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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깔끔하고 맛있는 작은 가게. 낙안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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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에 힘들게 성공한 듯, 여기저기 푸릇한 잎새가 보일락 말랑 가느다란 가지 끝에서 솟아나고 있는 100년된 보호수 두 그루가 있는 곳 맞은 편에 위치한 아주 작은 가게입니다. 분식집 주변을 둘러보면 마트와 서점이 위치해있어 식당의 위치로는 조금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곳입니다...

 

 

지인의 소개로 찾아간 낙안분식은 파스타와 돈까스, 카레와 튀김류 등을 음료와 함께 서빙하는

아주 자그마한 공간이었죠. 분식하면 떠 오르는 김밥, 라면, 떡볶이는 없었어요...^^

대화내용으로 보건데 두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였는데, 5평 남짓 될까마까하는 작은 공간이 포근한 느낌을 줍니다. 볕 좋은 날 창가에 앉아 바깥풍경을 바라보며 식사하는 맛도 꽤 괜챦을거 같더군요.

 

 

진공관으로 된 앰프에 샤프와 야마하로 소박하게 꾸민 오디오 시스템과 유명 그림으로 벽면을 장식한 인테리어는 아기자기한 게 딱 여성취향이었어요. 부드러운 나무 테이블은 깨끗하게 잘 닦여 있어, 주인 내외의 청결함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대기줄을 타는 가게는 아닌 것 같았고, 입소문을 타고 알음알음으로 단골 손님을 늘려가는 가게인 듯 보였어요. 테이블도 대여섯개에 창가에 의자 2개가 다여서, 한꺼번에 많은 손님을 소화할 수도 없을거 같구요...

얼마전에 문 닫은 가게도 낙안분식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는데, 남자분 혼자서 손님을 받고 주문받은 뒤 요리를 시작하는 슬로우 가게였었죠. 만두와 칼국수가 메인 요리였는데,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는 맛이었는데 이젠 더 이상 맛 볼수가 없네요...

옆에 있던 약국이 확장하면서 "방 빼~!!" 했던 모양이더라구요...

 

 

지인은 명란파스타를 추천했었는데, 크림파스타는 그리 선호하지 않아서 다음에 오게되면 그때 먹어보기로 하고 일단은 취향대로 골랐어요. 이름은 까먹었는데, 쵸이스한 스파게티는 매콤한 맛을 살짝 머금은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었어요. 양은 성인남자가 먹기엔 너무 아쉬워서, 사전 입수한 정보에 따라 치킨을 곁들여 시켰었죠.

스파게티 솜씨로 봐서는 명란파스타도 찾아와 맛 봐야겠네요. 요리 잘하는 지인이 집으로 초대해서 정성껏 만들어준 그런 깔끔한 맛이에요. 텁텁한 판매용 소스의 둔탁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무슨 노하우로 만들었는지 꽤나 매력적인 맛입니다.

 

 

약간의 배고픔을 달래줄, 퍽퍽살 하나 없이 약간 기름진 부위로만 골라 예닐곱 덩이의 치킨이 나옵니다. 바삭한 식감이 일반 브랜드 치킨과는 결이 조금 다르더군요. 파스타 양의 아쉬움을 채워주기 충분합니다.

딸려 나온 쏘스와 야채도 너무 달거나 자극적이지 않아서 먹기 참 좋았어요.

 

 

동반자는 카레를 시켰는데요, 부드러운 식감과 갖은 야채들로 골고루 영양섭취도 덤으로 될거 같더군요. 시간이 지날수록 밥과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카레죽으로 변해갔는데 부드럽게 넘어가는 식감이 또 색다른 맛이더군요.

주전부리를 하고 와서 배가 안 고프다며 카레를 남겨서, 맛을 좀 봤습니다. ^^

 

 

가게에 들어왔을 때 커플 한쌍이 식사중이었는데, 얼마지나지 않아서 계산을 하고 나가더군요.

여자분이 계산을 하고, 남자는 당연히 그래왔던 것처럼 "잘 먹었습니다."하고 먼저 나가더라구요. 데이트할때는 의례 남자가 계산한다는 고루한 사고방식의 소유자로써는 낯선 풍경이더군요...^^

조용하고 깔끔한 곳에서 한끼 식사를 원한다면 데이트 코스로도 괜챦은 장소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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