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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부부관계.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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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일 잘 나가는 드라마라면 단연 <부부의 세계>를 꼽는다. 2회 방영만에 10%라는 시청률을 찍었으니, <이태원 클라쓰>로 제법 시청률을 장악했던 jtbc 가 연타석 히트를 치고 있는 셈이다. 분당 최고 시청률이 24.7%까지 치솟았다고 하니, 굉장한 인기몰이 중이다. 그만큼 부부라는 복잡미묘한 세계에 대해 관심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한 것 같다.

우수한 작가진들을 많이 보유해서인지, 우리나라 드라마의 퀄리티는 상당히 높다. 또 같은 대본이라도 찍어내는 솜씨가 훌륭하다. 대를 이어 이러한 스킬들이 전수되니, 앞으로도 케이-드라마의 인기는 한 동안 상종가를 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부부의 세계는 아쉽게도 우리나라 작품은 아니다. 영국 BBC 의 <닥터포스터>라는 드라마를 각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부의 세계>가 벼락 인기를 끌면서 영국드라마까지 새롭게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부부의 세계> 드라마 초반부에선 모든 것이 순조롭고 평화로운 한 여성의 일상을 비춘다. 

잘 나가는 병원에서의 부병원장 직책을 가진 가정의학과 의사, 영화 일을 하면서도 가정에 충실한 남편, 모난 것 없이 순종적인 아들... 모두가 서로에게 애정을 드러내며 화목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데, 평화로운 이 가정에 서서히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믿었던 남편의 배신... 불륜의 증거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강박적으로 이를 파고드는 아내의 집요함에 결국 남편은 고백을 한다. 한때는 사랑했으나, 이젠 끓어오르는 증오를 주체하지 못하는 아내는 처절한 복수를 동반한 이혼을 계획한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꿈꾸는 창고 유메쿠라

 

영국 드라마의 주인공 닥터 젬마 포스터(슈란느 존스 분)가 37세일때 시즌 1을 찍었다는데, 55세인 김희애씨가 더 젊어 보인다. 서양사람들이 나이에 따른 노화가 더 심해 보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연예인들의 자기 관리가 그만큼 철저한 면도 있을 듯 하다.

김희애씨의 열연과 함께 자극적이고 흡입력 강한 스토리 라인으로 <부부의 세계>는 시청자들을 한껏 끌어당긴다. 같은 내용이라 할지라도 어떤 연출력으로 만들어내느냐가 드라마 성패의 관건일텐데, 그런 면에서 <부부의 세계>는 꽤나 세련되게 잘 만들어 진 듯 하다.

영국에서도 평온한 가정을 박살내 버린 불륜녀가 현실에서도 욕을 바가지로 먹을 정도로 드라마에 몰입한 분들이 많았다고 한다. 드라마 매니아들은 전세계 어디나 있는 모양...^^

 

사진출처 : jtbc 드라마 홈페이지

 

그에 반해, 한국에서는 불륜녀 (필라테스 강사) 여다경 역을 맡은 한소희 씨가 예쁜 미모로 오히려 광고계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인기 있는 드라마 한편을 잘 골라 편승하면, 오랜 무명의 설움을 씻을 기회가 찾아 오곤 하는 한국 연예계 속성상 한소희씨도 이번 기회를 잘 잡기를...

혹자는 반 농담으로 남자는 일년 내내 매일 자식을 낳을 수 있고, 여자는 일 년에 한번만 자식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남자들이 끊임없이 바람을 피운다고 한다. 유전자 속에 각인 된 본능으로 끊임없이 자손을 퍼트리려는 욕망에 빠져 있는 남자들의 머리 속에는 온통 섹스 생각 뿐이라고도 한다. 반면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신중하게 최상의 유전자를 고르려고 할 뿐 아니라, 일단 후손이 생기면 이들의 생존에 집중하느라 더 이상의 섹스는 관심사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일견 타당한 면이 없진 않으나, 인간이 이렇게 단순할리는 만무하다.

사람들 각자의 개성이 천차만별로 다르듯, 각 나라의 문화 또한 각양각색으로 달라서 아직까지도 1부 1처제가 아닌 곳도 지구상에는 얼마든지 있다. 지금은 한국에도 정말 많은 이혼남녀들이 있고, 재혼한 사람들도 부지기수이지만 아직까지 미국처럼 이혼한 사람들이 아이를 중심으로 흔연스럽게 모이는 모습은 흔하진 않은 것 같다.

