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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행

통증 혁명. 존 사노 저. 이재석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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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국일미디어. 예스 24>. 2017년 재 출간

 

     7년 전부터 우연히 접하게 된 생활체육 탁구 는 내 생활의 활력소였다. 최근 몇 년간은 퇴근 후 저녁시간을 거의 다 탁구를 치면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빠져 있었다. 재미도 있었고 건강에도 좋은 것 같았다. 몇 년동안 감기를 앓은 적이 없었다.

탁구가 보기보다는 격한 움직임이 많아 운동 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심심챦게 많다. 엘보우가 오기도 하고, 아킬레스 건염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나도 올 초부터 생긴 엘보우 때문에 지금까지도 탁구를 쉬고 있다. 지난 주 동호회 모임 에 나가서 살짝 운동을 시작해봤는데, 이젠 엘보우 통증이 견딜만 했다. 마음 속에선 벌써부터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안달이다. 그간의 고통은 금새 잊어버리고선...ㅎㅎ

 

 

<통증혁명> ​이 책은 정통의 의학에서 약간 벗어난다. 일종의 대체의학 정도?

대세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의미가 없는 건 아니요, 대세라 해서 진리라는 법도 없다. 다만 대세가 더 옳을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한국에서도 한 때 대체의학이 약간 인기를 끌다가 다시 시들해졌다.

의학의 모태 시기엔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치료법들도 즐비했다. 사혈법이라 하여, 병자들은 무조건 피를 뽑아냈다. 소위 나쁜 피때문에 병이 생긴 것이니, 나쁜 피를 빼내면 좋아진다는 괴상한 논리였다. 미국의 모 대통령도 이 사혈치료 끝에 사망한 것이 의심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다 한참 전의 이야기이지만, 현대 의학이 만고불변의 진리는 아니라는 얘기이다.

개인적인 경험은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직접 체험한 것이니 본인이야 확신을 한다지만, 객관적으로는 증명하기 힘든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이런 점을 알지 못하고 주변엔 개인적인 경험으로 큰 소리 빵빵치다가 창피를 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이 수 백 번을 넘어 수천번 반복되어 확인된다면 그 경험은 이미 어느 정도 객관성을 확보하는 게 아닐까?

수년 간격을 두고 발간된 업그레이드 된 내용의 책을 세권 냈는데, psychosomatic disorder란 개념에 기반을 둔 책이다. 재활의학과 의사 존 사노 박사 가 자신의 환자 진료경험을 집대성해서 이론화한 '통증을 잡는 방법'이 시간흐름에 따라 점점 더 체계화되어 책 속에 스며들어 있음을 볼 수 있다.

 

 

통증혁명을 처음 접한 건 아주 오래전이다. 처음엔 설렁설렁 읽으면서 넘어갔지만, 존 사노 박사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주관적인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처음부터 다시 정독을 하게 되었다.

30여년에 걸친 자신의 임상경험으로부터 추출한 것을 가설 을 세워 결과를 통해 입증하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과정이었기에, 비록 주류 의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해도 그의 주장은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되었다. 

결정적으로, 나 또한 여러 부위의 통증으로 고생을 한 적이 꽤 있었는데 그의 책 내용을 받아들인 이후로 통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드물어졌고 혹시나 아프더라도 현저히 정도가 약해져서 지나가곤 했었다. 의학계에서 얘기하는 플라시보(Placebo) 효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 군데 심하게 아픈 곳이 있다면 다른 곳의 통증은 비교적 수월하거나 없어지곤 하는 건 내 삶 속에서 끊임없이 지속되는 일이었다. 

 

 

얼마 전엔 오랜 동안 잠잠했던 요통이 느닷없이 재발했고, 주사치료나 물리치료로도 큰 호전을 보이지 않아서 고생중이다가 이 책이 기억에 떠올라 다시 집어 들어 읽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이 책들의 효과는 여전했다. 몇 일이 지나지 않아 통증이 사라진 것이다. 아마 사라질 때가 되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무의식과 연관이 되어 있을거라는 생각은 여전히 강하게 들었다...

데카르트 이후로 사람의 몸과 정신은 완전히 분리되어버렸고, 현대 의학의 주류는 인체를 정교한 기계로 치부하여, 인체의 질병을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분석을 통해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고치는 방식이다. 내가 학생시절에 배웠던 Psychosomatic disorder란 병명이 정신과 질병분류에서 빠진 것 정신/무의식이 육체와 크게 연관성을 갖지 않는다(혹은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는 주류 의학계의 동향을 말해주는 예이다.

 

 

 상당수의 의사들은 정신(마음)이 육체적인 질환과 연관되어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꺼려한다. 환자들도 싫어한다.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잘 모르니까, 치료도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힘들다고 해서 사실관계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우리 모두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었을 때 몸이 아팠던 경험은 누구나 반드시 가지고 있지 않은가?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물론 전문의로부터 적절한 진찰과 검사를 받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주류 의학계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않는 원인모를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존 사노 박사의 말에 귀 기울여 보시길 권한다. 33년간 수 천 명의 환자를 경험하면서 얻은 결론이기에 개인적으로는 그의 주장을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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