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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내가 다른 사람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조직문화. 그룹문화. 공감 능력.

 

부서장님은 회의 오프닝 멘트로 혹은 클로징멘트로 에피소드를 하나씩 준비해 오시는데요...

일종의 그 분의 회의 진행 루틴 같은 것이지요.

다음 얘기는 오늘 회의시간에 들은 에피소드입니다.

 

 

독일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해요. 지폐와 관련된 이야기이니 오래전 일인가 봅니다.

어떤 여행자가 독일의 작은 시골마을을 둘러보고 있던 중이었데요.

길을 지나는데 어떤 분이 지폐 한장을 잘 보이는 곳 위에 올려놓은 뒤 작은 돌로 눌러놓고 있더래요.

시골마을의 어떤 풍습인가 싶어 호기심이 발동한 여행자가 그 분한테 뭐하시는지 물어봤데요.

그 분 왈 '길 바닥에 떨어진 돈이 있길래 주워서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있는' 거래요.

여행자는 대단히 신선한 충격을 받았지요.

그래서, 마을 사람에게 다시 묻습니다.

 

여행자 : 길 거리에 떨어진 지폐를 아무도 보지 않는데 이렇게 눈에 띄는 곳에 두면

또 다른 누군가가 가져가지 않겠습니까?

마을사람 : 이 곳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저와 똑같이 행동할 겁니다.

그렇게되면, 잃어버린 사람은 언제든지 반드시 자기 물건을 되 찾게 되니까요.

 

잇님들이라면 아무도 없는 길에서, 바닥에 떨어진 10만원짜리 수표 한장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하실겁니까?

 

상황에 따라 틀리겠지요?^^...

 

이게 왠 횡재냐며 그냥 내 호주머니 속으로 쏙 집어 넣을수도 있구요,

경찰서로 가져가서 분실물 습득 신고를 할수도 있겠죠.

하지만, 독일 마을에서처럼 눈에 띄는 곳에 고히 모셔두지는 않을 겁니다.

왜냐면...

 

다들 아시죠? 한국사회는 신뢰사회가 아니란 것을요...

집단 구성원들 각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 또는 신념이 모아져서

그 집단의 문화가 형성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부서장님은,

개인의 성취도 중요하지만 집단의 건전한 문화형성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역설을 하시며 회의를 마쳤지요.

 

 

똑같은 상황이라면 다른 사람은 어떻게 했을까를 상상하고,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그 사회집단의 문화라고 했습니다.

 

개인주의가 동양에 비해 훨씬 강한 서양사람들도 이럴진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인의 행동을 따라하는 경향이 훨씬 강하면 강했지 못하진 않을겁니다.

남들이 타는 건 모두 타보고 싶고 먹는 것도 기어이 먹어봐야하고

놀러다니는 곳도 기어이 가봐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민족적 특성이 있기에,

좋은 방향으로 문화가 형성된다면 어마어마한 역량을 뿜어낼 수도 있는 민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교육문화가

우리나라는 너무 입시 위주의 피 터지는 과잉경쟁문화가 만연해 있지요.

미래의 먹거리가 과연 제로섬게임에서 의자 뺏기처럼,

선의의 경쟁만으로는 모든 사회구성원이 만족하게 먹고 살만한 양이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이들이 나누어 가질만한 충분한 파이인데도,

탐욕과 지배욕으로 지옥같은 세상을 만들고 있다면 그것처럼 불행한 일은 없겠죠...

 

 

몇 몇 사람들이 자기 편한데로 주차를 엉망으로 하니,

갈수록 아파트 주차장은 개판 오분 전이 되어갑니다.

조금만 걸어 내려가면 조금은 여유공간이 있는데 복잡한 곳에다 이중주차 해놓거나

주차선에 걸쳐 주차해서 타인의 주차공간을 뺏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듯 하더군요.

밤 늦은 시간에는 개인 충전기로 아파트 전기를 훔치는 전기차 오너들도 점점 늘어납니다.

분명 안 좋은 방향으로 아파트 문화가 형성되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세상을 보는 필터에 따라 보이는 것들도 천차만별 달라질 겁니다.

 

애써 좋은 것만을 보려고 할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나쁜 것만 보려고 할 필요도 없겠지요.

복잡다단한 세상에 어찌 좋은 일만 있고 나쁜 일만 있을까요?...

다만, 좋은 쪽으로 문화가 형성되어

모두가 서로 믿고 배려하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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