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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주저리주저리] MBC 라디오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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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애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정규 공중파 방송은 거의 보지 않는 편이다. 코로나19 로 전 세계가 들썩이는 요즘에야 새로운 소식을 보기 위해 티비를 켜는 경우가 있지만, 그 이전에는 아이들이 유튜브로 좋아하는 채널 찾아보는 것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티비는 잠자고 있었다.

각자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랩탑 등으로 개인 취향에 따라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거나 공부를 하는 등 저마다의 세계에서 시간을 보낸다. 다른 가정들도 별 다름없는 모습들일까?

내 경우는 주로 블로그 관리 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고, 그 외에는 음악감상을 하거나 짧게 뉴스를 검색해 보거나 좋아하는 취미활동에 도움이 되는 동영상을 찾아보는데 컴퓨터를 쓰고 있다. 그러고보니, 유튜브가 참 많은 시간을 뺏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언제부터인가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독서시간을 야금야금 파 먹으며 내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해 가고 있다.

모든 사진은 MBC 라디오스타 웹싸이트에서 퍼 왔습니다.

 

오래전부터 꼭 챙겨보는 공중파 프로그램은 라디오스타와 아는 형님이라는 2개의 오락프로그램이다.

아는 형님은 언젠가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아이돌 스타들이 나와서 밝은 에너지로 그들의 숨겨진 매력들을 보여주는 것에 반해 그 뒤로 빠짐없이 챙겨보게 되었다. 라디오스타는 초창기 한창 인기 절정의 무릎팍 도사에 이어 짧게 방영되거나 혹은 누락되기도 하던... "다음주에 만나요."라는 셀프디스 멘트를 하던 시절부터 쭈~욱 봐 오던 프로그램으로, 게스트로 출연한 셀럽들의 진솔한 토크가 재미나서 즐겨보곤 했었다.

아는 형님의 경우는 끊임없이 포맷을 바꾸어 가며, 식상함을 덜어보려 애를 쓰지만 게스트에 따라서 부침이 심하다면, 라디오스타의 경우는 이미 정해진 포맷 속에서 안정적으로 진행되면서 게스트의 역량에 따라서 히트를 치거나 보통수준이거나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인 뇌피셜이고 개취이니 딴지 걸기 없기~

라디오 스타가 롱런하는 프로그램이다보니, 진행하는 MC들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쭈~욱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MC는 김국진...

한때는 TV만 켰다하면 온통 김국진으로 도배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광고란 광고는 싹쓸이 해서 안 나오는 곳이 없었을 정도이니까...

김국진이 경제사정이 어려운 개그맨 후배들 쓰라고 방송국 내 대기실의 전자레인지에 현금을 수북이 넣어둘 정도로 돈을 쓸어모으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순간, '번아웃'을 선언하며 인기절정의 시기에 해외로 나갔던 것도 기억난다. 짧은 결혼 생활을 끝냈던 일, 프로골프에 입문하려다 실패한 일 등... 김국진에 대한 기억들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 정도이다.

그런 그가 돌싱이었던 가수 강수지씨와 모 프로그램을 통해 만남과 결혼까지...

원래 성격인지 컨셉인지 모르겠지만 수줍은 듯 하면서도 은근 잘난척 하기도 하는 김국진...

하지만, 라디오 스타에서는 터줏대감으로써 든든하게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고 버텨주는 듯한 느낌이다.

반면 김구라는 김국진이 닻 처럼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잡아주고 있다면 돛처럼 수면위에서 활개를 치고 프로그램의 재미를 이끌어내는 역할이다. 첫 방송에서 지금까지 유일한 여성MC인 안영미는 사실 프로그램과 겉도는 19금 컨셉을 잡아서는 고전 중인 것처럼 느껴진다.

한 두번이지, 개그프로도 아닌 토크쇼에서 똑같은 몸개그(?)만 주구장창 해 대는 건 좀 무리수인듯 하다. 게다가 개그계 대 선배인 김구라와 티격태격하는 것을 케미라 포장하지만, 사석에서는 얌전하게 선배 대우하면서 카메라만 돌아가면 180도 바뀐다는 얘기를 프로그램 내에서 몇 번 언급하면서까지 싸*지 없다는 욕을 면하려 애쓰는 모습도 가식적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김구라와 콤비로 프로그램의 무게중심을 유지해오다가 균형을 깨어버린 윤종신의 빈 자리는 애청자로서는 상당히 크게 느껴진다.

윤종신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매주 초대MC로 오는 셀럽들은 처음부터 주눅이 잔뜩 들어 있거나 엄청 긴장한 상태로 와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자리만 차지하고 가는 듯한 인상이다.

김구라와 안영미의 기이한(?) 관계설정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매주 불안정한 초대MC 들의 나들이는 프로그램마저 불안정한 느낌을 주곤 하였다.

터줏대감인 김구라의 거의 설사에 가까운 멘트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보니, 때로는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싶은 말들이 여과없이 흘러나오는 느낌이다. 편집을 거쳐 방송되는데도 시청자인 내가 그렇게 느낀다면 녹화장 안에서의 분위기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듯 하다.

마치 웃음 중독자라도 되는 양, 끊임없이 눈알을 굴리며 웃음꺼리만 찾는 듯한 김구라의 진행마인드는 때론 프로그램에 득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내 입장에서 보자면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한다.

게스트들이 대인배처럼 웃어 넘기면 그만일수도 있지만, 오랜 터줏대감으로서의 김구라의 멘트는 무시못할 무게를 지닌다.

특히나 후배 개그맨들의 경우는 그 압박정도가 심해서 김구라의 멘트에 따라 그날 촬영에서의 성패가 좌지우지 되는 느낌이었다.

