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설프게 만들어진 실사 영화보다도
왠만한 애니메이션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든 건 오래전부터입니다.
지금까지 개봉된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 건 없었던 듯 합니다.
<루카>도 오래전부터 보려고 하다가, 선뜻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모처럼 한가한 주말에 들여다보니 금새 몰입해 빠져 들어갑니다.

도입부는 다른 애니메이션에 비해 조금 지리한 듯 하지만,
수륙양생의 캐릭터라는 흥미로운 설정과 함께
절대 깨부수기 힘든 편견에 도전하는 내용을
설득력 있게 펼쳐가는 스토리가 아주 재미납니다.

애니메이션 답게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은 최소화하면서도
절정을 향해 힘있게 끌고가는 스킬이 아주 훌륭하네요.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이 조금은 눈에 걸리긴 하지만,
애니메이션 중 그렇지 않은 건 한편도 없으니까
이런 점은 패쓰하구요...


디즈니와 픽사 애니메이션 팀이 만든 영화가 늘 그래왔지만
박진감 넘치는 액션씬들을 보면 참으로 기가 막히죠.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들이 갈수록 빛을 발하는 느낌이랄까? ^^...
머리카락 하나하나 펄럭이는 모습이나
주연들을 제외하고도 사소한 배경 디테일까지
끊임없이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크고 작은 편견에 사로잡혀 삽니다.
때론 자신의 편견을 인지조차 못하고,
때론 자신의 편견을 오히려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하기도 합니다.
이런 고정관념을 깬다는 건 정말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처럼 그리 쉽사리 이루어낼 수 있는 일은 아니지요.
주인공 루카는 수륙양생의 생명체인데,
육지의 사람들에겐 바다괴물로 알려져 있지요.
제대로 된 실체를 알지 못하는 육지인들은
루카와 같은 바다생명체를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 무시무시한 괴물로 만들어
끊임없이 사냥하려고 하죠.
자신과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말이죠.
사실 우리들이 갖게 되는 온갖 편견들은
자신과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편협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많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흘러나오는
영화음악도 스페인어로 되어 있는것 같은데 참 귀에 쏙 들어옵니다.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로 재미지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도 좋고,
그림들도 참 귀염귀염해서 아이들이 참 좋아할 거 같구요...
온 가족이 함께 즐길수 있는 재미있는 애니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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