 역사를 한 마디로 축약하는 문장일 것이다.

 

어느 하나 쉬운 학문이 있으랴마는, 약물학은 공부하는 이들에겐 가장 골치 아픈 과목 중 하나일 것이다. 그만큼 양이 방대하고 복잡하며 어렵다.

 

요즘엔 약학정보원이나 약물 관련 싸이트, 네이버와 같은 포털 싸이트마저도 약물 이름만 검색하면 너무도 자세하게 약물정보가 뜬다.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미생물을 죽이기 위해 사용되는 항생물질의 작용이야 유사하다고 치더라도, 각기 다른 유전자에 의해 존재하는 우리들 각자가 똑 같은 약물효과를 기대한다는 것부터가 오히려 지나친 낙관주의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누군가에게는 효과 좋은 치료제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부작용으로 인해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는 양날의 검이 되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약제들이다.

 

다양한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 각양각색의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부작용들을 모조리 긁어모아 약제의 설명서에 빼곡하게 기술해 놓다보니, 유심히 그런 경고 문구를 읽고 나면 선뜻 약물을 복용할 엄두가 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freestocks/usnplash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해 낸 위대한 약물들.

 

하지만, 동전의 양면 같은 약물의 위험한 면들에 대한 주의는 꼭 필요하다.

너무도 복잡하여 기억하기 힘든 약물 상호간의 부작용들에 대해서 처방 시에 경고 문구들이 뜨게 만들어진 현재의 처방시스템들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약에 대한 맹신으로 잘 못 복용하는 사례들도 적지 않은 듯해 무조건적인 약물 선호 경향은 우려되는 면도 없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독성학자로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에서 제약학을 전공했다.

지난 세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쳐 왔고, 현재는 한국과학기술 한림원 의약학부 학부장을 맡고 있다.

 

약에 관한 책들은 시중에 넘치도록 많다.

그 중에는 차마 허접해서 언급하고 싶지 않는 책들도 제법 있고, 무미건조하거나 두서없이 횡설수설하는 느낌의 책들도 적지 않다.

 

다양한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같은 사실을 두고 자료마다 다르게 쓴 부분을 여럿 확인했다.

 

- 정진호

 

과학이라는 것이 진리가 아니요 언제든지 수정 내지 보완 될 수 있는 미완의 것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실 예로, 그간 치료제로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동안 처방되어 오던 약물들이 부작용이나 발암물질 논란 등으로 시장에서 퇴출되는 일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지나친 맹신도 문제이지만 지나친 의심도 그리 좋을 건 없다.

사실 개인 차원에서 약물 복용에 대해 주의해야 할 점이라면 꼭 전문가의 의견을 참조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 뿐, 딱히 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다.

 

이 책을 쭈욱 읽다보니, 과학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쉽고 타당성 있게 약물 관련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 책이라 느껴졌다.

충분히 잘 아는 사람만이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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