 

갈수록 정도가 심해진다고 느껴지는 건, 김구라의 막무가내이다.

자신이 뱉은 말은 어폐가 있다한들 귀를 닫고 무조건 밀어붙인다. 마땅히 제재를 가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보니 때론 어불성설인데도 그냥 뱉고 본다. 이걸 편집에서도 자르기가 힘들었는지 그냥 방송에 내 보낸다.

그냥 그런 사람이니까 하고 보고 있었는데, 옆에서 보던 아이가 딴지를 건다... 저건 너무하는 거 아니냐며...

아이눈에는 억지 생떼를 쓰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마치 우리사회에 뿌려져 있는 귀를 틀어 막고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사는 사람들 중 하나인 것 처럼...때론 김구라는 이런 모습을 연출하곤 했다.

어느 순간부터 김구라의 멘트들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자주 들었다.

층간 소음도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아주 작은 소리까지 들리며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처럼, 김구라의 말투는 요즘 내 신경을 자주 건드렸다.

호사가답게 많은 뒷 얘기들을 알고 있고 얇지만 두루두루 넓은 지식으로 알은체를 많이하며 프로그램의 완급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보니 그의 프로그램내 입지는 거의 제왕수준이 된 느낌이다. 입담하나로 먹고 사는 사람이니, 뭐 그 정도 공부는 알아서 하고 있을 터이다.

하지만, 요즘 그의 멘트들 속에는 심하다 싶을 정도의 실언들이 자주 들린다. 또한 빛내줘야 할 게스트들을 자신의 호불호에 따라 너무 좌지우지하는 것도 느껴진다. 그러다보니, 모든 게스트들이 이구동성으로 김구라의 눈치를 보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최근 몇몇 게스트들은 대 놓고 김구라씨가 무섭네 어쩌구 저쩌구하면서 이상한 멘트들을 하는데, 이 또한 편집을 거치면서도 방송을 탄다... 제작진의 의도가 김구라를 계속 키우겠다는 거다.

실제로 개그우먼 박나래의 경우는 오랜 동안 뜨지 못하다가 라디오 스타에서 김구라가 깔아준 멍석위에서 춤 한번 제대로 춘 결과 지금과 같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으니, 라디오 스타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이 자신들도 한방을 노리며 잔뜩 쪼이고 있을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다.

어떻게든 김구라에게 잘 보여 자신에게도 박나래에게처럼 지원사격을 해 주었으면 하고 기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모든 스포츠에서 능숙해지는 길은 일단 힘을 빼는 것이듯,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서는 될 일도 안 될 터이다...

끼 많은 연예인들이 제대로 파도를 타지 못해 뜨지 못하다가, 우연한 기회를 잡아 대박이 나는 경우는 연예계에서는 일상사인 듯 하다.

단독 MC로써 게스트를 초청해 게스트의 매력을 뽑아내는 능력있는 진행자가 되기 위해서는 타고난 재능도 있어야 겠지만 게스트에 대한 공부 등 많은 노력 또한 필요할 것이다.

오랜 시간을 통해 입증이 되었을 라디오스타 메인 MC들의 능력치를 다양한 시선을 지닌 시청자 들 중 한사람의 입장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게 된 계기는, 막내의 지적이 있은 후 이번 주 방영된 황제성이란 개그맨을 일일MC에 앉혀 놓고 벌어진 상황때문이었다.

프로그램 중에도 몇 번 언급된 얘기지만, 황제성은 사석에서 굉장히 웃긴 사람인데 카메라 앞에만 서면 그의 개그는 방향을 잃고 비틀거리기 일쑤이고 맥락없는 괴성을 지르는 무리수를 두곤 한다는 거다.

그날 방송에서도 잘 안 풀리는 개그에 김구라의 무반응 혹은 안티까지 겹쳐지자, 황제성은 무너지고 만다.

지난 번 게스트로 출연했을때도 노잼으로 스트레스 엄청 받았던 모양인데, 요번 기회에 만회를 꿈꾸며 출연했건만 그의 희망은 무산되어버린 것 같다.

일일MC는 한번이지만 어찌되었든 진행자의 위치이지 게스트는 아니다. 하지만, 황제성은 MC보다는 게스트로써의 스탠스를 취하며 무리수를 자꾸 두면서 자폭한 셈이었다.

거의 빠짐없이 그간의 방송을 지켜보면서, 때로는 셀럽들의 숨겨진 애환을 보면서 공감하기도 했고 유별나고 남다른 인생을 사는 이들이 부럽기도 했으며 전혀 다른 이미지로 오해를 했던 사람들의 진면목을 들여다 보기도 했다. 아마도 이 프로그램 애청자들이라면 다들 이런 재미에 빠져들지 않았을까 싶다.

어떤 셀럽은 차라리 나오지 않았으면 더 나았을 것 같은 말도 지지리 못하는 이도 있었다.

솔직한 속내를 진실되게 전해주면서 그간의 오해를 확실하게 풀고 가는 이도 있었다. 그들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된 셈이다.

왜 고정MC를 두지 않고 계속 초대 일일MC로써 자리를 땜방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김구라의 독주를 조절하고 라디오스타의 균형을 유지할 만한 MC 후보군은 넘쳐 날텐데 말이다. 이미 안영미는 그럴만한 힘이 없는 것으로 보이니, 애청자로서는 참 아쉽다.

하지만, 일개 시청자로서 제3자의 입장에서 보는 관점은 많이 왜곡되고 편협한 판단일지도 모르겠다.

화면에 보이지 않는 제작진들의 의도대로 MC들은 단순히 춤만 추는 광대일 뿐일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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