아직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는 상황에서의 이혼은 단순히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녀에게도 엄청난 고통을 주는 일이기 때문에 한 가정으로서는 이보다 더 큰 충격적인 일도 없을 것이다. <부부의 관계>에서도 아들을 둘러싼 전남편과 전처간의 처절한 싸움 틈바구니에 끼여 힘들어하는 모습도 자주 보여진다.

 

 


 

최근 보았던 <결혼이야기>라는 영화도 그런 면에서 정말 가슴아픈 이야기였다. 넷플릭스에서 만든 영화인데, 스칼렛 요한슨과 아담 드라이버 주연의 드라마로 한 가정이 파경을 맞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두 남녀 주인공이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가 아닌, 이런 담담한 생활드라마에 출현한 모습도 이색적이었다.

 

결혼이야기. 사진출처 : 네이버 이미지

 

영화의 줄거리는 지금까지 방영된 <부부의 세계>와 흡사하지만, 훨씬 부드럽게 포장된 버전이라고 하겠다. <부부의 세계>가 막장으로 치달으면서 현실적인 괴리감을 느끼게 해, 드라마로써의 재미만을 즐길 수 있다면 <결혼이야기>는 너무도 현실적인 모습에 몰입해 보다보면 가슴아픈 과정들이 많아 솔직히 보기 괴로운 장면이 많았다.

서로 만나 사랑하고 좋아할 때는 세상 그 무엇도 필요없을 정도로 사랑하는 이만이 전부였는데...

이 영화는 눈에 씌인 콩깍지가 벗겨지면서부터 삐그덕 거리는 부부생활의 작은 간극이 결국은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이혼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수 십년을 타인으로 살아왔던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면서 '부부는 한 몸'이라지만,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정신세계는 끊임없이 부딪히고 조정을 거치면서 그렇게 사는 걸까?

 

 

남편의 이기적인 태도와 세심하지 못한 행동들로 인해 받은 상처들이 쌓이고 싸여 아내는 점점 마음의 문을 닫게 되고 잠자리를 갖지 못하면서 덜거덕 거리던 부부관계는 결국 남편의 혼외정사 한번으로 와르르 무너져 버린다. 살아온 정으로 합의 이혼을 시도하지만, 변호사가 개입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두 사람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헤어지게 된다.

그 와중에 중간에 끼인 아들은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아직 전후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지만, 부모가 헤어지는 것 만큼은 알 나이이기에...

이혼 소송이 진행되고 서로 별거하게 된 상황, 아빠와 시간을 보내야 하는 날에 엄마의 팔을 붙잡고 늘어지는 아이의 심정을 헤아려 본다면 참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진출처 : 네이버 블로그. 동해에서 행복해지기

 

이혼 소송을 처음 겪는 이 부부들은 소송을 의뢰한 경험 많은 변호사들의 충고를 처음엔 곧이 듣지 않는다. 하지만, 변호사들에겐 이들 또한 자신들에게 수익을 안겨주는 또 하나의 사건일 뿐...

두 사람은 아이의 양육권을 두고 양보하지 않으며 서로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사소한 잘못들을 들추며 서로의 마음에 상채기를 낸다.

대화를 통해 일정부분 해결을 해 보려고 찾아온 아내와 결국 대판 말싸움을 한 끝에,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악담을 퍼붓고 난뒤 스스로 무너져 절규하는 남편의 모습과 다가가 등을 쓰다듬는 아내.. 바로 잘못을 비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감정이란게 얼마나 쉽게 이성을 무너뜨리는지...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깨지기 쉬운 얇은 유리판인지 실감하게 된다. 아무리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지만, 이렇게 서로에게 상처를 크게 남긴 다면 그들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었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유행가 중에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된다는 가사가 있다. 이혼 후 다시 아들을 보기 위해 전처의 집을 찾아간 남자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보는이로 하여금 마음 한쪽이 시큰하게 만든다.

둘도 없는 친구처럼 살갑게 지냈던 전 장모는 이미 새 사위와 정답게 놀고 있고, 사춘기로 접어든 아들은 새아빠와 즐겁게 놀다가 시큰둥하게 아빠에게 인사를 한다. 한참 잘 나가는 전처는 밖에서 막 귀가하던 참인데, 최근 제작자로써 수상자에 노미네이션 되었다며 전남편이 왜 그렇게 연극제작에 매달렸는지 이제야 자신도 알겠다고 말한다. 결말 부분만 보자면, 남편의 처지만 되게 불쌍해 보인다.

 

사진출처 : 네이버 이미지. 포토뉴스

 

인간의 감정과 인간관계, 더 나아가 부부관계에 대해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부부의 관계>와 <결혼이야기>를 보면서 한결 성숙해진 모습으로 살아야 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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