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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리 프레이밍(reframing)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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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에 쩔어 잠자리에 들었지만, 비몽사몽간에 온 몸이 쑤셔 깊은 잠을 못 이루다가 벌떡 깨어보니 출근시간이 엄청 빠듯합니다. 핸펀의 알람은 분명히 울렸건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한 두개 더 설치해 놓아야 할 것 같군요. 정신없이 바쁘게 준비해서 나갔건만, 바로 저 앞에서는 마을 버스가 떠나가버립니다. 다음 시간 버스로 전철역에 도착하니 시간의 압박이 심해져 더 허둥지둥 하게됩니다. 왠지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오늘 하루도 뭔가 심상치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아니나 다를까 급하게 서두른 탓인지 전철 계단을 내려가다 발목을 삐긋해 버립니다. 심한 건 아니지만 은근히 불편한 느낌이 있습니다. 게다가 도착한 회사빌딩은 그날따라 승강기가 고장입니다. 12층 근무처까지 불편한 발로 오르니, 일을 시작도 하기전에 온몸이 땀범벅입니다. 비슷한 내용의 일들이 하루종일 꼬리를 물고 일어나니, 녹초가 되어버린 몸과 마음에 데이트 약속마저 다음으로 미루게 됩니다. 또 다시 피곤에 쩔은 몸으로 침대에 누우니, 큼지막한 거미 한마리가 천장에 거미줄을 쳐 놓고 자신을 마주보고 있습니다...

 

이런 날의 주인공이라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수 옴 붙은 하루'라고 여기겠죠.

이런 날, 사람들은 상당수 꼬리를 무는 부정적인 생각의 악순환에 빠지고 말지요. "불길한 예감은 왜 틀린적이 없나?"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스스로 실현하는 예언들이 마치 주술사처럼 악순환을 만들어 내는 것 처럼 보입니다.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혹자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되지도 않을 초인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근데, 갖은 일들이 꼬이는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좋게 생각하는 일이 가능할까요?

 

 

그래서 최근 심리학자들은 리프레이밍(reframing)이라는 방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무작정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니, 자신의 생각방식(프레임)을 다시 바꾸어보라는 거지요. 프레임 일종의 액자같은 거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프린터한 같은 사진이라도 그냥 있는 것과 그럴싸한 액자에 끼워진 상태는 사뭇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이때 액자를 '프레임'이라고도 하지요. 리프레이밍 기법은 바로 이런 프레임을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것이지요.

 

핸펀의 알람이 울리는 것도 모를만큼 좀 더 많은 시간을 숙면했기 때문에 내 몸상태가 그만큼은 회복되었을것이다, 마을 버스를 놓친 건 그 버스에 타고 있는 감기환자의 바이러스를 피할 기회를 준 것이다, 승강기가 고장난 건 바빠서 운동을 챙겨할 시간도 없는 내 건강을 지켜주는 소중한 시간이다, 천정의 거미줄을 쳐 놓고 있는 거미는 중국에서는 길조로 여기지 않는가? 등등의 새로운 프레임을 통해 짜증나고 불행하게 여겼던 이벤트들에 긍정의 프레임을 씌우는 거지요. 단순히 좋아질거야 괜챦아질거야라고 뇌피셜을 돌리는 대신, 이벤트를 멋드러지게 리프레이밍으로 좋게 해석해 버리는 일 말이죠. 이를 '물구나무 서기 방법'이라고도 한다네요... 물구나무해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떻게 이렇게까지 달라보일까 싶은 것들이 정말정말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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