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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베를린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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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냉전시대 동서로 나뉘어 있었죠.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인 죄로 패전후 승전국인 미국과 소련이 각각 반으로 나누어 지배한 탓이었죠. 지금도 동서를 나누었던 베를린 장벽의 잔해가 역사의 산 증인으로써 도시 안에 일부가 남아 있습니다.

 

전범국가인 일본을 놔두고, 한국을 남북으로 갈라버린 역사의 아이러니를 되새겨보지 않을 수 없는 도시입니다...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베를린의 느낌은 정말 차분하게 느껴졌습니다. 대도시 특유의 분주함이나 정신없음 혹은 과밀함 등 그 어느 것도 느껴지지 않았죠. 평일이어서 그랬을까요? ^^...

넓다란 도로를 여유롭게 달리는 차량들의 모습에서도 낯선 도시임에도 편안함(?)마저 느껴지더라구요...

 

 

겨울철 여행은 어느 도시를 가도 푸르름을 지닌 계절에 가는 것과는 사뭇 다른 삭막함을 깔고 있을수 밖에는 없습니다. 봄 기운이 슬쩍 비칠듯 말듯한 겨울의 끝자락에 방문한 베를린은 그리 춥지도 그렇다고 따뜻하지도 않은 어정쩡한 기온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자유여행을 다녀 온 덕에, 오래 된 사진을 보니 지금은 장소나 건물들의 이름 혹은 제목들이 생각이 나질 않네요... 위 사진은 아마도 미술관 건물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첫 날은 시티투어 버스 안에서 주마간산으로 지나치며 봤기 때문에 더 기억에 없나 봅니다. 큰 애가 감기로 고생하는 바람에 도보로 많이 돌아다니기는 힘들었거든요...

 

 

유럽의 각 도시들에는 공해를 줄이기 위해 트램이 운영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정말 대도시 맞나 싶을 정도로 여유롭고 한적하기까지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러쉬아워를 피해 전용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돌아다녔기 때문에 더 그랬을 겁니다.

 

베를린에 와서, 베를린 장벽을 둘러보지 않을 수 없지요. 물어 물어 베를린 장벽을 찾아가는 길은 그리 수월치는 않았습니다. 전철 역에서도 꽤나 먼 거리를 꾸불꾸불 돌아 베를린 장벽을 찾아다니다보니, 다시 찾아가려고 해도 헤메일 것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베를린 시민들은 정말 친절하시고 또 어떤 분은 어디나라 사람이냐 물어보고 한국이라 얘기하면 관심을 보이기도 하더군요. 동병상련이랄까요? ^^...

 

상당히 긴 길이의 베를린 장벽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구요, 장벽에는 수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지구인들의 바람들이 그림과 글씨로 화려하게 수 놓아져 있었지요.

간간히 한글로 남겨진 문구들도 눈에 뜨이네요... 아이들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 마디씩 메모를 남겨놓더군요.

 

 

 

문제는 돌아오는 길에서 생겼지요. 또 다시 물어 물어 전철역은 찾아왔는데, 숙소까지 되돌아 갈 전철노선을 찾을 수가 없더라구요. 전철시스템은 역시 대도시 맞더라구요... 혼자서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답이 나오지 않아, 공무원으로 보이는 직원에게 가서 도움을 청했죠.

그동안 너무도 친절했던 베를린 시민들과는 완전히 다른, 딱딱하고 사무적인데다 지독하게 불친절한 반응을 경험하고 나니... 다시는 공무원같아 보이는 인간들에게는 물어보지 않게 되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인종차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찌됐건 파김치가 되긴 했지만, 직원이 가르쳐 준대로 전철을 갈아타고 무사히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답니다. 몸은 피곤하고 지쳐 있는데다 말은 원활하게 안 통하고, 사고무친의 상황이 새삼 실감나는 시간이었죠...

지금은 미소를 지으며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지만 당시엔 얼마나 답답하고 불안했었는지...

뭐라해도, 모국어가 통하는 내 나라가 편하긴 제일 편한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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