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끄적끄적

바티칸. 로마 여행

반응형

  한때 세계 최강의 나라였던 로마. 그 멸망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들이 있지만, 화려했던 시간만큼 호화로운 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관광의 첫 코스는 바티칸~!

 

 화려찬란한 바티칸 뮤지엄을 인파에 휩쓸려 밀려다니면서, 주마간산으로 정신없이 둘러본다. 평일인데도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관광을 하러 몰려오는 곳이다.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는 색이 바래 수선을 해야할 정도로 낡아 있고, 색이 바래다 보니 생각보다 웅장미도 떨어져서...

너무 지쳐 있던 탓일까? 엇비슷한 그림들을 고개를 꺾고 보고 돌아다니자니 생 고생이다. 이래서 미켈란젤로도 눈이 멀고 몸이 상했었나보다.

이리저리 사람에 치이다보니, 규모도 규모이지만 제대로 된 안내코스도 눈에 띄지 않아 놓치고 보지 못한 장소도 많은 듯 하다.

 

 

 

바티칸 뮤지엄과 바로 이어지는 곳에 교황님이 사는(?) 성베드로 성당이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다. 대 궁궐처럼 으리으리하였다..."이 거대한 성당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역과 착취가 있었겠는가?"하는 한탄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온다...면죄부가 어쩌고 저쩌고... 영어로 말하는 소리를 약간 의역해서 들은거지만...ㅎㅎ

정해진 위치에서 서면 성당의 모든 기둥이 정렬을 해서 규칙적으로 보이도록 설계했고, 하늘에서 보면 마치 열쇠모양처럼 보인다고 하는데 그런거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생각보다 넓고 사람들은 많고...지친다 지쳐...

카톨릭 성인들을 모셔놓은 묘가 성당지하에 있다고 하는데, 이미 체력 방전이 된 우리들은 내려가 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성당을 빠져 나왔다. 하긴, 애들이 그걸 보려고 기나긴 줄과 기다림을 또 다시 감내할 리 만무였지만...

 

 

우리 일행은 어른 넷에 애들 둘... 여행 다니기엔 좋은 구성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두 애들을 내가 혼자서 담당하게 되었다. 어른 셋이 자매였기 때문일까?....ㅎㅎㅎ

애들이 워낙 순해서 크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지치고 배가 고파지면 통제가 안되는 나이인지라... 낯선 타국에서 제때 제때 배고픔을 해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서...게다가 화장실도 문제였다. 유럽은 대부분 유료화장실인데다, 사람들이 너무 많으면 대기 시간이 장난 아니게 된다.

성당 바로 아래 카페에서 커피 두잔을 시키고, 6명이 화장실을 해결하려고 하니 가게 점원이 굉장히 불쾌해 한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커피를 시킨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건지, 게다가 가격까지 올려서 받는다. 화장실 이용료를 추가한 걸까? 말도 통하지 않는 점원의 얼굴 표정에서 적의가 번득인다. 커피 가격으로 시비가 걸려 서로 말도 통하지 않으니 바디랭귀지로..결국은 "챠오, 챠오"하면서 우리 일행을 몰아내다시피 가게밖으로 밀어냈다. 헐~~

나중에 알고 보니 챠오란 말은 굿바이와 같은 뜻이었다. 그 당시엔 우리일행을 중국사람으로 여겨 뭐라고 하는 줄 알았었다. 어글리 차이니스로 한창 중국 관광객들의 무개념관광이 도마에 오르던 시기였어서...

 

멀리 천사의 성이 보인다. 천사의 성으로 가는 다리 밑에는 별로 깨끗하지 않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성을 관람하기 위해 오고 갔다.

콜로세움은 어렸을때부터의 로망이랄까? 기대감이 엄청 컸던 곳이었는데...막상 두 눈으로 보니 참 경이로운 점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전쟁이 아니었다면 원형 그대로 보존이 되어 있을텐데...

로마인들의 건축술이 놀랍기만 하다...^^

 

베네치아 광장과 시청, 로마의 휴일에 나왔던 거짓말을 하면 손을 잡아먹는다는 원형 조각상 등 로마관광코스대로 여행자들을 따라 움직였다. 코스가 비슷 비슷하니 대충 만났던 사람들을 다음 코스에서 또 만나고...뭐 거의 동행수준이었다..

근데, 이곳 근방은 제대로 된 화장실을 찾아 볼 수 가 없다. 모두 근처 카페에서 커피한잔 하면서 볼일 을 해결하는 듯 했다... 한 번 데인 우리는 두명씩 갈라져서 요령껏 해결하고 다시 모였다.

 

팔라티노 언덕에서 보는 포로 로마노의 풍광...어찌된 일인지 포커스가 다 엉망이다...ㅠㅠ

너무 햇살이 강했던 탓일까?? 때마침 한국인 관광객 팀들이 모여 있어서, 그냥 어부지리로 가이드의 설명을 듣게 되었다.

한때 부귀영화를 누렸던 로마 제국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민주정치 행위를 하던 곳이라 하는데, 지금은 흔적들만 남아 있다. 한 참 뒤 관광버스로 이동하는 그들을 보면서, 어찌보면 패키지 여행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살짝 걸쳐 있던 구름이 어느샌가 다 날라가고, 날씨는 그야말로 쾌청하게 밝고 좋았다. 사전 검색을 통해 알아 놓은 식당을 찾아 점심 겸 저녁을 해결했다. 너무 배가 고파 정신 없이 먹었다. 이 식당 화장실에도 줄이 길게...

 

교과서에나 봤음직한 조각상들이 건물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있다. 관심을 갖고 찬찬히 쳐다보면 모두 다 기가 막힌 예술품들이다. 제대로 하나 하나 감상하면서 도시여행을 하자면 족히 일주일은 넘게 걸릴 듯 하다.

로마에서 2박 후 스페인으로 넘어갈 여행계획이었다.

로마 민박집은 처제가 누군가의 짐을 대신 수령하기 위해 반 억지로 예약한 곳이었는데, 기존 주인이 나가고 젊은 남자가 혼자서 운영하고 있었다. 근데 음식 솜씨가 꽝이어서...삼계탕이라고 만들었는데, 배가 고픈데도 저녁을 거의 먹을 수가 없는 수준이었다. 인터넷 상의 평점은 아주 좋았는데...현지 업데이트가 전혀 안되어 있어, 본의 아니게 큰 피해를...아이들은 주전부리로 대충 떼우고 아침 비행기에 맞춰 일어나기 위해 일찍 잠을 청하였다.

반응형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저리주저리] MBC 라디오 스타.  (26) 2020.03.06
파리 여행. Paris  (30) 2020.02.29
새해 첫날 드라이브. 런던  (9) 2020.02.25
인스타그램. Instagram  (3) 2020.02.24
[단상] 나이듦  (10) 2020.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